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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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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장편《촌부의 사랑》

36. 끝나지 않은 사랑
2013년 05월 15일 08시 59분  조회:1945  추천:0  작성자: 김재진
     36.  끝나지 않은 사랑
 
 
김형사는 책상 위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어이, 명수! 맞소? 하하하… 내 급히 알아볼 일이 있단데. 거기에 남 영식이라고 우리 가져다가 집어넣은 자가 있는데 근간에 면회 간 사람들중에 김 택수 아니면 오 룡국이란 작자가 있는가 등록부를 보오… 양, 야, 맞소. 만약 하나라도 있으면 남개 하구 왜 방 화의 핸드폰번호를 알려줬는가, 알려줬는가 안 알려줬는가가 아니라 왜서 알려줬는가? 단도 직입적으로 물어보오… 지금 인츰이요. 급한 일이 생겨서 그러는 것이니 즉시 전화쳐주오. 핸드폰으로… 내 밖에 나갈 수도 있으니깐…”
김대장은 감옥에 있는 친구한테 전화를 친 후 방 화한테로 다시 눈길을 돌렸다.
“십중 팔구는 그자들이 벌린 짓일겝니다. 다른 날도 아니고 다른 시간도 아니고 중요한 대회를 여는 때에 소동을 일으켜 화풀이라도 하려는 심보입니다. 방동무는 그렇게 생각 되지 않습니까? 놈들이 일석이조를 하려고 든겁니다.”
“듣고보니 확실히 그런것 같아요. 경험 있으신 분이 다르시긴 다르시군요.”
“범죄분자를 잡고 어린애를 구하는건 시간적 문제인듯 합니다. 다른 단서 같은 것이 있으면 다시 연락하기로 하구 헤여집시다. 다시 말하지만 사사로이 행동하지 말라는겁니다. 위험하니깐요. 놈들한테서 전화가 오면 돈을 갖추는 중이라고 시간을 늘구면서 나한테 보고 하시요. 돈 낼 장소라든가 시간이라든가.”
방 화는 인사를 남기고 급급히 내려와 고속으로 차를 몰아 동시장 앞으로 왔다.
차를 멀리쯤에 세워두고 달음박질 치다싶이 개미식당으로 들어갔다.
“형수님, 오셨어요?”
“아직도 연락이 없소?”
“예, 아직은요. 그러나 꼭 연락이 오겠죠. 공안국에선 뭐랍디까?”
“돌아가 기다리랍데. 이미 혐의분자를 설정하고 조사도 시작 했소. 애만 탈이
없으면 좀 기다리는것 쯤이야 뭐.”
“밤을 새며 기다려서라도 잡고야 말겁니다. 형수님, 식사는 뭘로 하시게요?”
“안 먹겠소, 넘어 안 갈거요.”
“형수님두, 그래서야 씁니까? 그리구 빈상 앞에 오래 앉아 있으믄 의심스럽지 않습니까? 아, 잠깐만요. 아는 놈입니다. 저새끼들한테 잡히면 나 몸 못 빼요.”
청산이는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우고 손가락 사이로 카운터만 쏘아 보았다. 방 화가 영문을 몰라 머리를 돌리려는데 “보지 마세요.”하고 청산이가 제지시켰다.
“저자식이 여기에 일등 건달인데 도마뱀이라 부릅니다. 어쩌면 오늘 일과 련관이 있을지도 모르니 아직 지켜 봅시다. 엉? 처먹지도 않고 나가버리네요…”
청산이는 얼굴에서 손을 떼며 안도의 숨을 길게 내쉬였다.
 
“그렇게 무서운 놈이요?”
“무서운게 아니라 내 발바닥을 핥으라고 해도 찍 소리 못 하고 핥는 놈입니다. 나를 보면 술을 먹자고 지랄 쓸게구 별의 별것들이 다 모여들겁니다. 그러면 우리들 일은 어쩝니까? … 엉? 전화! 전화 옵니다.”
청산이는 호주머니에서 방 화의 핸드폰을 꺼내여 펼쳤다.
“형수님, 저 공공전화를 보세요. 저게 도마뱀입니다. 저 미련한 자식! 어이구…”
개미식당 카운터에 잠간 섰다가 나간 도마뱀이 공공전화대의 송수화기를 귀에다 대고 있었다. 청산이는 길 건너편의 도마뱀을 주시 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시요, 악마선생이요?”
“넌 누구냐? 왜 전화 임자가 받지 않는거야?”
“나 방철이 아부지다! 방철이 엄마는 네놈의 전화를 받고 몸져 누웠다. 돈은 내 직접 가져갈테니 지점만 말해라. 그리구 우리아들 털끝 하나 건드리면 너는 죽는다!”
“개소리 집어치고 지금 돈 가져다 룡화동시장 맞은켠 개미식당 카운터에 맡겨라. 딴짓 했다간 네새끼 털끝이 아니라 모가지가 없을 줄 알아라! 너 지금 어디냐?!”
“남포다. 뻐스타고 가자면 반시간 남아 걸린다. 방철이는 어데 있느냐?”
“돈을 내면 알려준다. 악마는 기다리기를 싫어하니 빨리 움직여라!”
도마뱀이 송수화기를 걸어버렸다.
청산이는 격분을 못 이겨 련이어 “개새끼”를 불러댔다. 창가에 다가서서 밖의 동정을 살폈다. 도마뱀은 자리를 뜨지 않고 동시장 마당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청산이는 돈이 든 가방을 방 화에게 맡기였다.
“형수님, 까딱말고 기다리세요. 놈들이 형수님을 모르니 위험은 없을겁니다. 제가 랭면 한그릇 보낼께요, 천천히 드셔요. 참으로 우리가 이 진지를 먼저 점한 것이 잘 됐습니다. 방철이 아버지가 돈을 갖고 남포로부터 오고 있는줄로 알 것이니 우리에겐 시간이 충족 합니다. 제가 가보고 올터이니 국수 드시면서 기다려요.”
 “난 생원만 믿겠소. 꼭 조심 하오. 십년전 과오를 다시 범해선 절대 안 되오.”
“알아요, 형수님!”
청산이는 카운터로 갔다. 카운터에서 우로 돌면 출입문인데 여름이라 문은 열려 있고 파리와 모기를 막느라고 드리워놓은 문발 사이로 그밖에서 서성거리는 놈이 보였다. 청산이는 출입문을 등지고 카운터에 측면으로 섰다. 자기가 먼저 먹은 랭면 값을 치르고 한그릇 값을 더 냈다.
“저 아줌마한테 랭면 한그릇 시켜주시요.”
“랭면 한그릇!ㅡ”
카운터의 아가씨가 주방에 대고 소리치자 그 안에서 알겠노라고 “랭면 한그릇”을 되풀이 하였다. 청산이는 낮은 소리로 아가씨에게 물었다.
“아가씨, 내가 누군지 아오?”
“아저씨 저사람들 령도잖아요?”
“맞어, 근데 우리는 령도라 말하지 않고 쉽게 두목이라 부르는거요. 방금전에 들어온 작자가 아가씨한테 뭘 부탁 했소?”
 
“이제 누가 무슨 물건을 가져 올거라면서 받아 두라더군요. 물건을 가져 갈 때 나한테 백원이나 준대요. 그리구 이걸 물건 가져오는 사람한테 주라고 했어요.”
카운터 아가씨는 작은 봉투 하나를 꺼내여 청산이 앞에 놓았다.
청산이는 봉투를 뜯었다. 속지엔 “동시장 51번 매대에서 물건을 찾아가라”는 몇 글짜가 적혀 있었다. 청산이는 흥분한 나머지 저도 모르게 아가씨의 손을 움켜잡고 흔들었다. 영문을 모르는 아가씨는 와뜰 놀라며 손을 빼고 얼굴이 빨개졌다.
“아가씨, 고맙소! 내 인츰 갔다 올께. 정말 고맙소!”
청산이는 주방으로 달려들어갔다. 놈들의 눈을 피해 뒤문으로 나가고 동시장도 뒤문으로 들어가야 했다. 카운터 아가씨는 무엇이 고맙다는건지 어안이 벙벙 하였다. 어디에 갔다가 인츰 오고 다시 와선 어쩌자는 것일까고 궁금하기도 했다.
감옥에서 교도원으로 일하는 명수한테서 전화가 왔다. 김대장의 추측과 판단이 하나 틀린 것이 없었다. 오 룡국이 반달 전에 남 영식의 면회를 갔었는데 7월 12일에 일을 벌리기로 하고 전화번호를 알고 왔던 것이다. 김대장은 남포향 파출소 박 흥태더러 오 룡국이란 작자를 냉큼 잡아들이라고 전화를 쳤다.
“김대장님, 오 룡국이 없어진지가 오랩니다. 집을 팔아버리고 다 갔습니다.”
이렇게 되여 잡을 길이 끊어지고 말았다. 기필코 오 룡국놈의 소행인데 말이다. 김대장은 방 화한테 전화를 걸어 오 룡국의 행방을 알고 있는지 물어보기로 하였다.
개미식당과 동시장 정문은 길 하나를 건너면 되니 일분거리도 안 된다. 허지만 뒤문에서 뒤문으로 가려니 얼마나 많이 돌아야 하는지 모른다. 청산이는 십오분을 달려서야 동시장 북문에 이르렀다. 사람들로 붐비는 시장에서 그는 51번 매대를 찾아 뛰여다녔다. 핸드폰이 청산의 호주머니 속에서 부르르 떨었다.
“여보세요, 누구십니까?”
“공안국인데요, 방 화의 전화 맞습니까?”
“맞는데요. 무슨 일이십니까?”
“방 화동무 바꿔봐요.”
“바꿀 수 없습니다. 나는 그의 남편인데 지금 룡화로 가는 길입니다.”
“방금 전 방 화동무 만났었는데…”
“죄송 합니다! 제가 바쁜 일이 있어서 전화를 끊겠습니다.”
청산이는 나쁜 놈들이 전화를 걸어 공안국인척 하고 뭘 정탐 할 수도 있으니
서뿔리 대답 해선 안 된다는 것을 일찍 생각 해두고 있었다. 진짜로 공안국에서 오는 전화일지라도 크게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 하였다.
청산이는 매대의 높은 번호로부터 낮은 번호로 내려 헤면서 60번까지 왔다.  51번 매대는 지척에 있다. 복장매대에 걸터 앉아 다리를 흔들며 놀고 있던 방철이가 청산이를 발견하고 먼저 “삼촌!”을 불렀다. 청산이는 멀리에서 방철이를 언녕 보았으나 기척을 내지 않고 주위의 동정을 살피며 천천히 접근 하고 있는 중이였다. 감시망이 있는것 같지가 않았다. 그리고 애가 이미 소리 질러버렸으니 지체 없이 다가가야 했다. 청산이는 방철이를 얼싸 안았다. 그리고는 매대 주인에게 련속 굽석거렸다. 년세가 60이 넘어보이는 매대의 녀주인도 함께 굽석거렸다.
 
“엄마가 데리러 올거라더니만 삼촌이 왔네. 에그 애두 귀엽기두, 쯧쯧쯧…”
“어머이, 누가 이애를 데려다 놨습니까?”
“어떤 아줌마가. 한 40 됐을까? 애엄마 화장실 간 새에 자기가 봐주기로 했는데 일이 급해 간답데. 데리러 안 오믄 우리 가지자 했는데 왔구만. 하하하…”
“고맙습니다, 어머이. 우리 형수님 일이 바빠 제가 왔어요. 우리조카 잘 봐줘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이거 너무 적지만 받으세요.”
청산이는 백원짜리 지페 한장을 매대 위에 놓고 돌아섰다. 매대주인은 돈을 도루 가져가라고 왝왝 소리지르지만 청산이는 그소리에 귀를 기울릴 새가 없었다. 북문에 나서니 기다리기라도 한 듯 택시 한대가 서있었다. 뻐스로 삼십분 푼하면 남포에서 룡화시에 이를 수 있다. 그러니 그시간을 장악 하고 일을 끝내야 하므로 택시를 타야했다. 청산이는 개미식당 뒤문에 이르러 택시를 세우고 내렸다. 식당에 들어가 방철이를 내려놓자 애는 “엄마!”를 부르며 달려갔다. 창밖의 도마뱀만 지켜보고 있던 방 화는 화닥닥 놀라며 몸을 돌렸다.
“방철아!”하고 방 화는 웨치며 한무릎을 꿇고 달려드는 아들을 받아 안았다. 두 눈에서 저도 모르게 뜨거운 것이 억수로 쏟아진다. 희열의 눈물이다. 열시에 악마의 전화를 받은 그때부터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았다. 이같이 귀여운 아들을 잃었더면 어쨌을까고 생각 하니 몸서리가 치고 머리카락이 곤두 섰다.
“형수님, 저의 핸드폰 줘요. 그리고 이것 형수님 핸드폰 인젠 물립시다.”
“애삼촌, 고맙소! 이은공 두고두고 갚어도 못 다 갚을거요. 참으로 너무 고맙소!”
“아이 참, 형수님두. 그런 말씀 말아요. 제가 형님과 형수님의 은공을 다 갚을 길이 없는걸요. 형수님, 잠깐만요. 인젠 일을 마무리 져야 하겠습니다.”
청산이는 시장 앞의 공공전화번호를 자기의 핸드폰에서 재생 시킨 후 “통화”를 눌렀다. 창문으로 내다보니 도마뱀은 망설이다가 송수화기를 벗기였다.
“여보시요?”
“야, 이 개새끼 도마뱀아! 너 당장 개미식당으로 건너 오나. 근처에서 서성거리는 새끼들을 싹 불러가지구. 한놈이라도 빼놓으면 네놈의 모가지를 비틀어버린다!”
“어느새끼길래 큰 소리야? 담이 있으믄 나오나!”
“내 청산이다! 개자식아, 형님 목소리도 모르냐?”
청산이란 이름을 듣자 도마뱀은 송수화기를 버리고 급급히 길을 가로질러 뛰여 왔다. 송수화기는 전화통에 매달려 흔들흔들 홀로 그네를 뛰고 있었다.
도마뱀은 개미식당에 들어서자 먼 발치에서 무릎부터 꿇었다.
“형님!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형님의 목소리도 못 알아듣고 정말 죄송합니다!”
“그 문밖의 애들을 불러가지구 여기 가까이에 오나!”
도마뱀이 앞에서고 뒤에 두 졸개가 섰다. 청산인 한발 다가서며 도마뱀의 귀뺨을 서너개 여지없이 후려갈겼다. 도마뱀은 찍 소리도 못 하고 맞고 서서 형님이 왜서 이처럼 대노 하셨을까 속구구 해봤지만 답안이 나오지 않았다.
“이 망종 개자식들아! 종아리를 분질러놔래?!”
도마뱀과 두 졸개는 “형님!”을 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
 
“내가 아니구 우리 형수님 앞에 꿇어! 이 망종 망나니들아! 나쁜 짓을 해도 좀 똑똑하게 해라! 너네 오늘 내조카를 랍치 했단 말이다. 이 멍청한 새끼들아! 작년에 나를 실어가던 큰 형님 생각 나겠지? 바로 그형님의 귀동자란 말이다. 이 개자식아! 넌 언제부터 악마질 했니 엉? 나쁜짓거리 하지 말라고 올바른 길로 가라고 그렇게 말했건만, 너 사람질 할래 안 할래? 뭐 담이 있으믄 나오라고? 오늘 너 같은 놈을 비벼 죽이고 싶지만 내 감옥 가기 싫어 놔둔다! 주모자가 누구냐? 내조카 랍치 하고 돈을 갈취 하려던 주모자가 너냐? 너 고의로 나하구 한판 뜨자고 한 짓이냐?!”
“아니, 아닙니다. 형님!”
“그럼 누구야?! 누군가 말이다! 말 안 해? 의리야? 콱 밟아 달라냐?!”
“오 룡국입니다.”
“그게 어떤 새끼야? 내조카를 내오고 매대에 맡기고 지랄 한 년은 또 누기야?”
 “부부간입니다.”
“불러오나, 당장 불러와!”
“연길에 갔는데 저녁에 온다 했습니다.”
“그말을 믿니? 이 멍청한 개다리야! 그런 놈은 공안국에서 잡을거니 내 참는다. 형수님, 이 개새끼 한번 콱 밟아주시요. 정신 좀 들게. 형수님 분풀이도 하구요.”
방 화는 방철이를 안은채 땅바닥에 엎드려 떨고 있는 놈들 앞으로 다가섰다.
“인젠 일어들 나거라. 내가 너희들을 밟아놓아 아무런 의의도 없다. 우리 다 같이 공안국으로 가자. 가서 자수 하고 주모자를 적발 하고 주모자를 잡는데서 공 세워라. 그러면 누구도 너희들의 죄를 묻지 않을 것이다. 청산형님 말씀대로 다신 나쁜 짓을 하지 않고 올바른 길로 가리라고 맹세 하거라.”
“형수님, 형님, 용서 하시요, 다시는 나쁜짓 안 하고 좋은 사람 되겠습니다…”
도마뱀과 두 졸개는 땅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 한참을 웅얼거렸다. 그리고는 방 화의 차에 올라탔다. 강박 절반 자원 절반으로 공안국으로 가는 것이다.
“김대장님, …예예, 맞습니다. 김대장님 판단이 딱 맞았어요. 오 룡국이 주모자가 맞아요. 지금 추종자 셋을 데리고 그리로 갑니다. 자수 적발 하러 가는 겁니다. 예예, 오 룡국을 나포 하는데 적극 협조 할 것이라고 결심 했구요, 저의 애도 이사람들이 나한테 데려 왔어요. 다시는 나쁜일 안 할거라고 맹세도 했습니다…”
방 화는 운전 하면서 전화를 쳣다. 방 화는 그들을 무죄로 만들어주고 새로운 사람으로 만들려고 애쓰고 있음을 누가봐도 다 알 수 있었다.
“들었냐? 우리형수님 말씀. 그러니 너희들은 자각적으로 범죄를 중단하고 인질을 돌려준거로 한다. 형수님께선 너희들 같은 원쑤도 사람질 하라고 이렇게 감싸준다. 그러니 나 때문에 범죄 중단 한걸로 하면 안 된다. 어느 놈이 우리형수님의 기대에 어긋나게 감히 나쁜 길을 걷고 형수님의 넓고 뜨거운 사랑의 마음을 희롱 한다면 아무때건 내손에 죽을 줄 알아라! 알아 들었냐?!”
“예! 형님! 명심 하겠습니다! 형수님, 감사 합니다!”
방 화는 차를 대문밖에 세워두고 청산이와 방철이를 차 안에서 기다리게 하였다.
“안 돼요, 형수님. 이새끼들이 말로는 예예 하고 감사하다고 나발 불어도 도망 칠
 
수도 있습니다. 더우기 저놈이 자기꼬리까지 끊어버리고 도망가는 도마뱀입니다.”
“아니요, 이들은 도망 안 칠거구, 생원이 들어가면 범죄 자각 중단이 아니라고들 여길거요. 그러니 이사람들을 진정 살리려면 억압이 아니라 자각에 맡겨야 하는거요. 그리구 도망치면 자기절로 무덤을 파고 뛰여드는 짓인데 환히 열어주는 오색찬란한 길을 안 가고 자멸의 길로 가려는 멍청이가 어데 있겠소?”
세놈이 앞에서 걷고 방 화가 뒤를 따랐다. 방 화도 이들이 도망칠 위험이 많다는 것을 안다. 그러면 품속에서 권총을 꺼내여 엉덩이에다 쏘아버릴 수도 있다. 허지만 그럴 생각은 없었다. 자기가 억지로 사람을 만들 필요까지는 없는 것이다. 그것은 공안과 법정, 감옥, 법제기관에서 할 일이다. 이들이 도망 치면 주모자를 잡는데 좀 지체 될 뿐 큰 상관은 없다. 범죄는 어디까지나 법망을 벗어 날 수 없는 것이다.
도마뱀은 기회를 보아 도망치려고 생각 하다가 좀 전에야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 역시 자멸의 길은 싫었다. 누군가가 재생의 길을 열어 줄 때 그도 일어나고 싶었다.
“너희들은 나와 전화로 련계하고 오 룡국이 없는 새에 개미 식당으로 어린애를 가져다 주었다고 말 하거라. 만일 누가 나하구 물으면 나도 그렇게 대답 할 것이다.”
그들은 방 화가 시키는대로 하리라고 대답 하였다. 정문에 들어서니 김대장과 두 민경이 영접 하러 나오고 있었다. 김대장은 그들을 문패 없는 한 방으로 들여보내고 두 경찰도 따라 들어갔다. 방 화는 갈길이 급했다.
“김대장님, 전 인젠 돌아가도 되죠? 회사에 일이 많아요.”
“잠깐, 이쪽으로 와서 경과를 간단히 말해줄 수 있겠습니까?”
“내가 동시장 정문앞 개미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려 하는데 전화가 왔어요. 어데에 있는가구요. 애를 데려오겠다구요. 무슨 궁리를 했는지 이렇게 간단하게 끝났어요.”
“애는 어데 있습니까? 다친데 없어유?”
“멀쩡 해요. 밖에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럼 일이 바쁘다니 가보시요. 일이 있으면 다시 연락 합시다.”
“오 룡국을 잡으면 소식이라도 알고 싶어요.”
“내가 전화로 알려드릴께요.”
“감사 합니다. 그럼 수고 하세요!”
방 화는 급급히 나와 차에 올랐다. 아직 한시도 안 되였으니 오후 행사에 지장이 없게 된 것이다. 그는 속도를 내여 차를 몰았다. 이렇게 방철이 피랍 사건은 첫 공갈 전화를 받은 후 세시간도 안 되여 결말을 보았다.
“형수님도 참 담도 큽니다. 그놈들이 형수님을 쥐여박고 튀면 어쩔라고요?”
“공안국 마당에서 사람을 친다고? 그랬다간 경찰은 둘째로 치고 생원한테 맞아 뒈질라고? 호호호… 이건 롱담이고 언제나 사람을 쳐선 안 되오. 말로 해야지. 인젠 형님한테 전화 하오.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속이 싹 탈게요.”
장만이는 청산이의 전화를 받고 와뜰 놀랐다. 아들이 랍치를 당하다니!
“청산아, 그래서 어떻게 됐다는거야? 어떤 놈들이 방철이를 랍치 한거야? 그놈들 애를 해치진 않겠냐? 그런 일을 왜 인제야 말 하는거야? 정말 미치겠네…”
“형님, 진정 하고 내 말 좀 마저 들어보고 말씀 해요. 그렇게 흥분 하시고 대회에
 
지장이 있을까봐 형수님께서 조용히 저만 데리고 시내로 왔거든요. 돈 주고 방철이를 찾아가려고요. 그런데 그 졸개 개다리들이 내가 아는 새끼들이 아니겠습니까? 그새끼들 공안국에 싹 집어넣고 방철이를 안고 돌아가는 길입니다. 주모자는 오갠데 아직 못 잡았지만 곧 잡을겁니다. 애는 털끝하나 손상 없고 산책 나온 기분입니다.”
장만이는 뜻밖의 일에 놀랬던 긴장이 탁 풀리며 온 몸에 맥이 쑥 빠져 걸상에 털썩 주저 앉았다. 그리고는 얼굴의 식은 땀을 닦았다.
“청산아, 너 수고 했다. 전화 너 형수 줘봐… 방 화, 나요. 놀랐겠구만… 다 무사 하다니 시름 놨소… 안심 하오, 행사는 잘 진척 되고 있고 방금 연회가 끝나 각자가 침실에서 휴식 하고 있소. 너무 더우니 세시쯤 해가 기우러지면 문예연출을 시작 할거요. 운전 중이니 그만 통화 하고 조심해서 돌아오오.”
방 화는 대회에 영향이 없었다니 안도의 숨이 나갔다. 사람들 귀에 피랍 소식이
들어가고 소동이 일고 대회가 중단 되고 했더면 야단인데 아니라니 천만 다행이다.
“미화아빠, 오늘 정말 고마웠소! 생원이 아니였더면 어떻게 되였을지, 어떠한 난리가 났을지 모를 일인데. 그저 잠깐 근심 했던 일로 되여버렸구만…”
“저하고 감사라니요? 참 형수님도. 방철이가 아니더라도 전 비리는 못 봅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그렇게 가르켰고 선생님께서 그렇게 가르켰고 다년간 형님께서 그렇게 가르켰고 또 형수님께서 그렇게 가르키고 계십니다.”
“넬 각시 같이 미화 보러 갈 생각이지?”
“예, 골프장에 손님이 없으면 갔다가 한밤 자고 오려 했는데 형수님 다른 일이 있으시다면 부모님께 전화만 치고 안 가도 돼요.”
“아니요, 수고 끼칠라고 그러오. 그 삥궐파는 로인하구 개미식당 카운터 아가씨, 그리고 방철이를 잘 봐준 51번 매대의 어머니, 세분께 인사 좀 해야겠소.”
“오, 얼마든지 시키십시오.”
“래일 오전까진 회사에 있어주오. 대회 뒤끝이라 무슨 일이 있을런지 모르니깐.
형님하구 난 손님들을 싣고 연길에 갔다가 래일 오전에야 돌아 올거요. 그러니 우리 온다음 가란 말이요. 떠날 때 5만원 줄테니 방금 말한 세분한테 삼천원씩 전해주오. 나머진 부모님께서 고기라도 사 드시라 하고 미화 우유가루라도 사 먹이라 하오.”
“형수님, 저한테는 안 그러셔도 됩니다…”
“난 배은망덕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소. 이번에 적은 돈은 로인들과 미화 생활에 보태도록 하고 년말에 좋은 차 한대 뽑아줄게. 그러니 그전에 사기면허증을 타도록 하고. 교통국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쉽다고 하던데…”
“감사 합니다, 형수님! 그럼 먼저 신세지고 평생 두고두고 갚을게요.”
“그래요, 오래도록 서로 도우면서 잘 해보기요. 사기증을 탄 후 차를 사는거요.”
“예, 알겠습니다. 형수님을 따라배워 남을 위해 헌신 하겠습니다.”
방 화의 승용차가 사무청사 출입문 앞에 멈추자 장만이가 뛰여와 차문을 열었다.
“방 화, 수고 했소. 청산아 수고 했다.”
장만이는 인사 하면서 청산이 품에서 방철이를 받아 안았다.
방 화는 장만이와 함께 호텔방을 한칸 한칸 훑으면서 래빈들에게 인사 하였다.
 
바쁜 와중에 참석 해주어 감사 하다는 것이 첫째이고 시간이 된다면 또 놀러 오라는 것이 둘째이고 무슨 일이 있을 때 통지 하면 무조건 달려 가리라는 것이 세번째이다. 손님들 중 송자 하나만 남고 오후엔 몽땅 떠나게 된다. 백주에서 온 손님들은 전날 장백산 구경도 갔다 왔고 칠줄 모르는 골프도 하루간 쳤다.
방 화네 부부가 여 수군부부의 방에 들어가 보니 여 빈이와 그의 색시도 와 있고 설아와 련길이가 여사장에게 인사 하러 와 있었다.
방 화는 격식대로 인사를 한 후 회사의 상황도 물어보고 정정이랑 효리랑 애들의 정황도 물어보았다. 마 효리는 시부모네를 모셔오고 아들을 낳았으며 정정이는 딸을 낳았는데 회사의 애엄마 수가 쉬은도 넘게 된다는 것이다. 정정이의 제의 하에 회사 울안에 탁아소를 꾸려 젊은 애기 엄마들이 근심 걱정 없이 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쉬은이나요? 와! 기차네요! 또 당금 유치원도 꾸려야 되겠네요. 리 려나가 원래 유치원 선생질을 했대요. 잘 할겁니다.”
방 화는 9년전 자기가 서른살 때 처음 만났던 처녀애들인 줄로 여기고 있다.
“려나는 아들이얘요, 딸이얘요?”
“아들. 그애가 제일 먼저 낳았어. 헌데 설아는 언제 낳을거지?”
“오라잖아요, 너덧달 됐으니깐요.”
방 화가 대신 대답 해주었다.
“사장님, 여 빈오빤 언제 결혼 하죠?”
방 화가 물으려는 말을 설아가 먼저 물었다.
“그걸 네오빠하구 물어봐야지 나하구 물으면 어떡하니? 허허허…”
“명년쯤 예산 합니다. 명년이면 만 서른 살인데 뭐 그리 늦은건 아니죠? 누님.”
여 빈이는 방 화를 상대로 대답 한 것이다. 그들은 미국에서 돌아오자부터 동거 생활을 하고 있으니 식을 올리나 마나 한데 식이 없이 아이를 낳아선 안 되므로 손군을 원하는 부모들 립장에선 조바심이 나는 것이였다.
“결혼 날자 정하믄 나한테 알릴거지? 여 빈아.”
“물론이죠, 바쁘셔 못 오시겠지만 하나밖에 없는 누나신데 꼭 축복 받아야죠.”
“그래, 꼭 알려야 한다. 나는 꼭 갈거다. 니가 날 얼마나 따랐고 또 내게 얼마나 큰 힘이 되군 했었는데. 그리구 삼촌, 래일 아침 비행기이니 여기에서 밤을 쉬고 아침 일찍 떠나셔도 되지만 여기에 오셔 산골에만 계시다 가셔 되겠어요? 비록 이곳 시내라는 것이 백주의 몇십분의 하나도 안 되지만 민족 풍속과 풍미가 있잖겠어요? 미국 손님들이 곧 떠날겁니다. 그러면 우리도 떠납시다.”
“알겠다. 이번에 온집식구 다 와서 접대 잘 받고 잘 놀고 간다. 너한테 너무 페를 끼친것 같구나. 아무쪼록 하는 일이 잘 되기를 우리는 기원한다. 그리고 이거 우리 밥값이나 될런지 모르겠다. 니가 카운터에 결재 하거라.”
“아닙니다, 돈 안 받아요. 돈 벌려고 청한줄 아세요?”
“그런건 아니지만 이회사가 너 혼자의 것만은 아니잖니? 너의 면목을 깎는 일을 삼촌이 어떻게 하니? 그러니 사양 말고 받어라. 십만원 밖에 안 된다. 이많은 일들을 하느라고 돈도 많이 들고 했을테니 원래는 많이 부조 해야 하는건데 애들 집도 사고
 
부동산에 좀 투자 하고 하다보니 쥔게 없구나.”
“삼촌, 그러니 도루 가져가시란데두요. 전 자금이 쫄리지 않아요. 여 빈이 병원 지을 생각도 가지고 있던데 돈이 얼마나 많이 들겠습니까?”
“거야 그때 봐야 아는거지. 모교에서 교편을 잡고 과학연구에 몰두 하는 것이 좋으련만 자기 병원과 연구원을 갖추겠다고 하니 모르겠다.”
“여 빈의 말을 들어보니 도리가 있더라구요. 잠시 학교에서 교편을 휘두르다가 때가 되면 림상실천을 하면서 연구경비를 벌고 연구와 실천을 결합 한다네요…”
방 화의 핸드폰이 울렸다. 미국손님들이 헬기 타러 옥상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방 숙의 통지였다. 방 화는 여 수군에게 사과 하고 장만이와 함께 옥상으로 따라 올라 갔다. 옥상에서 방 숙이 해연이네가 젬스네와 악수 하고 있었다. 방 화네도 급급히 뛰여가 손을 내밀었다. 악수를 마치고 젬스네는 헬기에 올랐다. 사람들이 뒤로 물러 서자 잔등에 쳐져 있던 프로펠라가 돌아가고 헬기는 큰 잠자리처럼 날아가버렸다.
“언니, 이 옥상에서 사면팔방 경치 구경 하면서 술을 마셨으면 좋겠소.”
송자가 헬기가 멀리 사라지자 방 화의 팔을 잡으며 하는 소리였다.
“그래? 그러지 뭐. 래일 그러자. 나는 남방에서 온 손님들을 모시고 가야 하거든. 래일 오전에 돌아온다. 우리 코 삐뚤어지게 마셔보자.”
“양, 코도 입도 눈도 다 삐뚤어질 때까지. 호호호…”
방 화의 승용차와 장만이가 모는 로 길룡의 승용차에 백주에서 온 손님들과 박 동규네 부부까지 네쌍을 싣고 연길로 떠났다. 연길 국제 호텔에 방 다섯개를 잡고 호텔 대청에 설치한 공항 매표구에서 이튿날 비행기표 여섯장을 끊었다.
연길로 모시고 왔다뿐이지 별다른 행사를 안배 할 것이 없었다. 오후에 북방관광 무역 박람회 회장을 둘러보고 저녁에 랭면이나 한그릇씩 대접 하면 끝이다.
여 수군은 서시장에서 장백산 장뇌삼 백뿌리를 샀다. 친구들께 례물로 줄거란다.
그들은 이튿날 아침 일찍이 공항으로 가 남방 손님들을 배웅 하였다. 여 수군은
검표구에 들어서면서 돈을 승용차 방석 밑에 덮어두었노라고 방 화에게 귀뜀하였다. 박 동규네를 연길 철남거리에 있는 집까지 모셔다 드리고 귀로에 올랐다.
그들이 갑수동까지 반쯤 왔을 때 시국 형사대의 김대장한테서 전화가 왔다. 전날 저녁 도마뱀이란자가 오 룡국에게 돈을 넘겨준다고 꼬셔 오 룡국부부를 성공적으로 잡았다는 것이다. 도마뱀네 셋은 교육하여 내보냈고 오 룡국에 대해 심문 정찰 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남 영식은 가형 될 것이고 오 룡국도 옥살이를 면치 못 할 것이다. 그들은 무자비한 법제 앞에서 이만 갈 것이라 김대장은 흥이 나서 말 하였다.
잠간 후 송자한테서 유부시장네가 왔다고 전화가 왔다.
“언니, 아마도 그 투자문제로 온 것일게요. 그래서 언니 손님 연우를 가고 없는데 어쩌겠는가고 했더니 기다리겠다는게요. 어쩌라우?”
“우리 이제 한 삼사십분이믄 도착 한다. 우리 아마도 먼저 토론 해야잖니? 니가 청산이더러 그사람들을 데리고 나가 골프 연습이나 좀 시키면서 놀라고 해라. 그리구 될 수 있으믄 그들이 무슨 항목인지 돈은 얼마나 수요 하는지 탐문 해라.”
“알았소. 헌데 점심에 언니네 오믄 옥상 파티를 열자 했는데 끝났구만. 호호호…”
 
“이 계집애야, 점심에 옥상에서 술을 먹다간 다 불고기 된다. 저녁에 하자.”
“알았소이다. 그럼 조심해 운전 하오.”
유부시장은 시경제계획위원회 주임과 대외 경제기술 합작위원회 주임을 데리고 갑수동으로 다시 찾아 온 것이다. 그들은 골프란걸 말만 들었지 보지도 못 했었다. 쇠덩이가 달린 골프채는 생각보담 묵직 하였다. 그 공도 탁구공처럼 가벼운 것이 아니라 당구공보담은 가벼우나 무게가 있었다. 사람의 힘으로 공을 날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쇠덩이 관성에 맞아 공이 씽ㅡ 하니 날아가는 것임을 알았다.
“리경리, 골프장을 만들긴 했지만 손님 하나 없구만은 밋지는 장사가 아니요?”
유부시장이 청산이가 가르켜주는 기본동작을 배운 후 골프채를 받아쥐며 물었다.
“어제야 개업 하였는데요 뭘. 연길 골프장엔 사람이 끊기질 않습니다. 골프치는 부들은 골프장을 바꿔가며 치는것을 좋아합니다. 골프장이란 기본적인 규격과 표준이 있지만 똑 같을순 절대 없습니다. 탁구판이나 축구장과는 전혀 다르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연길 골프장의 손님들이 이곳으로 오기가 마련이고 서로 왔다 갔다 할거란 말이죠. “골프”란 영문 “GOLF”의 발음에서 이뤄진 명사입니다. “G”는 록색 (Green), 대자연의 색갈로서 이운동은 대자연을 만끽한다는 뜻이지요. “O”는 산소(Oxy-gen)를 대표하고 “L”는 양광(Lignt)을 대표하며 “F”는 보행(Foot)을 대표하는겁니다. 비단 같이 부드럽고 아름다운 록색 초지에서 신선한 공기를 흡수하며 따스한 해빛속에서 성공의 목표를 향해 건강하게 걸어가는 이것이 골프 운동의 매력입니다.” 청산이는 우수한 체육학원생이였다. “골프는 고소비 스포츠이고 오락이지요. 그러니 지금은 손님이 적다고 해도 경제가 발전 하고 사람들 생활 수준이 좀 올라가고 하면 자연히 이런 곳으로 쏠리게 될거거든요. 언제 앉아 마작 치길 하고 있겠어요? 그리구 8월초에는 성 관광국과 체위회의 지도하에 “제일차 전국 흥농컵 골프 요청경기”를 개최 할 계획입니다. 시정부에 보고하고 국가 체위의 비준을 맡은 후 경기대회에 관한 서한과 요청서를 전국 각지 체원와 골프협회에 보낼거거든요. 무더운 8월에 서늘하고 아름다운 장백산에 와서 피서도 하고 관광도 하고 경기도 하고… 하하, 유시장님도, 제가 말씀 드렸잖아요? 두발이 땅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구요. 그렇게 휘청거리기 습관 하면 절대로 안 돼요. 뽈이 제 맘대로 가버립니다. 초학자는 자세를 바로 잡는 것부터 련습 해야 합니다. 먼저 멀리 치시려 말구 동작부터 익히세요. 소학생이 글쓰기를 배우기 전에 연필 잡는 방법부터 배워야지 않나요?…”
청산이는 그들을 데리고 잘 놀았다. 유부시장 세사람은 멀리 치기 시합을 하면서 재미지다고 야단들이다. 방향에 대한 감각은 전혀 없이 마구 쳐대는 판이다.
방 숙이와 해연이가 함께 쓰는 사무실에 방 화와 송자까지 넷이 모였다.
“자매여러분, 고생들 했소! 대회가 원만히 끝났으니 시름 놨소.”
방 화가 말 하였다.
“야, 이지집애야, 어제는 그 바쁜판에 언닐 내세워놓구 어델 뺑소니 쳤댔니? 순리롭게 지났으니 망정이지 그렇잖았더면 어쨌겠니?”
해연이가 말머리를 떼자 방 숙이와 송자도 독촉 하였다.
“그래 인젠 말해봐라. 일초도 시간이 없다며 달려가더니 대체 무슨 굿을 했니?”
 
“불시로 어디 아팠댔소? 아니믄 무슨 랍치사건이라도 생겼댔소?”
“송자가 알아맞혔다. 놈들이 방철이를 랍치 해갖구 나더러 돈 십만원 개 오라는 것이였다. 청산이를 데리고 가 놈들을 잡아 공안국에 처넣고 방철이를 구해 온게다. 후에 시간이 있을 때 상세하게 옛말 해주마. 먼저 유부시장네 일부터 연구하자. 그래 송자야, 알아봤니? 알아봤으믄 말해봐라.”
현정부 비서장질을 몇년 한 유씨는 부시장직에서(현이 시로 바뀜) 두임기 하다가 명년에 퇴직휴양 하는 나이가 된다.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에 한가지 하고픈 일이 있었는데 그것이 곧 천동하 저수지 건설이다. 이미 시정부와 시당위에서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주비공작에 착수 하였고 광범위하게 자금을 모으고 있는 판이다. 어데서 돈냄새만 조금 날라치면 그들은 놓치려 하지 않고 끈질기게 쫓아다닌다.
천동하 저수지는 유부시장의 아이디어가 아니고 오늘에 나타난 과제도 아니다. 25년 전 사람들은 개혁개방의 동풍을 빌어 천동하 저수지를 수축 하려 하였고 50년 전 대약진 때도 저수지를 만들려고 사람들이 궐기 하였다가 천동곡마을 팔리 아래에 언제의 기초만 하고 방치했다. 개혁개방 후 땜은 못 쌓고 언제 기초 상류 여나무메터 되는 곳에 바위산을 구멍 뚫고 산너머에 소형 발전소를 앉혔다. 물막이를 못 하는 원인이 다름 아니라 돈 부족이였다. 유부시장이 직접 돈을 모으고 시공을 지휘 하고 반세기 남아 품어 온 인민의 념원울 실현 하리라 나선 것이다. 그러니 저수지 공사가 끝나는 011년까지 한임기를 더 유부시장은 그냥 유부시장이 되는 것이다.
저수지가 되면 관광지로 되고 평강벌 무공해 록색 입살 생산기지 물 부족 난제를 해결 하게 되는 것이다. 옛날 중남해에만 공급 했다던 우질 입쌀이 나는 평강벌 논이 물 부족으로하여 줄어들고 있다. 3분의 1 면적이 이미 한전으로 변하였다. 천동하의 물이 50년 전에 비기면 절반도 안 되니 논이 줄어들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저수지의 땜과 갑수동의 거리는 20리이고 지면 고저 차이가 열메터다. 그럼에도 저수지가 다 되면 갑수동 앞판은 물판이 된다고 한다. 천동곡 마을은 호수 중심이 되고 옛날 뒤산 둔덕의 참외막까지 물이 넘쳐날 것이라 한다.
정차장과 활동장으로 닦아놓은 갑수동의 옛날 집터도 물에 잠긴다. 그러니 방 화네가 촌민들을 직원으로 받아들이고 산 밑에 지어준 집들에서는 앞으로 방문을 열고 온돌방에 앉아 낚시를 던져 고기를 낚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집들을 모두 둔덕에 올려다 지은 것이 천만 다행이다. 가옥이나 사용권을 가진 땅이 물에 잠기면 물론 정부에서 보상은 해주겠지만 시끄러운 일들이 너무나도 많을 것이다. 방 화네가 가진 땅도 학교마당 동쪽 둔덕 아래로 적잖게 물에 잠길 것이지만 구태여 말을 꺼낼 필요도 없었다. 시끄러움이 리익보다 더 많을 것이니깐.
그녀들은 투자 할 의 향이라곤 전혀 없었다.
점심상에 둘러 앉자 방 숙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유부시장님, 그리고 두 주임님들께서 우리동네에 오셔서 주말을 보내시는 것을 환영 합니다. 미숙한 점 많으리라 생각 하는데요, 제때로되는 비평지도를 바랍니다.”
“아니, 아니지. 비평지도는 무슨…” 유부시장은 손을 내저었다. “우리는 주말을 보내러 온 것도 아니고 무슨 비평지도 하러 온 것도 아니요. 조사장과 상의 할 일이
 
있어서 온 것인데 방사장을 기다려야 한다더구만. 상의 할 일이란 조사장동무가 우릴 도와 자금 문제를 좀 해결 해 달라고 간청 하는 것이요.”
“무슨 항목에 쓰고 얼마나 수요 됩니까?”
방 화가 물었다.
“천동하 작은 저수지 공사를 다시 시작 하는거요. 자금이야 물론 많을 수록
좋겠지만 어디까지나 일정한 수자가 있어야겠지? 지금 준비공작을 하고 명년부터 정식 착공 하여 3년에 해버리려 생각 하오. 총 투자는 3억으로 예산 했고 지금까지 3분의 1을 락실 하였는데 조사장의 도움으로 억 오천만 해결 할 수 있다면 감사 하겠소. 그러면 나머지 오천은 쉽게 풀릴것 같소.”
“어떤 방식으로 언제까지 억 오천을 갚을 수 있습니까?”
방 화가 다시 물었다. 알아서도 소용 없는 일이나 단통 리유도 없이 “안돼요”를 부르기가 싫었다. 코 큰 로인을 금융 대왕이라고 자기가 소개 했던 것이다.
“저수지 사용권 절반을 50년간 내놓겠소.”
“억오천을 5로 나누면 3천, 50으로 나누면 300이니 일년에 3백만원씩 벌어야 본전 하겠네요. 농민들한테서 관개세를 받아서 3백만원 한다는 것은 안 될 일이고 저수지에 다른 벌이를 벌린다고 해도 곤난 합니다.”
“젬스네 투자회사에서는…” 송자가 방 화의 말을 이었다. “큰 성시나 큰 항목에 돈이 많이 들어가고 빨리 돌아오는 것들을 골라가며 투자 하지 농촌에 그런 저수지 같은걸 돈도 안 나오는 투자는 안 합니다. 그노톨이 나한테 떠넘긴건 회사에서 이런 투자는 안 하는거니 나 개인하구 달라 하라는 뜻입니다. 그가 나에게 준 돈이 쬐꼼 있거든요. 고것 가지구 날 장난치며 배우라는겝니다. 전 KD회사일엔 아무 자격도 없구요. 얼마나 많은 돈이 있는지 몰라요, 그럼에도 저한테는 눈꼽만큼밖에 안 줘요. 호호호… 시아비 흉 보느라고 정신이 없네요. 그런 정황이니 량해 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송자는 억오천만원을 가지고 있었다. 유부시장이 억오천만원이 수요 된다고 할 때 자기의 재산을 알고 달라는것 같아 가슴까지 뜨끔 하였었다.
“아니요, 량해까지야 뭐. 안 되는건 방법이 없지.”
“유부시장님, 우린 투자 할 돈은 없으나 열심히 벌어서 저그만큼 헌납 하려는 생각은 있어요. 10년도 말쯤에, 그때까지 벌어서 말입니다. 이약속 꼭 지킬겁니다.”
방 화가 말하였다. 유부시장은 심드렁한 태도로 액수를 물어보았다.
“계획 하건대 얼마나 도울 수 있겠소?”
“한 5백만원 정도로 할 수 있을겁니다.”
“양? 그렇게도 많이? 참 감사하오! 다시 한번 돈 많이 벌기를 축원 해야겠소. 그래야 우리가 방조를 받을거니깐. 허허허…”
유부시장은 흥이 났다.
“고향 건설과 고향 사람들을 위하는 일이라면 누구나 다 의무가 있고 힘을 내야 한다고 봐요. 힘이 전혀 없는 노약자면 몰라도요. 저수지 공사가 착공 되면 불도젤과 굴토기를 의무로동으로 보내겠습니다. 회사에 딱 일이 있을 때만 제외 하고요.”
“감사하오! 오늘은 헛걸음을 안 한셈이구만. 수확이 대단하오. 그러구 시에서
 
계획 하는건 헌납이든 투자든 대금권(代金卷)을 발급 할 예산이요. 앞으로 본금을 돌릴 때 증거일 수도 있고 혹시 홍리 분배의 의거로 될 수도 있소. 우리의 쑤이쿠가 어떻게 발전 할지 지금 단언 하기 힘 든 일이 아니겠소?”
많은 단위나 민영 기업가들이 때가 되면 헌납 하고 투자 하리라고 답복 하였다. 그러니 정부의 일억 투자로 착공 하고 이어가면서 집금 하러 계속 다녀야 할 것이다.
때가 되면 돈을 낸다는 사람들이 지금 돈이 없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돈만 내고 저수지를 못 볼 까봐 그러는 것이다. 방 화도 마찬가지이다. 또 남 영식한테 당하던 것처럼 그런 일이 있을까 겁나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일년이 가도록 천동하 저수지 공정은 착공 되질 않고 유부시장은 정년 퇴직 하였다. 국가에서 사억원을 넣어 땜을 쌓고 그 물을 땅 밑에 큰 콩크리트 관을 묻어 연길로 끌어간다고 소문이 돌고 있다. 그때가 되면 옛날 학교마당이였던 둔덕 앞에 작은 부두를 만들고 유람객들이 배놀이를 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시가지로 가는 원 자동차 통로는 물에 깔려버릴 것이니 국가에서 남산으로 넘나드는 길을 낼 것이고 방 화네는 산아래 둔덕에 일리반 가량의 거리만 밀면 될 것이다. 룡화시로 가자면 아래로 향마을을 거쳐 다시 올라가다보니 한시간 정도로 걸리던 것이 남산에 길을 내면 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방 화는 청산이와 산옥이를 유부시장네 승용차에 태워 시내로 보냈다. 청산이는 남포에 이르자 뻐스를 갈아 타려고 안해와 함께 승용차에서 내렸다. 십년전 자기가 차넘겨 뒤골이 깨진 만수의 아버지를 한번도 본적이 없었으나 지금 유부시장이 바로 자기를 총살 하려 애쓴 만수의 아버지임을 청산이는 일찍 보아냈다. 유씨가 청산이를 알아보면 어떤 태도일지 누구도 모른다. 청산이는 불쾌한 동행을 하고 싶지 않았다.
저녁편이 되자 방 화는 호텔 옥상에 올라가 청소를 하였다. 6층에 고무호스를 련결하여 해볓에 뜨겁게 단 옥상 콩크리트 바닥에 차거운 물을 들부었다.
주단을 깔고 침대보를 폈다. 그리곤 앉을뱅이 둥근상을 놓고 음식을 차렸다.
방 화네 자매와 송자, 해연이가 상에 마주 앉았다.
푸른 산으로 둘러싸인 산간은 해가 산뒤에 숨자 인츰 무더위가 가시고 서늘하고 싱그러운 미풍이 불어왔다. 고개를 들어 서북쪽으로 올려다 보니 절반 하늘이 붉은 노을로 타고 있었다.
몇년 후 동남쪽으로 내려다 보면 잔잔한 호수에 푸른 산과 붉은 노을이 그대로 그려져 한눈에 안겨 올 것이다. 호수엔 작은 배가 떠 있고 호수가엔 사람들이 늘여앉아 여유롭게 낚시질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때에 가면 우리네 주인공들은 더욱 큰 사랑을 세상에 부여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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