김송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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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성을 잃어 야만이 된 인간들
2011년 08월 13일 14시 56분  조회:6680  추천:2  작성자: 김송죽
 

에세이         

        리성을 잃어 야만이 된 인간들

         (8.15광복 때 치안공작반이 저지른 죄악)

                            김송죽

 

 

   나는 쟈므스(佳木斯)에서 8.15광복을 맞았다. 지금까지도 전기를 생산하고있는 옛 발전창(發電場)과 거리가 그리멀지 않은 시내동쪽구역이다. 한갈래의 자그마한 강물이 북쪽의 송화강에 흘러들고있는데 우리는 그 강 서쪽 십여동(棟)의 단층집이 모이여 두줄로 행렬을 지으면서 동네를 이룬 동포집거지에 있었다. 그때 내 나이 7살이였다.

   

   1945년 8월 9일 이른새벽, 우리는 폭음에 놀라 깨여났다. 그 전날 대일선전(對日宣戰)을 한 쏘련홍군 비행기가 역전근처 물땅크에다 첫 폭탄을 던진 것이다. 이때 쏘련군은 세길로 나뉘여 만주로 진군하고 있었다.

 

   10년넘는 사이 일위(日僞)는 쟈므스(佳木斯)에다 허다한 군정기관(軍政機關)을 세웠지만 이 도시의 운명을 진정 거머쥐고 흔들어 온것은 “쟈므스관동군육군특무기관”이였다.

   그 기관은 1939년에 설치되여서부터 1945년 광복이 날때까지의 사이에 두목을 다섯이나 갈았는데 그때마다 막강한 권력을 과시하는 그 벼슬자리에는 번번이 일본관동군의 군계요원이 앉았다.

 

   흑룡강성공서(黑龍江省公署)의 당안을 보면 마지막 반년간 위삼강성(僞三江省)의 지방보안국리사관을 지낸것은 시마무라라는 자였다. 그는 당시 “흑룡공사(黑龍公司)”를 장악하고있었다. 피끗들어 별것같지 않지만 그 실체는 생각과 아주 영 달랐던것이다. 그것은 경제기구도 정치기구도 아니였다.

   그러면 대체 무엇이였는가? 그것은 쏘련에다 특무를 밀파하고 항일하는 사람을 투항시키는 첩보기구였다. 자기의 비밀감옥까지 몇개 갖추고 있었으니 그야말로 소름기치게 하는 복마전(伏魔殿)이였던 것이다.

 

   “흑룡공사(黑龍公司)”의 제일 큰 비밀감옥은 쟈므스(佳木斯)에 있지 않고 시내와 거리가 좀 뜬 만발툰(萬發屯)에 있었다. 그 감옥은 “삼도리화연구소(三島理化硏究所)”라는 듣기좋은 간판을 내걸었지만 벽돌담을 높이 쌓고 그우에 전기철조망까지 쳐놓아 백성은 얼씬하지도 못했다.

    그것은 전문 공산당과 국민당항일분자와 쏘련의 첩보인원을 가두는 곳이였던것이다. 안에서 무엇을 연구했는가? 산사람을 놓고 연구한것이다. 그 연구항목이란 유항(誘降) 즉 유혹으로 꾀여서 항복을 받고 정보를 알아내는것이였는데 그러다 되지 않으면 죽여버렸던 것이다.

  

   일제의 패망은 1945년 8월초에 이르러 이미 결정짓고 있었다.          

   바빠맞은 시마무라는 후사를 처리하느라 상급의 지령같은건 기다릴 념을 하지 않고  돌아쳤다. 그는 우선 위만시공서(僞滿市公署) 각 기관과 학교에 있는 일위(日僞) 직원들에게 두달월급을 앞당겨 발급했다. 그러면서 각 학교마다 일률로 방학을 선포하여 학생들은 제집에 가있게하는 한편 대화려관, 미룬신발상점, 흥아양행, 춘생객점, 영화관, 사진관 등 20여곳에 오래동안 잠복해있으면서 특무활동을 해온 수하인원들에게 후한 상금을 뿌려주었고 그런 후에는 지흥가와 일심가 두곳 수용소에 갇혀있는 “범인”들을 전부 “삼도소(三島所)” 수용소에다 몰아넣었다. 그러면서 쏘련첩보인원과 항일련군인원인 대로가(大老賈ㅡ공산당원), 국민당길림성 108구분부조직서기(一0八區分部組織書記) 리광덕(李廣德)은 제팔찰실(第八察室)에 끌어다 각각 따로 가두었다. 그러고나서 마지막으로 창씨개명을 해서 일본말로는 다다끼라 부르는 조선사람 박성호(朴成鎬)를 불러다 자기가 도시를 떠나면 곧 그가 책임지고 치안공작반을 동원하여 뒷감당을 하라고 지시를 내렸던 것이다. 

 

   하다면 시마무라의 그 지시를 곰상히 받아안은 다다끼 즉 박성호는 대체 어떤자인가?

   그는 김동한이 죽자 그 후임으로 치안공작반의 총책이 된 특무였다

   

   하다면 김동한은 어떤 인물이였는가? 우선 그부터 알아보기로하자.

 

   김동한(1893ㅡ1937)은 조선 함경북도 단천군에서 출생. 1911년부터 1916년까지 짜리러시아군관학교, 사관학교를 다녔다. 졸업후 러시아 이리크스크 보병 제27연대소위로 되었고 10월혁명후 모스크바에서 공산당에 가입했고 고려공산당 군사부위원, 고려여단 검사단위원, 적위군 조선혁명군 장교퇀 퇀장(연대장과 같음)이였고 1920년 6월 20일 반유태인운동에 참가한 죄로 당에서 제명되였고 해삼위감옥에 들어갔다.

   1921년 석방된 후 군벌 오패부(吳佩孚)휘하에 들어가 제3차 직봉전쟁동방토역군(直奉戰爭東方討逆軍) 중쏘변경지구 제1육군 사령관에 임명되였다. 1924년 쏘련군에 포로되였으나 해삼위에 주둔한 일본영사관에 의해 조선으로 압송되였다. 거기에서 손기환(孫基煥) 등 13인과 함께 일제에 충성할것을 맹세하고 간도로 왔다.

   1934년 간도협화회를 설립하고 본부회장이 되었다. 그는 일본헌병대와 배합하여 항일부대와 항일군중을 무자비하게 탄압하였으며 3년간에 그의 지휘하에 죽이고 체포하고 투항하게 한 수가 수천명이나 되었다. 이로하여 1936년 7월 10일 <<훈공을(勳功乙)>>(훈공3명중에서 첫 번째)을 받았고 1936년 12월 간도협조회와 협화회가 합병된 후 협화회 삼강성 특별공작대 부장에 임명되였다.   (延吉縣志)

 

   김동한의 최후에 대해서 권립, 김춘선은 <<간도협조회>> (<<연변문사료>>제3집 183페지)라는 글에서 이렇게 썼다.

 

   1937년 겨울, 김동한은 항일련군 8군1사 정치부주임 김근(일명 김정국)을 유항(誘降)시키려고 그와 면담할것을 제기하였다. 김근은 그의 비루한 수작을 간파하고 12월 7일 그와 면담할 것을 동의한다고 알리고 부대를 매복시켰다. 김동한이 매복권에 들어서자 항일련군전사들은 죄악이 가득찬 이 민족의 망나니를 정의의 탄알로 처단하였다.

 

    치안공작반이란 바로 김동한이 생전이던 1934년 9월 6일에 간도성 연길에서 조직한것인데 주요성원은 모두가 이미 변절한 공산당항일간부와 변절한 독립운동자들이였다. 이들은 모두 일제특무기관의 특별훈련을 받았으며 헌병대와 수비대의 직접적인 장악하에 있었다.

   치안공작반은 엄밀한 조직망을 갖고있었다. 그 본부는 처음에 연길에 있었는데 명월구와 왕청에 지부가 있었으며 그 아래에 10개 구회(區會)와 총반(總班)과 반(班)들이 있었다. 그들은 관동군토벌대와 배합하여 반일대오내부의 반란을 책동하고 투항을 선동하며 정보를 탐지하여 일본관동군에 제공했다. 직책이 그러했던것이다.

 

   만주의 항일은 의연히 발랄했다. 크고작은 각가지 명색의 항일무장들은 중국공산당의 장악하에 하나의 통일된 무력으로 점차 이루어졌는바 이 통일된 무력체인 동북항일련군은 11개군으로까지 발전장대했던것이다.

   

   이에 경황해난 일제는 1937년도부터 6만명에 이르는 대병력으로 <<토벌대>>를 만들어 항일부대들을 북만의 삼강평원(三江平原)에다 몰아넣고 비행기까지 동원시켜 집중섬멸할 타산을 하면서 연변에 있던 치안공작반을 북만으로 끌어왔던것이다.

   본부를 쟈므스(佳木斯)에다 잡은건데 인원은 모두 100명이였다. 

 

   당장 패망에 이르렀건만 야마도의 혼이 풀떡풀떡 살았다고 공성계(空城計)를 쓰고있는 시마무라. 그자의 3부곡은 특무를 잠복시키고 살인하고 방화하는 것이였다. 그는 그것을 획책하고는  사태의 발전을 지켜봤다. 그러다가 쏘련군비행기가 폭탄을 던진 바로 이틑날인 8월 10일에 쟈므스(佳木斯)에 주둔하고있던 한 개 련대의 관동군은 시민들에게는 전선으로 싸우러 나간다면서 철퇴하기 시작했다.

 

   <<한밤중에 요란한 폭음이 온 시가를 들었다놓았다. 그러더니 시가남쪽 정거장모퉁이에서 뻘건 불길이 활활 솟구쳐올랐다. 부두에서 울려오는 경황한 배고동소리와 함께 온 시가는 날밝기전부터 소란해지기 시작했다.

   포장도로로 공포에 전율하는 일본헌병대의 오토바이들이 미친듯이 달려가고 병사들을 가득 박아실은 트럭들이 시내밖으로 창황히 도망치기 시작했다。....실로 한없는 기쁨과 극도의 절망이 엄연한 대조를 이룬 순식간의 변화였다。여지껏 통치자이며 주인이노라 행세해왔고 만주의 영원한 평안과 치안을 유지하노라 떠들어대던 일본인관리배들과 그를 붙쫓아오던 온갖 어중이떠중이들이 혹은 군복을 벗어 동댕이치고 혹은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맨발바람으로 아우성치며 허겁지겁 달아나고있었다. 략탈자의 본색을 오히려 세상사람들앞에서 자랑하며 뽐내던 그들은 여기 북만의 한 도시의 거리바닥에다 한때 오만스레 끌고 다니던 게다짝도 건사 못하고 온갖 추태를 드러내면서 패전의 줄행랑을 놓고있었다。>>

   이것은 나의 첫 장편소설 <<번개치는 아침>> 첫페지의 글이다.    

   

   8월 11일날 밤중에 시마무라는 연회에 참가하느라 비밀통도로 한데 모인 위만일경과 특급간수들에게 술을 잔득먹여놓고는  오ㅡ시마, 후꾸시마와 함께 여기 “삼도리화연구소”는 물론 시내에 있는 다른 감옥들에 여지껏 갇혀있은 정치범들을 처리할 대책을 토론했다.

   한데 마침 그날밤에 심한 고문을 당하고있던 국민당흑룡강당판(國民黨黑龍江黨辦)의 장인천(張人天)과 하가훈(何家訓)은 불시에 정전(停電)하는바람에 기회가 온줄알고 취조실을 뛸쳐나와 철조망을 넘어 도망쳤다.

   그야말로 천만중다행스러운 운수였다.

 

   새벽부터 대도살이 시작되였는데 시마무라, 오ㅡ시마, 후꾸시마 그 셋의 휘동하에 술기운에 용기가 올라 인간의 자비심이란 꼬물만큼도 없이  싹 잃고만 인면수심의 살인귀들은 그야말로 발광적으로 미쳐날뛰였다.

   그자들은 이른바 “자유범”으로 불려온 사람은 모두 원내의 뜨락에다 무릎꿇이여서는 칼로 싹 다 목을 잘라죽였고 감방에 갇혀있는 사람은 전부 기관총을 갈겨 죽이였다.

   이런판에서도 생존자가 둘이 더 나졌다. “제8찰실”에 갇혔던 국공량당 당원인 리관덕(李廣德)과 대로가(大老賈)였다. 그 둘은 몸에 총상을 여러군데나 입었지만 치명적이 아니였길래 백성들의 보살핌을 받아 간신히 구원된 것이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다다끼라 창씨개명을 해서 일제의 충실한 주구로 되어버린  박성호가 이끄는 치안공작반의 그 100명의 역적들도 인간의 리성을 잃고 죄악적인 망나니짓을 하기 시작했던것이다.

   저들 인원으로 몇 개의 “파괴대(破壞隊)”를 조직한 그자들은 먼저 군용창고와 은행, 전매서(轉買署) 그리고 일본사람이 경영해왔던 기업을 여러개 접관했다. 그리고나서는 매사람이 “원장토(原獎土ㅡ아편)” 를 100량씩 나눠가진 다음 저가끔 14식권총 한자루와  일본군도  한자로 자신을 무장했다.

   12일 밤, 그들 각 파괴대(破壞隊)는 일제히 행동했는데 먼저 일본사람의 상점 “등선화(登善和)”에다 불을 질러놓고는 이어서 큰집들인 “은좌통(銀座通)”, “대륙려관(大陸旅館)”, “고강호(高崗號)” 등 기업들에 불을 질렀다. 그통에 온 시가는  급기야 화광이 널름거려 숨막히는 불바다로 변하고말았다.

   그야말로 지랄발광네굽질이였다.

   

   어찌잊으랴, 나어린 이 가슴을 공포에 떨게했던 그 참상을 나는 죽는날까지 잊을것같지 않다. 죄악의 폭행은 본시 야만을 만드는 것이다!   그것을 느끼고 저세상에 간것이 몇이나 되는지?.....

   

                                     2011. 8. 13.  북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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