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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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일격강인재(不拘一格降人才)
2010년 09월 27일 21시 24분  조회:2937  추천:8  작성자: 김인섭

불구일격강인재(不拘一格降人才)

-5565세 퇴직자의 <변호사(辯護辭)>

                                                          2010-09-20

별나게 야릇하고 얄궂다.엊저녁까지도 웃통을 벗어제치고 산책하고 찬물 목욕으로 더위를 달래면서 잠을 겨우내기로 불러 왔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문을 열고 나서니 귀신을 울리는 낮도깨비의 농간인가 찬바람이 확 쓸어들어 대책없이 농짝을 뒤지며 춘추내복을 껴입고 긴팔 옷들을 들춰 입는 무언극을 벌렸다.

 

어제 저녁까지 20C°를 웃돌던 기온이9C°로 내리꽂이를 치는 것이다.기고만장으로 뽐내는 찬바람과 음습한 날씨 속에서 산속 공원의 림도를 걸으려니 불어오는 삭풍이 에돌아치며 얼굴을 희롱하는데 나이 대접을 받으려 그러는가? 영풍유루() 증세의 발작인지 눈물샘이 자꾸 문을 열어제낀다.

 

항시라면 발밑 땅만 고이 보며 걷는 습관인데 왜바람의 작간에 머리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갈쌍거리는 눈물을 문지르며 보일보 내미는데 무심히 지나치던 주위의 만상이 자꾸 눈에 굴러들어 온다.어느새 나무 잎사귀들에 단풍불이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뭘하느라고 철의 흐름에 이토록 무감각했을가?확연한 가을인데.아마 더위에 찌들며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지 못한 감성마비였으리라.지구가 태양 두리의 공전에 연유하여 어김없는 사계절의 환절을  불러오는 것이다.

 

대기속 산소의 비중이 떨어지면 침울한 기분을  불러오고 부정적 정감을 부추긴다 하더라. 음습한 날 가을의 쓴맛을 맞보게 되니  우리네 인생도 이와같이 영낙없는 가을이 되어있음을 연상하였다.

 

우리네 이 퇴직 반열에 밀려든  55~65세대의 신세를 말함이다.청년 실업이 문제시 되는 현실에서 회사 직장에서는 50 되어 일한다면 기이한 눈초리질을 당하고  55세나이라면 거의 흔적을 감춘지도 한참도 되었을 상싶다.공직사회라는 55세면 무조건 방석을 올려 바쳐야 함이 철칙으로 된 것이다.이것이 바로 더덜이 없는 인생의 석양이 된다는 언도이다.

 

지난날을 돌아본다.이 세대들이 태여나던 시기는 국내 경제 사정이 최악인 격변 시대였다.그 시기의 고난을 되뇌인다면 신세대는 피식 웃어버린다.인간 세상에 어찌 그런 일들이 있을 수 있냐?고 질문을 들이댄다.새국가 건설초기의 어려움 속에서 자라는 그 나날, 그것은 말그대로 기아와 추위를 만포식하는 시대였는데 젊은 놈들에게 먹히지 않는다. 우리 성장의 시대는 천지를 진감한 <문화혁명>의 동란속에서 애꿎은 운명을 감내하는 무정세월이였고, 사업하는 시대였다면 나라 경제와 사회에 얽히고설킨 응어리를 풀어가는 개혁,개방의 긴나긴 30년이었다.허나 시장경쟁과 정년퇴직이라는 당위성 앞에서 무력하고 처절히 한자리에서 밀려내려 곁눈질을 뻔질나게 해대는 좌불안석의 모습들이 우리 세대들이 궁색한 처지이다.혹시 술좌석에 모이면 옛날에 숲속을 헤가르며 호랑이 잡던 고담준론도 난무하지만…

 

이 군중들이 허수한 마음의 둘 곳을 찾지 못해 다람쥐 채바퀴 굴리듯  탑돌이를 반복하면서 제자리높이뛰기를 거듭한다.어디가도 신구교체라는 그 합리성이 기세높이 경적을 내는데 오로지 이 세대가 안고있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 쌓은 값진 경험과 삶의 지혜는 교체로 처리할 하자품은 아닌 것 같다는 회오리 생각이 겹겹히 감아친다.

 

오늘까지의 30여년에 이르는 개혁개방,이 위대한 역사사변의 실천자이고 견증인들인데 사회주의 시장경제에로 전환을 이루는 시대적 혁명에서 나이가 이유로 되어 길섶에 버려진다면 아기를 씻고 물과 함께 내 버리는 부조리한 냉각처리가 아닐가고 뇌까린다.꼭 여차한 것도 아닌데 옥생각이 맴돌이친다.누가 우리를 역시 사회의 재부로 인정하고 당신들의 힘을 재발굴한다고 말씀만 한다해도 얼마나 감사할가?! 어느 자리던 맡긴다면 자신있게 유형무형적인 가치가 이룰수 있다고 장담도 해 본다.오늘의 변혁가운데 산적한 까다로운 난제들을 풀어내는데 이 중인들의 쓸모가 나름대로 따로 있을텐데…

 

고장난 차를 몰고 수리부를 찾았던 경험이다.늙수구레한 노인 어른이 나오시여 발동을 걸라고 지시하고 마찰음,진동음,배기가스의 색상을 진맥하시더니 어디가 고장!하고 대뜸 짚어낸다.이는 긴 세월에 숙성시킨 경력이 바탕이 안된다면 도저히 불가능한 유의행동이다.이 노인의 어정쩡해 보이는 순간적 발휘가 얼마만한 편의,절약,수명보장을 이뤄겠나?! 감동받던 기억이 빤하다.사회란 이 거대한 엔진의 작동에서도 위와 같은 모순을 피치 못할터인데 고참들의 지혜를 재부각시킨다면 현실에 직면한 난제를 풀어가는데 많은 실마리가 쉬이 잡히지 않을가 싶다.
 

이 산산히 흩어지는 주옥들을 꿰매여 구슬로 바꿔놓을 지혜와 대안은 없을가?

 

옛날 모택동씨가 즐겨 흠상하시던 청나라 시인-공자진(龚自珍)의 시구를 더듬어 본다.

 

九州生雷,구주의 생기는 폭풍뢰에 달렸거늘

马齐喑究可哀;만마가 움추리면 그 얼마 적막하랴.

天公重抖,왕님께서  호기만발하시기 소인은 바라오니

不拘一格降人才。예격을 버리시고 인재를 내리시라.

 

궁기에 몰려 옹색한 늠이 주제도 모르고 격에 맞지않게 호매로운 노래를 부르지만 뭔가 얼마라도 쌓아보려는 범민으로서 열망의 표출만은 진심이다.한세대가 짜놓은 기틀이 차세대 사업의 기반이 되어야 하면서도 생리 년령이 간단히 그의 거취를 판결하는 <죄행>이 안된다면 좋을 같다.

 

이들의 가치 창조의 여력을 발굴하고 그들에게 생기발랄한 희망을 주입해 주어 황혼층이 진정 저녘노을을 향해 주억거리는 군체로 몰리지 않기를 바라는 당사자이다.

 

이럴진대 이들을 금후의 기나긴 나날에 단순한 생물적인 생활에 내몰지말고 그들에게 진정 조화사회를 건설하는 약동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그들의 적극성과 창조성을 조달하고 이용하는 사업을 전사회적 <인재의 육성,개발>의 영역에 편성해 넣음으로서 제도,법규와 정책으로부터 사회통념에 이르기까지의 체제적인 정비를 바란다면 이것은 노인들의 허무맹랑한 사치욕망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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