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대같은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여름날, 거리는 빗물로 넘실거리고 그 위로 차량들이 무겁게 달린다.
헤어샵에서 비끊기를 기다리다가 끊길 기미가 안보이자 가방을 머리에 인채 차 타러 밖으로 뛰어나갔다.
삽시간에 신발이 물에 잠겨 볼품없이 되버렸고 입은 옷도 흠뻑 젖기 시작한다.
저 먼발치에 젊은 커플이 우산을 들고 초조하게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고가는 택시들은 약을 올리기라도 하듯이 제 갈길만 재우치고 좀체로 서지를 않는다.
별수없이 거센 비세례를 받고 있는데 문득 누군가의 우산이 내 뒤에서 살며시 머리위로 펼쳐진다.
그리고 건네주는 우산 하나.
서생티가 나는 젊은 청년이 나를 향해 깨끗한 미소를 짓고는 우산 든 커다란 뒤모습만 남긴채 점점 멀어져갔다.
지금도 내 서랍장에는 그날 그 우산이 소중하게 간직되어있다.
비록 낡은 우산이지만 생각만 해도 아름다운 미소를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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