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화는 비행기에서 내리자 호기사를 불렀다. 어두운 밤에 여자 홀로 택시 타고 먼 길을 간다는 것은 삼가 해야 할 일이지만 방 화는 여기에 올 때마다 호기사를 불렀었기에 인젠 근심 안 하여도 될 정도였다. 그렇지 않다면 호텔에서 묵고 이튿날 날이 밝은 후에 다시 떠나야 할 것이다. 어두운 차안에서 호기사가 말을 걸었다.
“사장님, 참 용감 하십니다. 나쁜 운전수를 만날까봐 밤중에 홀로 택시에 앉아 이렇게 먼길을 가는 일이 없어요. 혹시 남자면 몰라도.”
“호호호… 그럼 기사님도 용감 하십니다. 나쁜 여자라도 만나면 어쩌시려구 이 야밤에 이먼길을 가십니까? 호호호… 호쓰푸 못 오시면 려관에 들려고 했어요.”
“그래야 합니다. 매사에 조심하는게 좋아요.”
“근데 아저씬 낮에도 몰고 밤에도 몰고 피곤하지 않으세요?”
“조금요. 그래서 아침 일곱시부터 저녁 열시까지만 몰고 안 합니다. 나 개인 것이니 하고 싶을 때 하고, 하고 싶은 만큼 하는 것이 원칙이지요. 허지만 방사장님 전화면 꼭두새벽이라도 올거구만요. 저에 대해 잘 해줬으니 은혜 잊지 말아야죠.”
“고마워요, 우리 앞으로도 그냥 친구해요. 아저씨 척 보면 인물이 벌써 믿음이 쑥 들거든요. 아저씨도 저 믿어 지지요? 호호호… 오늘 밤 저희 시아버님과 함께 쉬세요. 래일 아침 또 차를 써야합니다. 아저씨 먼길에 집에 다녀 오면 아저씨도 손해고 나도 손해고 또 시간도 랑비하고. 어때요?”
“사장님 지시대로 합시다. 래일 차 쓸 일이 없다면 묵을 리유 없겠지만.”
방 화는 해야 할 일이 많았다. 그래서 급급히 나온 것이고 자동차도 부쳐달라고 한 것이다. 옛날엔 하루에 하번씩 오가는 산골뻐스를 기다려 타고 시내로 장보러나 다니고 그랬었는데 오늘날엔 그런 뻐스를 기다리다간 아무 노릇도 할 수 있을것 같지가 않았다. 그러니 사회가 엄청 많이 진보 하고 발전 한 셈이다.
“아버님, 아녕하세요? 저 방 화예요… 비행기에서 내려 집으로 가고 있어요… 이제 한시간이면 갈거얘요. 밥 있어요? 저 배고프거든요. 옷 적게 입어 좀 춥구요. 불 좀 때주세요. 아버님 그럼 조금 있다 뵙게요.”
방 화는 호쓰푸를 위해 밥을 갖추어놓고 방을 덮여놓게 한 것이였다.
집마당에 차소리가 나니 정지문 방문이 동시에 활짝 열리고 김 병국과 허 봉녀가 비기기나 하는듯 뛰쳐나왔다. 그뒤에 정지문턱을 짚고 선 애가 “할머이”를 부르고 웃방 문가에 기대여 선 애가 “할아버지”를 부른다. 방 화는 정지문턱을 짚고 선 방철이를 안으며 정지문으로 들어섰다. 호스푸와 김 병국이 짐을 내려 웃방에 들여놓았다. 방 화는 시부모님들을 나란히 앉히고 큰절을 올렸다.
이튿날 아침을 먹은 후 방 화는 호쓰푸의 택시차에 앉아 먼저 향파출소에 들리여
소장을 찾았다. 젊은 소장은 끓인 물을 부어주며 열정적으로 방 화를 맞아주었다.
“전 용광촌에 사는 방 화라고 합니다. 소장님이십니까?”
“예, 광명향 파출소에 소장 주 병길이라합니다. 헌데 룡광촌에서 뵌적이…”
“예, 외지에가 일하다가 엊저녁 돌아 왔어요. 감옥에 간 김 장만이 안햅니다.”
“오ㅡ, 그러시군요. 뭘 도와 드릴까요? 남편분 감형 된거 아시죠?”
“녜, 그래서 감사 드리려구 왔어요. 특히 향파출소분들은 춘절에도 쉬시지 않고 그 기쁜소식을 설날 아침에 우리 시부모님들께 전해드렸지요. 저도 안쪽에서 그소식 듣고 기뻐서 숱한 눈물을 흘렸어요. 그래서 즉시 이렇게 인사 드리러 나온겁니다.”
“뭐 응당한걸 가지구 먼길을 나오시기까지야.”
“이것 퇴근하셔 소에분들 술이나 한잔 나누세요. 너무 약소해요. 근무하시느라 설도 제대로 쇠지 못하셨을께 아닙니까? 다른 뜻은 전혀 없고 그저 감사해서요.”
“뭐 안 이래도 되는데, 소에 동무들을 대신해 감사드립니다, 술 잘 마실께요.”
“그럼 수고 하세요.”
방 화는 주 병길소장에게 이만원을 주고 나온 것이다. 많이 주면 회뢰 한다고 욕 할지도 모른다. 헌데 만나고 보니 주소장은 방 화와 같은 조선족이였다. 주 병길은 그돈을 건드리지 않고 금고에 넣었다. 파출소 인원이 도합 네사람인데 재정 관리도 소장이 겸하여 한다. 소의 재정이란 달마다 현국에서 내려보내는 네사람의 로임을 신용사에 가 타다가 나눠주고 사무용품비 몇푼을 받아다가 항목을 적으며 사용하는 그것뿐이다. 일년에 한두번 “도박판”을 습격하여 얻는 수입이 조금 있는데 상급은 습격한 것도 모르고 압수 금액이 얼만지도 모른다. 하기에 소의 수입으로 해버린다. 다 한동네에 살면서 놀음으로 노는 마작판을 향파출소에서는 습격 하고 싶지 않지만 누가 신고하면 부득이 출동 해야한다. 그래서 수고비나 버는 것이다.
“호아저씨, 시가지에 들어가 법률사무소로 갑시다. 좀 자문 할 일이 있어요.”
방 화가 방향을 지시했다. 호쓰푸는 성도회지로 향해 차를 몰았다.
방 화는 백주에 두고 온 친구들한테 하나하나 전화를 쳤다. 무사히 도착 했음을 알리는 것이였다. 광동이는 교통경찰 차량관리처 소개신을 떼여 오늘 역전에 다시가 차를 부칠 것이라고 부치는 즉시로 화물번호를 전화로 알려 주겠노라 하였다.
“방사장님, 법률사무소란 간판들이 많이 보이던데 어느 간판 밑으로 갈까요?”
“저는 이곳 잘 몰라요. 아저씨 생각대로 아무곳이나 정하세요.”
“알겠습니다.”
성법원 동쪽 거리에 자리한 “백두봉 법률사무소”앞에서 아저씨는 정차 하였다.
“이름 좋군요. 아저씨 여기에서 기다려도 좋고 한시간가량 돌아도 돼요. 아무튼 차 비용은 하루치 다 드리겠습니다. 일이 있으면 통화 합시자. 돈 먼저 드려요?”
“아니요, 아니요. 그럼 올라가 일 잘 보세요.”
방 화는 계시판 글대로 3층 법률사무소라 씌여진 문을 노크 하였다. 들어서보니 출입문 정면에 커다란 책상위에 컴퓨터를 놓고 무언가 두드리는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고 오른 쪽에 “ㄱ”자로 앉은 20대의 처녀애가 일어서며 방 화를 맞았다.
“안녕하세요? 전 광명향에 사는 방 화입니다. 소장님 어느분이세요?”
뻔연한 장면임에도 방 화는 컴퓨터만 들여다 보고있는 남자를 들으라고 여자에게 물었다. 처녀앤 손을 들어 중년남자를 가리켰고 중년남자는 급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혔다 펴며 방 화를 맞이 하였다. 방 화는 중년남자가 가리키는대로 사무상 왼쪽에 놓인 쏘파에 앉았다. 그남자도 내려와 쏘파에 앉았다.
“소장님 몹시 다망하신가 보군요.”
“괜찮아요, 바빠야 먹고 살죠. 무슨 사연으로 오셨죠?”
“뭘 좀 자문 하려고요. 자문비는 어떻게 계산하죠?”
“한시간에 50원을 받습니다만 이는 참고 가격일 뿐입니다. 큰 의미는 없구요,
쌍방이 만족 하는 것이 원칙이지요. 단지 자문이 아니고 상소라든가 변호라든가하는 것은 안건의 경제성이나 중요성이나 영향성이나 등등의 요인을 봅니다. 여사님은 이런거 아니구, 뭘 자문 하시렵니까?”
방 화는 비서인지 조수인지 하는 젊은 여자가 가져온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소장님은 연변분이십니까?”
“아니요, 이곳 토박인데요. 왜 연변사람으로 봅니까?”
“백두봉이라 연변에 있으니… 장백산 백두봉…”
“하하하… 여사님 잘 못 보셨군요, 머리 두(头)자가 아니라 투쟁 두(斗)자가 아니던가요? 본인이 성이 백가이구 이름이 두봉이랍니다.”
“호호호… 죄송해요, 성명이 멋지시군요. 문화 약한 여자들은 이래요.”
방 화가 잘 못 보았던 것이다.
백 두봉은 주제를 내놓지 않고 헛소리만 하는 이 여자가 답답해났다.
“여사님, 본론을 들어볼까요?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문제인지 먼저 제목만 말씀 하세요. 경제 안건인가, 형사 안건인가, 가정 혼인문제인가, 유산 소속문제인가…”
“형사 안건인가? 아니, 제목은 치우고 제 남편이 감옥에 있는데 빼내오려고요. 그러니 안건이 아니구요, 가석방이란것이 있잖습니까? 무슨 보석비를 내고 나온다는 말도 들은것 같은데요. 어떻게 하면 내올 수 있는가 하는걸 알려고 왔어요.”
“그럼 먼저 몇가지 물어봅시다.”
“뭐든 물어보세요.”
“무슨 판결을 받았습니까?”
“살인죄로 무기도형에 떨어졌어요.”
“오, 두가지 내용을 함께 말씀 했군요. 몇년 됐습니까?”
“5년이 됐습니다.”
“10년이 안 됐군요.”
“두번이나 감형받아 지금은 유기형 10년이 남았어요.”
“무기도형은 감금 생활 십년이상 한 후에야 가석방 할 수 있습니다. 특수정황이 있으면 가히 시간 제한을 받지 않아도 되지만 말입니다.”
“특수정황이란 어떤 것을 말하지요?”
“글쎄요, 큰 병에 걸렸다던가, 큰 공헌을 하였다던가 그런게 아닐까요?”
“가석방 받으려는, 즉 범인의 큰 병이나 큰 공헌을 말하는 것이겠죠?”
“그럼요.”
“티브이 드라마랑 보면 보석비라는게 있는것 같던데 얼마씩 합니까?”
“그건 정황에 따라 다르겠죠. 딱 얼마라고 여게서는 말하기 곤난합니다.”
“가석방 수속 절차는 어떠합니까? 어느부문에 찾아가야 합니까?”
“소속 감옥관리위원회에 신청하여야 합니다. 특수정황 외에 일반적으로 판결 내린 법원에서 비준합니다. 그리고 거주지의 파출소에서 감독관리를 합니다.”
“감옥장을 찾아가란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감옥장이 친척이면 쉬울것 같군요.”
“아니지요, 당사자와 친척이면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면목 모르는 감옥장을 잘 친해놓으면 썩 더 도움이 될 수 있지요. 도리를 알겠어요?”
“소장님, 그런데 만일 특수정황이라면 어데서 비준 합니까?”
“최고인민 법원에서 비준합니다.”
“중앙까지 가야하겠네요.”
“본인이 가는게 아니라 감옥에서 재료를 써서 올려보내고 내려오고 그럽니다.”
“그건 알지만 최고인민 법원 원장님을 친해놔야 잘 되지 않겠어요?”
“그들은 아래에서 올린 재료를 보고 법대로 안건을 처리합니다. 그러니 재료를 잘 쓰도록 아래를 쥐던지 만지던지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아래를 딱 명중 하면 전체가 무너지게 돼 있어요.”
“알았어요, 아래를 명중 해보지요.”
“특수 정황이라도 있습니까?”
“없으니 명중 해보자는게 아닙니까? 명중 할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돈을 먹이는 방법을 사람들은 많이 사용합니다. 그외 미인계도 있고 감옥장의 친척을 동원 하는 방법도 있고. 헌데 이런 방법들에 대해선 자문 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자문 잘 받았어요.”
방 화는 지갑에서 백원짜리 지페 한장을 꺼내여 백 두봉 앞에 놓았다. 백 두봉은 거스름돈을 내려고 호주머니를 여기저기 들추었다.
“다 받으세요. 다음번에 혹시 자문 오면 안 받으면 되잖아요?”
“대리 소송이라든가 변호라든가 자문이라든가 일이 있으시면 찾아주십시오.”
백 두봉은 말하면서 명함장 한장을 꺼내여 방 화에게 넘겼다.
방 화가 층계를 내려오며 시계를 보니 한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호씨 택시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택시에 올랐다.
“아저씨, 지금 점심을 먹자면 일찍하고 일을 보고 와 먹자면 늦을 것이고 한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저씨 배고프면 먼저 먹고 아니면…”
“사장님 괜찮다면 일 먼저 봅시다. 아침에 잘 먹어서 나는 속이 든든 합니다.”
“좋아요, 그럼 감옥으로 갑시다. 아저씬 그냥 여기에 정차하고 기다렸어요?”
“아니, 손님 하나 가까운 곳에 실어다 달라기에 갔다왔습니다. 손님이 하나 더 있었는데 거리가 좀 멀더군요, 그래서 사장님 시간을 어길까봐 태우지 않았지요.”
“아저씬 식구가 몇분이십니까?”
“셋, 대학에 다니는 딸애 하나 있습니다.”
“생활은 어렵지 않아요?”
“괜찮습니다. 단위차 몰다가 나와 택시를 한지 륙칠년 됐는데 밥 벌이 되구요, 집사람이 한 민영 무역회사에서 회계일을 하는데 한달에 삼천원씩 탑니다.”
감옥은 한시간 거리에 있다.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며 저도 모르는 사이에 감옥 철대문 앞에 와 차를 멈추었다. 11시가 넘었다. 방 화는 감옥장을 찾아 사무청사로 갔다. 접수실에서 가방을 검사 할까봐 감옥장에게 먼저 전화를 쳐놓았던 것이다.
방 화의 가방안엔 현금 50만원이 들어있다. 남편이 련속 감형 받을 수 있은 것이 자기가 돈을 낸 것과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 하였다. 그래서 또 돈을 들고왔다. 이번엔 가석방까지 계획 한 것이였다. 그래서 신라신회사의 일을 그만두었고 급급히 돌아왔으며 급급히 뛰고 있다.
방 화는 먼저 돈 묶음 다섯개를 책상위에 꺼내놓았다. 감옥장은 재무과에 전화를 걸어 돈을 가져가라 하고는 방 화에게 자리를 권했다.
“설 잘 쇠셨어요? 호호호… 설문안이 너무 늦어졌네요.”
“덕분에 잘 쇴소. 언제 나왔소?”
“엊저녁 여덟시 넘어 도착 했어요. 감형 해주었다는 소식을 듣고 빨리 나온다는 것이 일이 좀 많다보니 인제야 나왔어요. 근데 감옥장님께 페단 좀 끼쳐야겠어요.”
“페단이야 뭐. 이야기 해보우, 도울만한 것이 있을지 어디 보기요.”
“저 안쪽에서 영 나왔어요. 그래서 저의 남편 가석방 신청 하려구요.”
“허허허… 그렇잖아도 왜 가석방 이야기가 없는가 궁금 했는데 아마 안쪽에서 공작 하니깐 그러는가부다 생각 했소. 감형은 끝났고 이제 5년이 지나야 가석방이 가능한 형편이요. 방 화동무도 이런 형법은 다 알게 아니요?”
“특수정황은 시간제한을 안 받는걸로 압니다. 별 특별상황은 아니지만 제가 공안계통에서 공 세운거랑 재료에 써넣어 회보 해보면 어떨까요? 노력 해보고 정 안 되면 방법 없이 포기 하구요. 길고 짜른건 대보라고 했잖아요?”
“물론이지. 대봐야지. 금년 여름이면 정년퇴직 하게 되는데 마지막으로 좋은 일 하나 해보기요. 제 말처럼 안 된다면 방법 없는거구. 성법원에서 비준되면 빠르지만 최고법원까지 갔다오자면 시간이 좀 걸릴거요.”
“보석금은 얼마나 내야합니까?”
“보석금이라… 보석금은 먼저 이돈으로 하기요. 가석방 받으면 그때 보기요.”
“알겠습니다. 보석금 푼푼히 준비 할께요, 꼭 되게끔 힘써주세요.”
“이제 가석방 신청서표 가져오면 등록하고 방 화동무 공훈장 사진 찍고 공훈증 복사 해 가져오오. 신분증과 호구부도 복사하고… 남편이 지난해에 립공한건 우리가 회보 할 것이요. 공 세운건 알고 있겠지?”
“녜? 공을 세우다니요? 모르는데요.”
“아직도 말하지 않았나보군. 그래서 5년감형 받은건데. 참 속 깊은 사람이지.”
03년 초여름, 감옥 주물직장 죄수 마흔이 시가지에 들어와 낡은 건물을 허무는
부업을 하고 있었다. 낡은 삼층집의 삼층벽까지 다 허물어 내리고 삼층 바닥을 뜯을
차례였다. 건물 남켠 큰길가에 앉아 죄인들을 감시 하던 젊은 교도관이 콩크리트 바닥을 어떻게 뜯을 것인가 지휘 하렴인지 아니면 어느놈이 노라리 치는가를 가까운 곳에서 감시 하렴인지 북쪽벽에 달린 사다리식 층계를 타고 삼층바닥으로 올라왔다. 북쪽 골목길에서 흰색 오토바이를 타고 앉아 높은 곳에서 일하고 있는 범인들을 감시하고 있던 간수는 동료가 현장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더니 오토바이에 발동을 걸어 어데론가 가버렸다.
삼층에 올라온 젊은간수는 천천히 걸어 남단에 이르렀다. 몸을 돌릴 때 벽돌쪼각 하나를 빗디뎌 몸을 휘청거리더니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두눈이 휘둥그래진 죄수들이 남쪽으로 와르르 몰려오고 있을 때 장만이가 “멈춰섰!”하고 큰 소리를 질렀다. 죄수들은 일시에 혈맥을 집혀 굳어진듯 제자리에 뚝 멈추어섰다. 만약 떨어진 간수를 내려다 보려고 멈추지 않고 그대로 달려가다간 란간이나 아무런 보호 장치가 없는 삼층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뒤사람의 관성에 밀려 길바닥으로 나 떨어질런지 모를 일이다. 장만의 호통소리에 앞에서 달리던 죄수들이 먼저 정신이 들어 멈춰섰다가 뒤걸음질 쳤다. 장만이만 홀로 남단으로 다가가 머리를 내밀어 내려다 보았다. 삼층에서 아래로 떨어진 간수는 사각을 벌리고 길가에 들어누워 있었다. 장만이는 주저 없이 몸을 날려 뛰여내렸다.
낡은 건물의 남쪽은 행인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인지라 파벽돌 하나 흘리지 않고 건물 동서의 작은 골목을 차단 하고 량켠으로만 허물어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삼층에서 뛰여내린 장만이는 간수가 누워있는 곳으로 뛰여 가려고 일어섰다가 폴싹 주저앉았다. 다리를 상한 것이였다. 그는 한다리를 땅바닥에 끌며 힘겹게 기여갔다.
장만이는 “오반장! 오반장!…”하고 소리를 지르며 흔들어 보았다. 그는 숨이 끊기였고 맥박도 멈추었다. 뒤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장만이는 오간수의 호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꺼냈다. 급급히 110전화 번호를 눌렀다. 그리고는 웃옷을 벗어 피 흐르는 오간수의 뒷머리에 받치고 두손으로 심장 부위를 눌러주었다.
삼층에서 리 청산이라 부르는 애가 장만이를 도우려고 뛰여내렸다. 장만이 보담 여나문살 덜먹은 그도 살인범 죄수였다. 110의 경적소리가 들리자 청산이는 오간수를 들고 있다가 차가 멈춰서자 뒤좌석에 밀어넣고는 장만이를 안아다 앉혔다.
“경찰 한분이 남아서 죄수들을 감시 해야합니다. 저들만 남겨놓으면 안돼요.”
장만이가 말하였다. 경찰 둘이 현장에 남고 110차는 오간수와 장만이를 싣고 부근의 시립병원으로 달려갔다. 장만이는 다리의 극통을 참으며 오간수의 가슴을 끊임 없이 눌러주었다. 병원에 이르러 차에서 내릴 때 오간수는 눈을 떴다.
오간수는 뇌진탕 치료와 인공 엉덩이뼈 이식 수술을 받았고 장만이는 부러진 오른쪽 큰 다리뼈를 이었다. 그들은 한병실에 한달간 함께 있었다.
장만이는 자기가 부상 당했다는 것을 절대 가족에 비밀로 해달라고 청구 하였다. 그리하여 그가 공을 세우고 부러진 다리를 다시 이은 것을 누구도 몰랐던 것이다…
방 화는 보석청구서를 낸 후 감옥에 출근 하듯 다녔고 장만이와 경상 면회하였다. 보름 후론 방 화의 승용차가 도착하여 절로 몰고 다니니 아주 편리 하였다. 힘들게
다니지 말고 집에서 소식을 기다리라고, 중앙 최고 인민법원에서 통지가 내려오는
즉시로 알려줄 것이라고 감옥장이 늘 말해도 방 화는 참지 못 하고 감옥으로 달려 가군 하였다. 사실을 모르는 교관들은 처음엔 어데서 멋진 여자가 전근 해왔구나고 생각 하다가 차츰 사실을 안 후론 그녀의 남편에 대한 집념과 애정에 탄복하였다.
석달만에 집으로 소식이 왔다. 가석방이 비준 되였으니 맞이 해가라는 것이였다.
방 화는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다른 때보다 한시간이나 일찍이 일어나 밥을 지었다. 시부모들은 영문을 모르는채 방 화가 하자는대로만 따라 하였다. 온 식구가 감옥으로 면회 갈 때면 이렇게 일찍이 일어나 일찍이 해먹고 일찍이 떠나군 했다. 김 병국은 일력장을 번져보고는 도리질을 하였다. 분명 월요일은 아니다.
방 화가 집에 온 후 거의 매일 같이 나돌지만 시부모들은 입 한번 뻥긋 하지 않았다. 그들은 며느리를 믿고 있었다. 방 화 또한 무슨 일로 나다니고 있다는 것을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다. 만약 가석방이 비준 되지 않으면 로인들에게 주는 충격이 너무나 클 것이므로 아무것도 모르고 지내게끔 하고 자기 혼자 고통을 삼키려고 계획 한 것이였다. 시부모들이 뜻 밖의 일에 기뻐하실 모습을 생각하니 방 화는 더욱 흥이 났다. 김 병국이 하도 답답한지 참지 못하고 질문을 들이대고 말았다.
“며늘아가, 오늘 면회날도 아닌데 이렇게 가서 되것냐?”
“호호호… 아버님도 누가 면회 간다 했어요?”
“그럼 뭐냐? 딱 면회가는 날 같잖으냐?”
“면회보담 더 좋은 일 있어요. 조금만 참으세요…. 그옷 말고 새 옷 입어요. 어머님두요. 저도 오늘 제일 좋은 옷 입을겁니다.”
방 화는 시내에 들리여 남편 장만에게 입힐 고급 스프링코트를 하나 사고 채양이 길다란 검은색 모자도 하나 샀다. 그리곤 부식품 가게에 들리여 두부 두모를 샀다.
김 병국은 차가 시가지를 벗어나 달리는 길을 보니 확실히 감옥 가는 길이다.
“알겠다. 오늘 무슨 활동하는 날이지? 연출이면 몰라도 운동대횐 싫더라.”
그는 아는 소리를 했다. 그는 죄수들이 하는 봄 운동경기도 보았고 춘절 연출도 구경 했었다. 하여 봄 운동경기일 것이니 안 올걸 왔다고 후회 하는 소리다.
“에그, 며느리 하자는대로 가만히 좀 있습소까이.”
허 봉녀가 령감에게 핀잔을 준다.
방 화는 감옥장한테 올라갔다가 인츰 나왔다. 그리고는 대문 앞에 차를 세워놓고 기다렸다. 애들은 차 주위를 맴돌며 뛰여 논다. 한시간이 흘렀다. 방 화는 감옥장 한테 전화 치려고 핸드폰을 몇번 꺼냈다가 가까스로 참으며 도루 넣었다.
드디여 커다란 철 대문에 달린 작은 인행문이 열렸다. 방 화는 천천히 그쪽으로 발길을 옮겨놓았다. 나온 사람은 남편이 옳았다. 방 화는 마구 뛰여갔다. 그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
“나때문에 고생 했어요, 방철이 아빠!”
“고맙소, 방 화! 나를 빼내느라 동무가 얼매나 고생했는지 다 들었소…”
“아니, 이 두부부터 잡숴요. 어서요!”
“그건 왜? 배도 안 고픈데…”
“몰라요, 텔레비에서 다 그렇게 합디다.”
장만이는 아버지 어머니 한테로 몇발자국 다가가 안기였다. 안겼다기 보다는 두 늙은이를 한품에 끌어안아 버렸다. 신애와 방철이가 “아빠!”를 부르며 달려왔다. 장만이는 어린 것들을 안아올렸다. 병국이는 장만이가 마구버린 들가방을 주어들고 승용차 쪽으로 걸어갔다. 방 화는 애들을 한팔에 하나씩 안고가는 장만의 뒤를 따르며 모자를 씌워주고 차곁에 애들을 내려놓자 스프링코트를 씌워주었다.
방철이는 할머니한테 안기고 신애는 할아버지 곁에 붙어 앉았다.
장만이는 보조석에 앉아 안해의 일거 일동에 눈을 깜짝이지도 못한다. 너무나도 우아하고 대견스럽고 멋지다. 얼굴만 옛날 방 화이지 모든 것이 바뀐듯 하다.
“이번엔 며칠이냐?”
또 병국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도 예순 다섯이라 입이 가벼워질 때도 된가부다.
“영 나왔는데요? …동무 말씀 안 드렸소?”
“녜, 그러다가 석방에 실패하면 부모님들 속상해 하시잖아요?”
“영 나오다니? 그게 정말이냐? 며늘아기가 석달동안 말도 없이 그노릇 하러 뛰여다닌거란 말이냐? 원 참 장하고 고맙다!”
병국이는 시초에 며늘아기를 버리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생각 하였다. 특히 허 봉녀는 처음엔 모든 것이 며늘의 탓인것만 같아 영영 끊어버리려고 달려들었었다. 그때 용서치 않고 갈라졌더면 자기 아들 장만이는 감옥에서 언제까지 더 썩어야 할지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김 병국이와 허 봉녀는 참으로 꿈만 같았다. 무기도형이라던 아들이 5년도 안 되여 나오다니, 그들은 자기 다리를 꼬집어 보기도 했다. 짜릿하고 아픈걸 보니 꿈은 아닌게 분명 하였다.
그들은 시가지의 가장 호화로운 식당에 들어가 정심을 먹고 술도 마셨다.
향파출소 대문 앞에 차를 세워놓고 방 화는 남편을 데리고 소장실로 들어갔다.
주 병길은 그들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방 화는 감옥에서 써준 가석증을 내보이고 도장을 맞고 주소장의 싸인을 받은 후 교시를 들었다.
“축하합니다. 말 안해도 아시겠지만 보석기는 약 육년반입니다. 한달에 두번씩 파출소에 와 신고 해야 하고 향 범위를 떠날 때엔 파출소에 와 청시 해야합니다…”
무기형으로부터 16년 유기형으로 감형 됐고 금년에 또 5년 감형 받았으며 수감 생활을 이미 4년 7개월 10일간 하였다. 그러니 이제 6년 4개월 20일이 지나 2010년 10월 1일이면 만기석방 되고 관제를 면한다는 것이 가석증에 똑똑히 씌여져 있었다.
장만이는 아직 잠에서 깨지 못했지만 새 생활은 시작 된 것이다. 많고 많은 새 생활중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석달을 연구 했으나 방 화는 여전히 종잡을 수 없었다.
남편을 빼내오는 일은 생각보담 순리롭고 빨리 끝났다. 무슨 일이나 이처럼 쉽게 풀린다면 얼마나 좋으랴고 방 화는 속으로 생각 하며 행운을 빌었다.
“옛날 산골에서만 살다보니 단순하고 어리석었습니다. 무지몽매하고 유치하였죠. 세상이 그렇게도 넓고 오색 찬란 할 줄은 꿈에조차 생각지 못 했어요. 전 완전히 딴 여자로 탈 바꿈 했습니다. 똑똑하고 적극적이고 대담하고 강한 그런 좋은 쪽으로요. 호호호…똑똑한 쪽이란게 아주 똑똑한게 아니라 옛날보담 좀 나아졌단 말입니다.”
“글쎄, 동무가 이렇게 똑똑한줄 몰랐소. 남들 같으면 가석방이란 생각도 못하고 생각 했다고 해도 능력도 안 될거요. 어데 가서 그 많은 돈을 구한단 말이요.”
방 화네 네식구가 방철이 외할머니 뵈러 가는 길이다. 장만이가 방철이를 안고
보조석에 앉고 신애는 뒤좌석에서 홀로 맘대로 뒹굴며 놀고 있다. 시부모님들도 함께 떠나자고 동원 하였으나 집을 비워 둘 수 없다면서 말을 듣지 않았다.
방철이도 벌써 세살인데 태여나서 처음으로 외할머니 뵈러 간다. 신애는 두살에 고향을 떠났는데 학교에 붙을 나이가 되였다.
“신애 학교 붙기 전에 빨리 이사 해야 할텐데 아마도 연길로 가야겠죠?”
“그래야지, 먼저 조선글부터 가르쳐야 하니깐. 학교 가깝고 유치원 가까운 곳에 집을 사기요. 아침 저녁 할아버지 할머니 데려가고 데려오고 하기가 쉽게.”
“이번에 가보고 집을 삽시다. 5월 6월에 장식하고 7월에 이사 옵시다. 그래야 신애 학교 붙는데 영향이 없게 돼요.”
“그래야지, 동무 생각대로 하기요.”
“그저 그래야지 그래야지 하지만 말고 좀 적극적으로 생각 해보세요.”
“방 화, 성 내지 마오. 몇년 갇혔던 사람이 그간 많은 사회단련을 받은 사람의 생각을 어떻게 따라 가겠소? 그러니 내 의식 수준이 따라서기 전엔 동무가 선을 끌어야 할게 아니겠소? 내 무책임해서 그러거나 뭐 딴생각이 있어 그런게 아니오.”
“미안합니다. 내 생각이 짧고 조급해서 그랬어요… 근데 동문 무슨 일을 했으면 좋을지 생각 해보셨어요? 무슨 일이든 해야 할게 아닌가요?”
“글쎄 말이요. 참으로 뭘 했으면 좋을지 감이 안 잡히네. 어데 주조물 공장이나 찾아가서 목형공이나 할까? 내가 안에서 하던 것이구 기술 역시 공정사 급인데.”
“난 싫어요, 난 당신이 남의 믿에서 굽실거리며 일 하시는걸 절대 동의 안해요. 5년간이면 평생의 기시를 다 받은거얘요. 나한테 돈이 모두 얼마 있는지 아세요?”
“천 오백만원이 있다고 하지 않았소?”
“그래요, 그만한 돈이면 자식들까지도 평생 놀고 먹을 수 있겠는데 뭘하러 남의 눈치를 살피면서 살아요? 동무는 사장이나 경리일을 하셔야 해요.”
“내 능력이 없는데 어떻게 경리질 한다구 그러오? 되지도 않을 소리를.”
“먼저 자비심을 버려야 해요. 누구나 다 알고 하는 일은 없어요. 배우면서 하는 것이라구요. 이는 박 동규사장님, 우리사돈님이 나를 처음 관내로 들여보낼 때 하신 말씀입니다. 그말씀이 맞더라구요, 제가 뭘 할 줄 알았겠어요? 달려들어서 하면서 배우고 배우고 또 하고 그러면서 뭐나 늡디다. 하자꾸나 하는 마음이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가들 다 이렇게 배워가며 성공 한거래요. 동무의 목표가 선다면 우리 이번에 주택을 살 때도 함께 고려 해야 하는겁니다. 목표가 정해지지 않으면 먼저 신애 입학만 고려 하구요. 하긴 부동산에 투자하면 돈 벌 수 있는데. 지금 기업가라면 부동산업에 끼여들지 않는 사람 없어요. 허지만 난 그런 쟁탈전에 끼여들기가 싫어요. 힘도 없구요. 우리는 우리 능력에 맞는 남들이 쟁탈 하지 않는 그런 일을 찾아 해야해요.”
방 화넨 리화촌 광철이네 집에서 하루밤 자고 떠났다. 하루 묵으면서 박 동규네
집에도 인사 하러 갔다왔다. 이튿날 토봉촌 구석툰에 들려 강 평이네와 정 강이네를 만나보고 연길로 갔다. 연길에서 하루밤 자고 룡화시 남포향에 갔다 올 예정이다. 시간을 짜내여 꼭 박 경산한테 인사 하고 오라고 김 병국은 간곡히 당부 하였었다.
연길에 와 민항호텔에 방을 잡고 방 화는 공원소학교 정문 맞은켠에 사는 해연이 어머니 뵈러 갔다왔다. 해연이 어머니는 두애를 보살피며 잘 보내고 있었다.
련속되는 로상의 피로로 방 화는 지쳤다. 애들도 지쳤다. 저녁을 먹고 샤워를 끝내자 모두 인츰 잠에 골아떨어졌다. 제일 멀쩡한 것은 장만이였다. 침대 두개짜리 방인지라 방 화와 장만이는 어린애를 하나씩 끼고 자야 했다. 장만이는 엄마의 팔을 베고 자는 방철이를 안아다 신애 곁에 눕히고 자기가 방철의 자리로 올라와 앉았다. 장만이는 방 화의 손을 잡고 만지작 거렸다. 안해가 깨여나기를 바라는 동작이였다.
“왜요? 쉬지않구?”
“깨여났소? 내가 어깨를 조금 주물러 줄라고. 련 며칠 운전 하느라고 얼마나 힘 들었소? 래일 또 차를 몰아야 할텐데. 내가 빨리 운전을 배워야지 보기가 힘드오.”
“고마워요. 어깨가 시큼거려 죽겠습니다. 수고 해줘요.”
방 화는 팔을 벌리고 엎드렸다. 장만이는 방 화의 등을 타고 앉아 열심히 어깨와 두 팔을 안마 하였다. 방 화로서는 난생 처음 받아보는 안마이다. 힘 있는 두손으로 누르며 문지르고 비틀어 쥐여짜는 것이 뼈마디마다, 근육의 오리오리 마다가 얼마나 시원하고 상쾌한지 형용 할 수가 없었다. 장만이가 손에 힘을 줄 때마다 방 화의 목구멍에선 저도 모르게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너무도 시원해요, 이렇길래 거리바닥 골목마다 안마원 뿐이지. 이렇게 좋은 줄 정말 몰랐네요. 동무 안마원 꾸려도 되겠어요.”
“헛 소리, 이게 무슨 안마요? 애무지. 안마란건 제대로 배워야 하는게요.”
“시원하믄 되는게지뭐. 저녁마다 애무 해줘요. 근데 힘들지 않아요? 쉬세요.”
“괜찮우, 좀 더 해야 피로 풀리지. 동무 하루 내내 차를 모는데 비기문 뭐…”
장만이는 열심히 안마 하였다. 그리고는 점차 애무로 넘어갔다. 방 화는 싫지가 않았다. 그들은 자연히 흥분 된 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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