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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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항행
2013년 05월 14일 05시 14분  조회:2397  추천:1  작성자: 리창현
생활을 망망한 바다라면
우리는 한척의 쪽배로 시작합니다
시작은 즐겁고 신나고 행복하지만
과정은 생각과는 너무너무 다르고
무시로 닥쳐오는 풍랑앞에서
힘든 인생 무너지는 순간마다에
우리는 점차 성숙에로 다가섭니다
때로는 비줄기에 가슴을 다치기도하고
때로는 바람몽둥이에 멍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운명의 베일은 감싸야 합니다
혼자의 항행에 고독이 물결치기에
동반자를 찾아 새로운 항행 개척하고
늘어나는 선객으로 쪽배가 지치면
보다 너른 배를 갖추기에
한생을 파고 또 파내야 합니다
혼인이라는 새로운 항행길이
발밑에서 신나게 고동을 울릴 때
바다속의 험한 현실 절감합니다
고요함은 안전함이 아님을 걱정하고
요란함은 조용함을 삼켜버립니다
선장은 망원경으로 탐측에 분망하고
조리는 레이다로 긴 머리태 풀면서
나름대로의 항행선 그어갑니다
주위를 스치는 유혹의 손금아래엔
운명처럼 숙여지는 또 다른 슬픔
빠알간 도장이 박힌 얇은 책 하나에
고압선 무섭게 드리웠건만
그속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는
바다의 고요함을 무너뜨리려고
항행의 운전에 알콜을 쏟아넣습니다
짜거운 바다물속엔 거품이 타래치고
머얼건 칼치의 살결엔 가시가 돋습니다
한점 한점의 유혹들이 바다우를 거닐면서
칠색단 펴놓고 어색한 움직임을 시작합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항행의 존재앞에서
우리는 그냥 가냘픈 한척의 쪽배일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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