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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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사랑에 피발이 섰다면
2013년 10월 31일 18시 26분  조회:2799  추천:2  작성자: 리창현
그대의 사랑에 피발이 섰다면
갈비를 번지고 심장을 들어내라
해빛의 뜨거운 열기에 골고루 말리우고
해묵은 우물속에 깊숙히 처넣어라
더러운 피물이 씻기우고
다시금 박동이 시작될 때까지 그냥 내버려두라
가슴은 열어진 그대로 그냥 살아가라
모든 잡념 깜끔히 씻어질 그때까지
모든 미련 뿌리채로 뽑혀질 그날까지
뿌리가 썩고 가지가 부러질 그 때까지
심장은 그냥 우물속에 던져버리고
피흐르는 가슴을 헹구면서 걸음을 재우치라
동맥의 마디마디 모질게 동여매고
정맥은 바람이 잘 통하는 처마밑에 달아매라
눈물이 흘러흘러 피물이 될 그날까지
심장을 찾지 마라, 동맥을 풀지 마라.
우물이 심장으로 너 가슴을 열어주는 그날까지
머리끈을 풀어놓고 손톱끝을 열어가라
발끝에 떨어지는 눈물로 손끝을 씻어라
사품치며 흐르는 소름을 대패질하며
구겨진 기와밑에 령혼을 묻어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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