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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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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장편《촌부의 사랑》

7. 표 창 회
2013년 03월 29일 10시 46분  조회:1358  추천:0  작성자: 김재진

 7.  표  창  회


10월 1일, 아홉시가 조금 넘자 경축활동에 참여 할 손님들이 륙속 모여 들었다. 삼백여명의 하늘색 작업복을 입고 모자를 쓴 처녀애들이 마당에 정연히 줄을 서서 새로운 손님이 나타날 때마다 열렬한 박수를 쳤다. 조 연방이 선두에 서고 회사의 사무일군 전체가 대문가에 한줄로 서서 들어오는 손님과 악수하며 환영을 표하였다. 조 연방이 뒤에서 따르며 회사의 간부들을 손님에게 일일이 소개하고 인사가 끝나면 한 처녀애가 손님을 A동 일층 접대실로 안내한다. 접대실에서 기다리던 처녀애들이 영접하고 담배와 차물을 권한다. 백주시의 시장을 비롯하여 경제합작 위원회, 동관 경제 개발구등의 유관 책임자들이 왔으며 백주시의 로동국, 공상국, 세무국, 민정국, 공안국등의 국장들과 큰 민영기업과 외자기업의 사장들이 왔다. 
방 화는 륙 학명을 반갑게 맞이하였다. 몇십명 손님들 중에 방 화가 아는 사람은
단지 륙 학명 뿐이였다.
열시 무렵 검은 승용차 한대가 대문에 들어섰다. 방대한 환영대오를 목격한 검은 승용차는 급급히 뒷걸음질해 대문밖으로 나갔다. 수많은 승용차들이 대문밖 길가에 줄 서 있는 것을 보지 못한건 아니지만 여 수군이 모는 차인지라 특권을 부려보려 했었건만 차에 앉은 손님이 기어이 후퇴 시킨 것이다. 정복을 한 경비원이 달려가 오른쪽 뒤문을 열고 손등으로 차문 윗턱을 가리웠다. 신라그룹 김회장과 그의 부인이 내리고 신라 해외사업사 중국부 최부장이 따라 내렸다. 그들은 한국으로부터 전용기를 타고 백주로 날아와 공항으로부터 불나게 달려오는 길이다. 마당에서는 박수소리가 지동치고 조 연방과 방 화가 손님들을 향해 몇발자국 뛰여갔다.
“김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사모님, 안녕하십니까? 최부장님, 안녕하십니까?”
조 연방은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하고 방 화가 하나하나 번역 해주었다. 조부장과 김회장은 원래부터 알고있는 사이인줄을 방 화는 모르고 있었다.
“방비서라고 하였지? 오늘 초면이구만, 반가워요.”
“안녕하세요? 김회장님!”
김회장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방 화는 로인의 손을 두손으로 잡고 둬번 흔든 후 그대로 팔을 잡아 부축하며 대문에 들어섰다.
“이분 대외 련락부 왕 한빈부장입니다.”
“내가 알지, 우리는 로친구라네. 왕부장 오라간 만이네.”
방 화는 김회장의 팔을 끼고 천천히 걸으며 문가에 줄을 선 사람들을 하나하나 소개하고 서로의 인사말도 번역 해주었다. 김회장은 몇년전 광주시로 한 박람회에 왔다가 백주시에 들리였고 자기네 물건을 오래간 만들어주고 있다는 여 수군네 낡고 초라한 비닐제품 공장도 돌아 보았었다. 그때부터 김회장은 이곳에 투자하여 공장을

세울 타산을 하였고 오늘 드디여 생산에 투입하게 된 것이다. 
김회장은 간부들과 인사를 다 나눈 후 그때까지도 박수를 멈추지 않고 열렬히 손바닥을 두드리고 있는 하늘색 낭자군 대오 앞에 와 멈춰섰다. 중절모자를 벗어 가슴에 대고 그애들을 향해 몇초간 머리를 깊숙히 숙이였다. 공인들을 향해 경례를 따라 한 사람은 여 수군과 방 화 뿐이였다. 박수소리는 더욱 세차졌다.
정각 열시였다. 김회장과 백주시 범시장이 C동 앞 가운데로 뻗어나온 C-B단 지붕위 광고판 같은 물건을 덮은 붉은천에 련결한 끈을 량켠에서 아래로 잡아당겼다. “신라신전자”라는 커다란 붉은 글자가 먼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나타났다. 박수소리 속에서 범시장이 축하 연설을 간단히 하였고 여사장이 래빈들의 왕림과 축하에 감사하다는 것과 일치 단결하여 전시 전성 전국에서 일류의 기업으로 꾸리기 위해 노력 할 것이라 선언 하였다. 김회장의 부탁과 격려의 말씀을 마감으로 대회는 30분도 안걸려 끝났다. 범시장의 연설이나 여사장의 발언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소조 통역을 하였고 김회장의 말씀은 전체를 대상으로 한단락 한단락씩 통역 해주었다.
40여명 손님들이 다시 접대실로 들어가고 하늘색 대오는 차간으로 물밀듯 휩쓸어 들어갔다. 처녀애들은 저마다 자기 자리를 찾아앉아 시작의 종이 울리기를 초조히 기다리고 공단장이나 반장들은 빈자리나 없는지 자리를 잘못 앉은 애들이나 없는지 점검하기에 바삐 돌아쳤다. 아직 자기가 맡은 일도 숙련 하지 못한 처지에 한둘만 바꾸어 앉으면 전반 흐름선에 문란이 생기고 완성품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공단장들은 휴대용 통화기로 서로 연락하며 준비 완료를 가져왔다.
“따르릉ㅡ” 드디여 전기벨이 울리고 기계의 움직임 소리가 들리였다.
손님들이 참관하러 몰려들어왔다. 흐름선 수송대에 실려 부품들이 줄을 곧게서서 흘러가고 손님들은 흐름선과 발 맞추어 차간을 돌았다. 애들은 긴장한 나머지 곁눈 팔 사이도 없이 구술땀을 흘리며 자기 앞의 일을 하느라 신경을 모았다. 그 모습은 대학 입학 고시장에 앉아 문제를 풀고있는 아이들과도 같았다.
제일 앞에 김회장 부부와 범시장 그리고 여사장과 방 화가 한무리로 되여 천천히 차간을 돌고 있었다. 그뒤로는 제씩 한줄로 걷다가 멈춰 서서는 애들이 일하는 것을 찬찬히 지켜보는 사람도 있고 서넛이 한무리로 되여 걸으면서 자기네 이야기만 하는 사람도 있었다. 구경거리가 없음에도 체면때문에 따라 걷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애들 며칠간 훈련 했수?”
김회장이 여 수군을 보며 물었다. 방 화의 번역을 들은 여 수군은 손가락 세개를 펴 보이며 3일이라 말하고 그말을 방 화가 김회장에게 번역 해주었다.
“음, 삼일 배운 애들 치곤 괜찮우. 숙련 될라믄 20일은 걸려야 할거유. 지금은 속도보다 질을 많이 강조해서 연습단계지만 될수록 오작품이 적게 나도록 하우. 저 부품들도 다 돈 먹여 만든거니깐 말이우. 아끼는 정신을 키워주지 않으면 앞으로 이 애들이 함부로 버릴 수 있거든. 버리는 것이 쉬우니까.”
김 상호로인은 말 하며 허리 굽혀 땅바닥에서 작은 라사못 하나를 주어 흐름선에 앉아 일하고 있는 처녀애의 부분품 함에 놓아주었다.
“알겠습니다, 김회장님. 그리구 회장님 말씀은 20일 후면 흐름선이 제 속도로

돌아도 이애들이 감당 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까?”
“그럼. 젊은 애들은 뭐나 원래 빠르거든. 지금 이것이 삼분의 일속인가?”
“사분의 일속입니다.”
“한주일에 한속씩 올리면 딱 되겠네. 두고 봐, 문제 없어.”
그러니 지금 흐름선의 속도는 표준 속도의 사분의 일밖에 안 된다는 말이다. 여 수군은 열흘에 한급씩 올리던지 반달에 한급씩 올릴까고 생각 했었는데 일주일이면 된다고하니 더없이 기쁜 일이였다. 그는 래일이라도 전속으로 흐름선이 돌게하고 빨리 생산하고 많이 생산하여 제품을 내보내고 돈을 받아들이고 싶었다.
신라가 아무리 크다고 해도 물건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는 분사에 무작정 돈만 대줄리 없다. 한국의 외자기업이고 분사라고는 하지만 기실은 본사에서 여 수군에게 도맡긴, 김회장이 여 수군에게 공장과 일거리를 제공한 기업이다. 그러니 공장재산 소유권은 신라에 있고 신라의 물건을 생산해야한다. 신라와 수군 사이는 고용자와 피고용자 관계인 것이 아니라 생산자 여 수근과 사용자 신라의 관계이다. 한국에서 부분품을 가져 올 때도 값을 쳐서 가져왔고 이제 중국에서 상품이 나가면 그값을 제하고 인권비가 온다. 부분품을 일차성적으로 많이 들여오면 그만큼 원가가 낮아질 뿐만 아니라 일거리 근심이 없게된다. 특히 대경에서 가져온 비닐 원자재 같은 것은
더욱 그러하다. 헌데 욕심스레 원자재를 많이 마련하느라 돈을 너무 써버렸다. 하여 주 조이나 여 수군은 은근히 뒤가 쫄려하고 있다.
“방비서, 지금 여기서 뭣을 생산하는지 알고 있어?”
“모르겠는데요, 김회장님. 저는 원래 문외한이라서요.”
“그래, 방비서는 문관이지 무관은 아니지. 자동차를 자동 공제하는 컴퓨터의 한 집성회로인데 심장이라 하는거지. 옛날부터 이름만 자동차지 자동이였나? 사람이 다 손으로 돌리고 발로 밟고했으니 수족동차인가? 이제 이걸 안장하면 진정 자동차로 되는거야. 손에 핸드폰을 쥐고 번호만 눌러주면 자동차는 절로 움직이는거야.”
방 화는 신비로움을 느끼며 여사장과 범시장에게 번역 해주었다.
“앞으로 더욱 좋은 물건들을 계속 생산해야 할거야. 지금도 그룹 연구소에서 계속 연구하고 있으니까. 지금 시작한 물건은 둬해 해먹구 새것을 해야지, 전자제품 개발과 갱신은 말 할 수 없이 빨러. 생산 흐름선과 공인들만 있으면 무섭지 않어. 변화 빠른 형세에 대처 할 수 있는 최강의 무긴거야.”
“김회장님의 갱신 정신, 형세를 따르고 대처하는 태도는 우리 젊은 후배들이 꼭 따라 배워야 할 바입니다. 그렇잖으면 상업경제 전장에서 도태되고 말겁니다.”
여 수군이 하는 말이였다. 세계의 과학기술 경제발전은 일사천리이다. 조금만 얼떨떨하고 탕개를 늦추면 뒤떨어져 따라잡을 수가 없게 된다.
손님들은 큰 길가로 나와 저마끔 자기 승용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동관호텔 2층 연회청에서 회사 개업과 국경 50주년 쌍축연을 연다고 이미 통지되여 있었다. 향촌마을이던 것이 개발구로 되고 외자기업이 몰려 들면서 새로 지은 동관호텔은 신라신 전자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도 안 되였다.
커다란 방에 상 다섯개를 차렸다. 네귀로 상 하나씩 놓고 중심에 하나 놓았는데

중심 상엔 김회장네와 여사장과 범시장 시공안국국장 그리고 한 일남과 김 동원등이 앉고 방 화가 김회장과 여사장 사이에 앉았다. 재무후근부 주부장이 세무국이라든가 은행같은 그런부문의 책임자들을 모시고 한자리에 앉고 사무실주임겸 대외련락부 왕 한빈부장이 동관 개발구 관리위원회, 공상국, 경제합작 위원회등 부문의 책임자들을 모셨다. 조 연방은 당연히 로동국, 민정국등의 령도들과 함께 앉았다.
“조용하세요! 먼저 동관 신라신전자회사 여사장님께서 한말씀…”
방 화가 사회도 하고 번역도 하였다. 연회는 열렬하게 진행되였다.
범시장이나 공안국 량국장은 김 상호회장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누구나 신라그룹을 잘 알고 있고 그같이 명망 높은 그룹의 회장과 한상에 앉는다는 것은 영광이 아닐 수 없다. 한개시의 령도인으로서 김회장 같은 사람을 동원하여 자기네 지방에 조금이라도 더 많이 투자하게끔 하는 것이 정치이고 직책인 것이다.
방 화는 앞뒤로 번역 해주기에 바뻤다. 
신라그룹 김회장 상호의 나이는 금년에 만 68세이다. 스물 다섯살 때 아래배가 커가는 열 일곱살 소녀, 지금의 부인 안 순희를 끌고 절라도에서 서울로 올라왔었다. 시골에는 그래도 감자나 강냉이, 호박따위가 있어 배는 곯지 않았었는데 전쟁의 화약냄새가 채 가셔지지 않은 서울에는 먹을 것이 없었다. 사위질 시켜달라고 입도
뻥긋 못한채 몇푼 안되는 할머니의 쌈지돈 털어가지고 밤도와 도망친 것이다. 그때 세월에 어린 여자를 배 부러나게 했다는 것이 탄로나면 김씨 가문이 아니면 안씨 가문의 몽둥이에 맞아 허리가 부러질 것이고 배속의 애는 해빛도 못 보고 죽게 될 것이였다. 상호는 자기의 뼈를 갈아서라도 처자는 먹여 살리리라는 장엄한 결심으로 정든 고향 시골 마을을 떠나 낯 설은 도시로 왔다. 몇년 후 다 큰 아기 안고 돈 질머지고 나타나면 량가 부모님들은 용서 하실거라는 생각도 가져봤던 것이다.
“이거 보시소, 집에서 떡호박이나 솔찬이 지고 왔을걸 그랬소잉.”
“야 멍청한 가스나야, 집이 어디락고 역까지 호박을 지고 와.”
“금메이, 배가 아주 고파 헛소리 나간가베. 호박을 어떡코롬 지고 온닥고…”
“족끔만 참그라. 내 꼭 큰 돈 벌어 내여편네 내새끼 호광시킬게다.”
김 상호는 무슨 일이든 닥치는대로 다 하였다. 신문도 나르고 구두 닦이도 하고 파지나 끈나불, 철부치 같은 페물도 주어 팔았다. 결국 그는 구멍 뚫린 주머니를 메고 다니며 페물을 줏던데로부터 트럭 몇대로 페물을 다루는 페물상으로 되였고 자기의 트럭을 수리하던데로부터 세계 으뜸의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제조업 거인으로 일떠섰다. 김회장은 이미 신라그룹의 모든 것을 마흔세살인 아들에게 맡기고 자기는 조수질을 하며 가르키고 있다. 함께 온 해외사업사 중국부 최부장도 그의 작은 사위인데 나이 스물 여섯에 대학을 금방 마치고 장인을 따라다니며 배우고 있다.
“방 화 아갓씨, 본사에 와 근무하는거 어떻겠어?”
여사장의 차에 앉아 비행장으로 가는 길이다. 여사장의 곁에 최부장이 앉고 뒤 좌석 가운데에 김회장이 앉았다. 김회장의 오른쪽에 안 순희여사가 앉고 왼쪽에 방 화가 앉았다. 방 화는 김회장의 물음에 머뭇거렸다.
“내가 북경, 천진, 상해 그리고 백주까지 중국에만 네 곳에다 일을 벌렸거든.

중국에 일을 자한티 맡길란디 방아씨 같은 조수가 필요 하단 말이여. 국제 상무학을 배웠으니 일은 알겠으나 중어를 모르고 중국 실정을 모르고 힘들게 아니겠어?”
방 화는 실로 난감 하였다. 도대체 어떤 말로 사절 하였으면 좋을지 힘 들었다.
“김회장님, 저같은 애를 신임하고 배려 하심에 무어라 감사 드렸으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헌데 저는 최부장님의 조수로 될만한 자격이 전혀 없습니다. 전 대학도 못 다녔고 집에 딸애가 있으니 자주 만나러 다녀야 하구요, 남편이 미국서 돌아오면 저도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참으로 죄송합니다!”
“상황이 그렇다면 할 수 없지뭐. 이 늙은이가 말 안 한걸루 쳐요.”
방 화는 안도의 숨을 내쉬였다. 김회장이 시키는 일이 탐나기는 했지만 여사장을 버리고 방금 개업한 회사를 떠날 수가 없었고 떠나서도 안되는 것이였다.
국경절 법정 휴가일은 하루인데 앞뒤의 일요일을 당겨다 모두어 쉬다보니 3일씩 휴식하고 화요일인 4일에 전국적으로 출근 하였다. 물론 방 화네 회사에서는 앞당겨 추석에 휴식하고 국경절 기간에는 하루도 쉬지 않았다.
10월 5일 오후 두시좌우, 사무실주임 왕부장이“입장권”넉장을 가지고 방 화를 찾아왔다. 예술단체에서 국경절 위문공연을 하거나 유관부문이나 관계호에서 초대장 영화표나 연출표를 보내오는 일이 명절이면 종종 있는 법이다. 방 화는 대관절 무슨 구경거리이냐고 입장권을 상세히 보았다. 입장권이라고 크게 쓴 위에 “백주시 공인 문화궁”이라고 조금 작은 글로 썼고 입장권이라고 쓴 아래에는 “10월 5일 저녁 7.30분”이라고 썼다. 량옆 부권에는 좌석 번호와 시간이 찍혀 있었다. 시간과 장소 뿐 무슨 구경이라는 내용이 없었다. 뒷면을 보니“@ @ @ :동지, 시 공안계통 ‘정의를 위하여 용감하게 나서싸운(见义勇为)’선진인물 표창대회에 참석 하시길 초청합니다. ㅡ시정부. 시공안국”이라는 두줄의 글자가 찍혀 있었다. 다시 상세히 보니 두장은 “동지”앞이 공백이고 두장에는 방 화와 여 수군의 이름이 바르게 적혀 있었다. 방 화는 그제야 알았다. 여사장이 강탈범을 잡는데 공로를 세워 선진으로 된 것이다.
방 화는 노크 하고 사장실로 들어갔다.
“여 사장님, 오늘저녁 일곱시반 시공인 문화궁에 가 회의에 참가해야 합니다.”
“무슨 회의?”
“시정부와 시공안국에서 여는‘잰이융워이’선진 인물 표창대회래요.”
“관 두지뭐, 래일 공작에 지장이 있을텐데.”
“안 돼요, 이름을 찍어 초청 한건데요.”
방 화는 표 넉장을 여사장 앞에 내보였다. 여 수군은 하는 수 없이 응락 하였다.
“그런데 이 두장은 누굴 줄까요? 김부장과 조부장이 함께 가면 어때요?”
방 화는 기회가 없어 그들 둘을 모두어놓지 못해 안달이였다.
“그런건 네가 알아서 해, 방 화가 좋은 중매군이 되는거 나는 찬성이야.”
여 수군이 웃으면서 말하였다.
방 화는 조 연방을 찾아갔다.
“초졔, 오늘저녁 딴 일 없죠? 김부장과 함께 회의 가요.”
“회의? 무슨 회의얘요?”

조 연방은 입장권을 훝어 본 후 도리질을 하였다.
“방비서 마음은 고마운데 보위과에서 가야 할 회의 구만요. 공안국 회인데.”
“초졔도 참, 초대권 넉장인데 보위과에서 다 가면 경비는 초졔와 김부장님께서 서요? 수고 스런대로 갑시다. 여사장님께서 그러라 하셨는데요.”
“여사장님? 방 화도 가요? 넉장이라면서, 한사람은요?”
방 화는 자기 이름과 여 수군 이름이 적혀있는 표 두장을 꺼내 보였다.
그리고는 여사장님이 가능하게 수상 할거라고 자기의 추측을 말하였다.
“그래요? 그럼 언녕 그렇다 할거지. 근데 여사장님 밤에 돌아 오신대요?”
“녜, 래일 일 때문에 집에 들릴새 없이 오신대요. 초졔도 안 들리려면 한차에 가자고 하셨어요. 내생각엔 두분이 따로 타도 좋은데 정차하기 힘들것 같아서요.”
“함께 타요, 이야기랑 나누고. 번역관이 없으면 벙어린데요뭐. 호호호…”
“언니, 언니는 무슨 옷을 입으실거죠?”
“글쎄… 흰 양복 어떨까? 한번도 안 입어봤는데.”
“나도 그럴줄 알았어요. 김부장님 기뻐하실거얘요. 우리 같으게 입어요. 우리를 보는 남자들 싹 쓸어지게요, 호호호…”
방 화가 자기 사무실에 방금 들어서니 전화벨이 울렸다. 여 빈의 전화였다.
“누나, 오늘 집에 오면 안 돼요?”
“안되겠는데, 회의가 있어. 근데 무슨 일이 있는거니?”
“아니요, 일은 무슨. 그저 누나 보구싶어서…”
“너 학교 안 가고 집에 있는거니? 오늘 휴식일이 아니잖아?”
“집에 왔어요. 래일 아침에 학교 가요. 못 오신다니 주말에나 뵙지요 뭐.”
“응, 그래. 어머님께두 문안 전해. 빠이빠이!”
다섯시 삼십분, 저녁 식사를 끝내고 그들은 차에 올랐다. 여 수군과 김 동원은 약속이나 한듯 꼭 같게 검은 양복에 남색 넥타이를 매고 검은 구두를 신었다. 두 여인은 약속대로 검은색 스카프를 받쳐맨 후 흰 스커트 양복을 입고 흰색 굽 높은 구두를 신었다. 여 수군이 시동을 걸며 롱담 하였다.
“황후처럼 모시겠습니다. 아가씨들, 어데로 모실까요?”
“시 공인문화궁으로 갑시다, 사기님.”
방 화가 롱을 받았다. 방 화는 여사장의 운전동작들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관찰하고 있다. 뒤좌석에 앉은 김 동원과 조 연방은 한번 마주보며 눈웃음으로 인사 나눈 후 목각처럼 똑바로 앉아 있었다. 여 수군이 후시경으로 두사람을 피끗 보고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하하하 웃음보를 터뜨렸다.
“뒤에 두사람 뭘 하는거요?”
“아무것도 안 했어요, 정말이얘요.”
“두분 무슨짓 하는건가고 여사장님 물어요. 조부장님은 아무짓 안 했다네요.”
“그럼요, 아무짓 안 했죠. 조부장님 말씀 맞아요.”
김 동원은 얼굴까지 붉어지며 변명 하였다. 여 수군이 다시 입을 열었다.
“왜서 아무것도 안 하는가 말이요. 대화를 못 하면 손이라도 잡아야지. 젊은

사람들이 그게 뭘 하는거요? 조부장, 주동적으로 손을 잡소.”
“제가 어떻게요…”
방 화는 손을 잡으라는 말을 빼고는 그대로 번역 해주었다.
“김부장님, 주동적으로 먼저 손을 잡아요. 사내대장부 답게 말이얘요.”
김 동원의 얼굴은 이제 더 붉어질 수 없을 정도로 검붉어졌다. 방 화가 머리를 사선으로 돌리고 “어서요.”를 부르는데 김 동원은 두손을 마주 부빈다.
“저ㅡ 저 손 잡아도 될까요? 조부장님…”
방 화는 웃음을 참으며 중국말로 김 동원의 말을 되풀이 했다. 조 연방도 그제야 얼굴을 붉히며 머리를 숙이더니 한손을 조금 들어 옆으로 내민다. 김 동원의 떨리는 한손이 천천히 다가와 조 연방의 내든 손등을 감싸 쥐였다.
“아이고ㅡ정말 힘들게도 하시네. 언어공부 할 땐 괜찮게 하더니만. 안되겠어요, 지금부터 선생님 말씀 들으세요. 손을 놓고 서로 마주 보세요…언어를 바꾸어서 서로 인사 하세요… 손을 잡고 워아이니를 두번씩 하세요…굳게 포옹 하세요… 앞좌석에서는 보지 않을테니 이젠 마음대로 하세요.”
두 학생은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들었다. 공인 문화궁 정차장에 이를 때까지 김 동원은 자기 가슴에 얼굴을 묻고있는 연방의 어깨를 감싸안고 있었다. 서로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들으며 사랑의 전률을 감지하며 행복에 잠겨 있었다. 앞좌석에서는 침묵을 지켜주었고 유연한 애정곡을 틀어주었다.
아쉬운대로 차에서 내려야 했다. 조 연방은 담이 커졌다. 감히 김 동원의 팔을 끼고 딱 붙어 걸었다.
커다란 붉은 꽃이 달린 붉은 띠를 오른쪽 어깨로부터 왼쪽 옆구리까지 사선으로 멘 사람들이 제일 앞에 두줄로 중간에 앉았다. 아마 그들이 모범이나 선진인물로서 상을 탈 사람일 것이다. 방 화는 자기의 추측이 빗 나갔음을 느꼈다. 여사장 어깨엔 붉은 띠도 없고 붉은 꽃도 없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그들 넷은 자리를 찾아 앉았다. 그들의 좌석은 앞으로 보나 뒤로보나 좌로 보나 우로 보나 정중앙이였다. 흰 옷을 입은 아름다운 두 여인이 가운데에 앉고 검은 양복을 입은 씩씩한 두 남자가 량옆에 갈라 앉았다.
회의장 중앙위치에 시민 대표들이 앉았고 사면에 민경들이 정복으로 둘러 앉았다. 인민경찰이 인민을 호위하여 개혁 개방의 길로 전진하는데 그 앞장엔 붉은 꽃을 단 영웅인물들이 있다. 회장은 장엄 하였다.
집행인이 대회의 개막을 선포하고 전원이 기립한 가운데 국가가 울리고 얼마전에 마약집단 비적들과 싸우다 희생된 한 공안전사의 령혼을 위해 묵념하였다.
시공안국 국장이 간단한 사업보고를 하였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된 50년간 공안전선은 날로 장대 하였으며 나라와 인민과 운명을 같이하여…” 이런 식으로 시작하여 지난 일년 사이에만 안건 발생수가 얼마인데 파안률이 얼마이고 경민이 손잡고 나포한 범죄분자가 얼마라, 오늘 영웅 모범 경찰 몇명과 모범 선진 시민 몇명이 나타났노니 다 같이 따라 배우고 범죄분자와 용감히 싸워 안정하고 깨끗한 사회 환경을 만들어 가자ㅡ 하는 종합보고였다.

시공안국 당위서기가 공안계통의 10여명 모범 선진 인물들의 명단과 선진 분국, 파출소, 과실, 가도등 이름을 불렀다. 그다음 정치부 주임이 선진사적 들을 줄여서 선독하고 삼등공이요 이등공이요 일등공이요하며 등수를 공포하면 국장과 서기가 메달을 달아준다. 관중석에서는 끊이지 않고 박수를 치고 무대위에선 거수경례가 련달아 이어진다. 무대 뒤면을 다 채운 배경막에도 정복을 한 젊은 남녀민경이 흰장갑을 끼고 관중석을 향해 경례하고 있는 화면이 펼쳐져 있다.
상을 받은 경찰들이 내려오고 유명한 남녀 가수가 등장하여 어느 한 드라마의 주제곡인 “영웅 후회 없네”를 격앙 높게 불르고 배경막에는 나젊은 영웅경찰이 독품비적의 총탄에 맞고 쓰러지는 장면과 인산인해의 시민과 경찰들이 영웅경찰을 추모하는 장면이 흘러간다. 회의장에 앉았던 수천명 경찰들이 일치하게 기립하여 무대를 향해 거수경례를 한다. 노래가 끝나고 관중석의 경찰들도 제자리에 앉았다.
“영웅무회”의 반주곡 속에서 무대의 배경막 화면이 바뀌였다. “특대 강탈범 나포기”라고 제목이 펼쳐지고 해설자의 방음이 들린다. “지난 9월 11일 일요일 오후 두시 삼십분경, 인민로와 해방대거리의 교차로 지점이다. 인민로 서쪽으로부터 동쪽 방향으로 검은색 승용차 한대가…”
까아만 승용차 한대가 멀리로부터 달려오더니 멈추어 서고 멀리로부터 오토바이 한대가 달려오더니 막 열리는 승용차 문에 코 방아를 찧고 너부러진다. 승용차에서 두사람이 날래게 뛰여나와 오토바이와 함께 나자빠진 두사람을 제압 하는데 수십명 행인들이 뒤로부터 뭐라고 소리지르며 손을 흔들며 몰려와 화면을 덮어버린다.
“사장님이시네요! 우리 여 수군사장님입니다!”
김 동원이 저도 몰래 격동해 웨쳤다. 장내의 시선이 가운데로 쏠렸다. 사람들은 외국인이 뭐라고 높이 웨치는지는 모르고 조용한 장내에 울리는 고함소리에 놀라고 의혹에 찬 눈길이였다. 방 화네 앞자리에 앉았던 사람들이 고함소리 나는 쪽으로 머리를 돌려 소리임자를 찾는데 마침 둬줄 앞에 앉았던 륙 학명이 머리를 돌렸다가 발견하고 “여사장!”을 웨치며 악수 하려고 손을 뻗혔다. 여 수군도 일어서서 몸을 굽히고 팔을 벌렸으나 두사람의 손은 닿지가 않았다.
“저분이 바로 방금 화면에 나온 그사람입니다!”
륙 학명이 두손 들어 박수를 치자 그주위의 사람들이 따라치고 영문을 알아차린 장내 일동이 우뢰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내왔다. 보이지는 않지만 먼 구석에서라도 중심지역에 무명영웅이 앉아 있다는것 쯤은 누구나 다 눈치 챌 수 있는 일이다. 앞 위치에서 무대를 사선으로 비추던 량쪽의 조명등이 머리를 돌려 관중석의 중심을 비추었다. 흰 양복을 입은 두여자와 검은 양복을 입은 두남자가 환히 나타났다. 여 수군은 주저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숙이여 경례를 하고는 손벽을 치며 다시 앉았다. 조명등 불줄기가 앞쪽으로 가버렸다.
네거리에 안장한 교통감독 촬영기가 찍고 기술처리를 거친 “강탈범 나포기”는 자동차나 오토바이도 천천히 사람들도 천천히 움직이는데 짧은 영화처럼 선명하고 멋졌다. 여 빈의 초상화가 전 화면을 덮고 멈추었다.
“백주시 남화 의과대학 96기 여 빈동무를 무대에 모시겠습니다!”

공안국 정주임이 이름을 부르자 붉은 띠를 멘 여 빈이 씩씩하게 무대에 나섰다. 공안국 량국장이 여 빈의 목에 2등 공신이라는 훈장을 걸어주고 “정의를 위하여 용감하게 나서 싸운 모범 청년”이라고 쓴 상장을 수여하였다. “나포기”의 반면 인물인 두 강탈범은 3년사이 백여차례의 범행을 저질렀고 자전거를 탄 한 부녀의
가방을 랍취하다가 넘어뜨려 목숨까지 잃게한 죄악이 큰 놈들이였다.
여 빈 외에도 3명의 청년과 2명의 로인, 1명의 아주머니가 상장을 수여받았다.
방 화는 여 빈이가 왜서 저녁에 집에 오면 안되느냐고 전화 했었는지를 알았다.
오 경경이가 방 화네 몇줄 뒤에 앉았다가 사람들이 앉은 걸상앞을 허리 구부리고 지나 여 수군 앞까지 왔다. 남편이 보고파 온 것이 아니라 자기 아들이 자랑스러워 진정을 못하고 온 것이다. 방 화가 일어나며 자리를 양도 하였다.
“여기에 앉으세요, 제가 나가 좀 서 있을께요.”
“아니얘요, 표 두장이 남았는데 회의 있어 못 온다기에 옆집 아주머님들과 같이 왔어요. 나는 그들 한테로 가야죠… 여보, 끝나면 집에 들릴거죠?”
“못 들리오, 일이 많아서 래일 아침 늦으면 안 되니깐.”
“래일 아침 일찍 떠나면 되잖아요?”
“우리 네사람을 다 책임 질 수 있겠소?”
“열사람이라두요.”
아침 밥은 언제나 회사에 가서 먹으니 잠자리만 주면 되는 것이였다.
오 경경은 조 연방, 김 동원과 악수를 나눈 후 제자리로 돌아갔다.
여 빈이가 시민 수상자들을 대표하여 발언 하였다.
여 빈의 발언을 마감으로 표창대회는 막을 내리려니 했었는데 사회자가 “특별 수상식”이 곧 진행 될 것이라 선포 하고는 들어가버렸다.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특별”이 나타나기를 기대하며 텅빈 무대위를 주시한다. 물 뿌린듯 조용한 장내에 불현듯 “연변인민 모주석을 노래하네”라는 음악의 전주곡이 우렁차고 경쾌하게 울려 퍼지고 “방 화이모, 어데 있어(方花阿姨,您在哪里)?”하는 여덟자가 무대위의 배경막을 채웠다. 그 여덟자가 작아지며 위로 가고 아래에 한달전 연변의 한 신문에 실렸던 신문기사 전문이 펼쳐졌다. 해설자가 천천히 감정담아 신문기사를 읽어 내려가는데 화면에는 정 강이와 그의 조무래기 친구들의 사진도 나오고 강 을봉과 왕 수진이 강 평이를 추켜들고 웃는 사진도 나온다.
방 화는 애들 사진을 보자 눈물을 흘리며 머리를 숙였다. 장내의 많은 사람들도 감동의 눈물을 훔치며 무대를 지켜보고 있었다. 조 연방은 방 화의 한손을 꼭 잡고 방 화를 달래려는듯 하나 자기 눈물을 주체 못한다. 방 화가 여 수군에게 입장권을 보이고 나간 후 시정부 사무실 염주임이 오늘저녁 대회에 방 화와 함께 꼭 참가해야 한다고 전화한 리유를 여 수군은 이제야 알았다. 오 경경은 방 화가 자기 조카라고 옆집 아주머니한테 슬쩍 자랑하고는 눈물을 훔친다. 아들도 영웅이요, 조카도 영웅이요, 오 경경만큼이나 어깨가 올라가고 기쁨에 들뜬 사람은 더 없었다.
“여러분! 방금 보고 들으신 것은 머나먼 북방 연변에서 날아 온 신문기사입니다. 신문기사의 주인공 방 화동지가 지금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국경절 전야 그곳에서

표창식을 거행하려고 일찍 본인에게 알렸는데 그는 회사일이 바뻐 가지 못했답니다. 하여 그지방 정부에서는 방금 보신 기사와 함께 지금 화면으로 보시는 상장과 메달을 보내왔습니다. 방 화동지에게 잘 발급 하여 달라고 부탁한 것입니다. 하여 우리는 오늘 영웅들과 공신들을 표창하는 이자릴 빌어 형제민족 지구인 연변자치주
정부와 인민들을 대표하여 방 화동지에게 ‘민족단결모범’,‘3.8부녀 홍기수’라는 상장과 메달을 발급 하겠습니다. 수선먼저 방 화동지를 무대위에 모시겠습니다.”
량켠의 조명등이 다시 머리를 돌려 장내중심을 비추었다. 시정부사무실 염주임이 개막사를 하는 사이 조 연방은 방 화의 얼굴에 난 눈물자국을 닦아주느라고 바빴다. 조명등 빛줄기가 와 닿자 방 화가 자리에서 일어서고 조 연방도 따라 섰다. 여 수군이 일어나 그들이 나갈 길을 넓혀 주니 그다음 사람들도 자연히 자리에서 일어서며 박수를 쳤다. 잇따라 전장이 일어서서 박수를 치며 “방화! 방화…”하고 환호 하였다. 방 화가 앞서고 조 연방이 뒤를 따랐다. 조명등 광선이 이쁜 두여인을 무대위로 인도 하였다. 방 화는 염주임의 안내를 받으며 무대에 올라 장내를 향해 허리를 굽혀 경례 하였다. 단아한 양복을 차려입은 쭉 빠진 체격과 활짝 핀 인물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박수소리 속에서 염주임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아래에 백주시 범시장과 부련회 곽주임께서 상장과 메달을 발급하겠습니다!”
녀경찰 둘이 상장에 메달을 하나씩 받쳐들고 나왔다. 먼저 범시장이 상장위의 메달을 방 화의 목에 걸어주고 “민족단결모범”이란 상장을 발급 하였다. 범시장이 들어가고 곽주임이 나왔다. “3.8부녀 홍기수”라는 메달을 걸어준 후 상장을 주려 할 때 조 연방이 언제 무대에 나왔는지 방 화의 뒤에서 먼저 받은 상장을 슬쩍 나꾸어갔다. 염주임이 다시 나와 방 화에게 소감 한마디를 부탁 하였다. 조 연방은 두번째 상장까지 받아가지고 무대 옆으로 나갔다.
방 화의 몇메터 앞 아래에 여 빈이가 앉아 있었다. 방 화가 무대에 오르자부터 오누이는 눈길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방 화는 머리속의 할 말을 고르며 마이크 앞으로 다가섰다. 여 빈이가 몸을 이르켜 직선으로 무대에 껑충 뛰여올랐다. 대체 뭘 하려는 것일까? 장내의 사람들은 놀랐고 긴장되였다.
“누나, 축하합니다!”
여 빈이는 말하며 자기가 메였던 붉은 띠를 벗어 방 화의 어깨에 걸어주었다. 연후 굳게 포옹 하고는 내려갔다. 세찬 박수소리가 터졌다.
“감사합니다! 한 산골 여인으로서 이런 자리에 서게 된 것은 모두 당과 인민의 덕택이며 각급 정부의 덕택이지요. 앞에서 제가 본 정의를 위하여 용감히 나서 싸운 동지들과 비기면 저는 거리가 너무나도 먼 것입니다. 나는 그들을 잘 따라배워 좋은 사람, 용감한 사람, 당과 인민에게 유용한 사람으로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한번 열렬한 박수가 오래도록 울렸다. 사회자가 페회를 선포 하였다.
“십분 휴식 한 후 정채로운 공연이 펼쳐지겠습니다. 즐거운 밤이 되십시오!”
각 분국에서 준비한 절목들과 문예단체에서 표연하는 절목들은 실로 흥미로웠다. 허지만 먼거리를 가야 하고 이튿날 일들을 해야 하므로 연출을 조금 보다가 방 화네는 자리를 떴다. 방 화의 부름 소리에 륙 학명이 따라 나왔다.

“륙사장님, 일이 많아 다 못 보고 가야겠어요. 후에 시간 나면 만나요.”
“방 화씨 상 탄걸 축하합니다! 내 연변에 갔을 때 쑈팡이 겸손해 자기가 아니라 한다는걸 벌써 알아봤어요. 인물 고운 사람 마음도 곱다는 말 안 틀리거든요.”
“호호호… 참으로 웃기시네, 그런말 어데 있어요? 륙사장님께서 잘라셔서 마음도
곱다고 본인 자랑 하시는거 아니세요?”
“그렇죠, 허허허… 무슨 곤난한 일이랑 있으믄 전화 해요. 힘껏 도울께요.”
“감사합니다! 꼭 그럴게요. 시간 있으믄 놀러 와요. 먼저 전화 치구요.”
“알았습니다. 시간 날 때가 있겠지요.”
그들은 앞사람들과 둬발자국 떨어져 걸으면서 정차한 곳에 이르렀다. 륙 학명은 앞의 세사람들과 악수하였다. 김 동원이 차를 몰고 방 화와 조 연방이 뒷좌석에 앉았다. 여 수군은 아들한테 전화를 걸었다.
“아들아, 상 받은거 축하한다… 누구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다가 본인이 하기 나름이 아니겠니? 그러니 교오자만 하지 말고 더욱 잘 해야 한다. 그리구 엄마 하구 말해라, 우리 회사일이 바뻐 집에 못 들리구 가니깐 량해 하라구… 그래, 이번 주말엔 쉴 수 있을게다… 알았다. 그래.”
여 수군은 “빈이 찾어”하며 핸드폰을 뒤에 앉은 방 화에게 넘겨주었다. 
“여보세요? 누나다… 응… 응… 근데 너 공부 안 하구 주말마다 집에만 오믄 되겠니? 아버지께서 절대 교오자만 하지 말라고 말씀 하셨잖아… 응 그래, 동생을 믿으마… 신체에 너무 무리하게는 하지마… 밥 잘 먹고… 그래, 빠이빠이!”
주말에 만나자는 약속 전화였다. 조 연방이 감탄조로 입을 열었다.
“친 오누이 같네요, 그렇게도 다정하게 꾸짖고 배려 하고.”
“친동생보다 더 친해요. 나한테는 동생이 없어 친동생이 어떤건지 몰라요. 저애 역시 누나 없으니 나를 친누나처럼 생각 하는것 같애요. 주말에 집에 올라구 평시에 다른 애들은 아홉시나 열시에 자는데 자기는 열한시나 열두시에 잔다잔아요. 과로해 신체나 상할까 근심이네요. 참으로 귀여운 애예요.”
“질투 나네요, 나도 그런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누가 할 소릴 누가 하는지 모르겠네요, 김부장님을 혼자 갖고서도. 호호호…”
“나는 김부장님 하나뿐인데 봐요, 방비서는 남편 있지, 딸 있지, 양아들 있지, 친동생 보다도 더 친한 동생이 있지. 질투 안 나게 생겼어요? 호호호…”
“질투 나면 빨리 결혼 하구 아들 딸 많이 나요…”
“조부장은 정말 빨리 다그쳐야겠소. 한살이라도 더 젊어 생육 해야 하니깐.”
여 수군이 말참견을 하였다. 방 화는 거기에 “그럼요”를 부치고 조 연방은 “쑥스럽게”를 부치는데 다 같이 웃음보를 터뜨렸다. 김 동원은 한마디도 알아 들을 수 없어 답답해 죽을 지경이였다.
“방비서님, 뭔 이야기가 그리 흥미진진 하신지 나 좀 문전걸식이라도 합시다.”
“방금 우리는 조부장님 빨리 결혼 하고 빨리 애기 나야 한다고 했어요. 여자들 나이 많을 수록 생산하기 힘든다는건 아시겠죠? 그러니 김부장님께서 다그쳐야죠.”
“허허허… 이번 문전걸식 제가 참말로 잘 했네요. 굶어 죽는 사람 살릴바하고는

국물이라도 한그릇 더 주슈.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켜줘요.”
“오늘밤 뛰여들어 콱 만들어 버려요.”
“예?!”하며 김 동원은 미꾸라지 헤염을 치는 승용차의 브레이크를 꽉 밟았다.
차 안의 사람들은 일제히 “앗!”비명을 지르며 몸을 앞으로 굽혔다 세웠다. 마침
차량이 적은 밤이라서 충돌은 없었다. 방 화가 던지는 롱담에 놀란 김 동원은 핸들 방향을 잃고 만 것이다. 모두들 안도의 숨을“휴ㅡ”하고 내쉬였다. 여 수군이 차에서 내려 운전석 쪽으로 돌아갔다. 김 동원은 그뜻을 알고 조수석으로 옮겨 앉았다. 차가 다시 떠났다. 김 동원은 머뭇거리다가 똑똑한 중국어로 말하였다.
“뚜이부치, 뚜이부치!(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제가 미안해요. 차 모는 사람하고 롱담 하지 말아야 하는건데요.”
방 화는 한국말로 김 동원에게 사과 하고 중국말로 여 수군과 조 연방에게 사과 하였다. 롱담을 한 것이 차사고로 번져질번 했다니 여 수군과 조 연방은 알고도 모를 일이라 그비밀이 궁굼하기 그지 없었다.
“무슨 롱담이였기에 충격이 그리도 컸어요?”
조 연방이 다그쳐 묻는데 방 화는 짐짓 딴전을 부렸다.
“말 하믄 안 되는 건데요.”
“왜 안 되는건데?”
“사장님께서도 방향 잃으시면 어떻게 해요? 호호호… 실은 뭐 대단한거 아니죠. 아까 여자가 나이 넘기전에 생육 해야 한다고 우리 얘기 있었잖아요? 김부장님 우리가 무슨 이야기 그리 재미나게 나누는가고 알고싶어 하시기에 사실대로 알렸죠.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가고 묻더군요. 이분은 아주 진지한 태도였는데 나는 롱담을 해버린거죠.‘오늘 밤 뛰여들어가 아들 하나 콱 만들어버려요.’라고요.”
“하하하… 김부장은 너무 어진게 탈이야.”
여 수군은 소리내여 호탕하게 웃었고 조 연방은 속으로 몰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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