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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담론과 실천
리봉우
어느날 한 젊은이가 문을 두드리고 찾아와 3층집을 산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인츰 집 장식을 하게 되여 소란스럽게 굴게 되니 량해를 구하는 것이다. 그리면서 가루비누 두 봉지를 주면서 먼지가 일게 되니 빨래 할 때 쓰라는 것이다. 그리고는 가급적으로 빨리 끝내겠다는 말도 살짝 거들었다. 당시 우리 아빠트 단원에는 3층집만 제외하고 전부 입주한 상태였다. 조선족은 나 혼자고 5층에 살고 있어 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들한데는 늘 조용하게 계단을 오르내리라고 주의를 주고 될 수록이면 청국장같은 한족들이 기피하는 냄사가 나는 음식 끓여 먹지 않고 먹고 싶으면 음식점에서 먹군하였다. 가급적이면 한족 이웃들 한데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생각이었다. 아마 새로 입주하는 젊은이도 마찬가지 생각에서 집집이 다니면서 량해를 구하는 것이였다. 그런데 젊은이의 이런 사소한 일이 대단한 효과가 있을 줄이야. 우리 단원의 년장자인 왕선생은 젊은이의 소행을 극찬하면서 남의 일에 잘 관여를 하지 않는 성미지만 퇴근을 할 때나 후일이면 장식 상황를 살펴보고 아이디어를 내주고 지어 자기의 인맥관계를 동원하여 장식 재료도 싼값으로 싸게 해주었다. 시체말로 한다면 사소한 일이지만 진정이 담긴 상대방배려의 언행으로 젊은이의 이미지관리가 성공을 한셈이다.
젊은이의 소행에 도산 안창호선생의 일화가 떠오른다.
1902년 도산 안창호 선생이 샌프란시스코에 류학을 할 때 그 곳에는 30여명의 교포들이 있었으나 류학을 목적으로 온 몇 명을 제외하고는 대개 인삼장사로 생계를 이어 나갔다. 이들은 상투를 하고 중국인삼을 고려인삼이라고 속여 파는가하면 집에 돌아오면 술을 마시고 싸우는 것이 일과처럼 되여있었다. 그 곳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은 도산은 길에서 인삼장사 두 사람이 서로 싸우는 것을 보았다. 주위에는 백인들이 둘러서서 재미있다는 듯이 구경하고 있었다. 도산이 싸움을 말리고 까닭을 물어보니 서로 상대방의 구역을 침범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도산은 교포들의 생활 상태를 둘러보고 한국인의 체면을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것은 국가의수치이다. 미국 사람들이 한국인을 야만인으로 보고 한국은 독립할 자격이 없는 민족으로 볼 것이다. 이들을 지도하여 모범이 되게해야만 한국이 독립할 자격이 있다는 것을 세계에 알릴수가 있는 것이다.>>
그는 먼저 비를 들고 동포들이 거처하는 집 안팍을 쓸고 유리창을 닦고 창틀과 문앞에 화분을 놓고 꽃씨를 심었다. 도산의 이런 행동에 얼마 안가 동포들의 생활모습이 눈에 띄게 달라졋다. 겉모습이 달라지자 마음까지 새로워졌다. 어느새 그들은 의복도 청결해지고 면도도 자주하고 이웃을 의식하여 말소리도 낮추고 냄새나는 음식도 자제하게 되었다
<< 왜 남의 눈치를 보고 살아야 하느냐?>>고 빗대던 사람도 <<이웃을 위하는 것은 문명인의 도리교 여기서 한국인이 미국인을 불쾌하게 하면 미국은 한국인 전체를 불쾌하게 생각할 것이다.>>라는 도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이런 생활이 시작이 되여 약 1년이지나니 동포들의 생활은 놀랄만큼 달라졌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어떤 미국인 기업인은 도산을 신뢰하게 되였고 한국인들이 집세를 깍아주는 가하면 회관도 무료료 제공하였다..
그렇게 하여 1903년 9월 23일 10여명의 동포들로 미주지역 한인 친목회가 탄생되고 이는 나중에 공립협회로 발전하고 다시 미주 한인사회의 중심 <<대한인국민회>>로 발전하였다.
현재 조선족은 전통적인 집거구를 벗어나 해외에서 이를테면 서울의 가리봉동, 대림동, 신림동, 국내의 할빈, 장춘 심양은 물론 북경, 대련, 청도, 연대 상해 등지에서 새로운 코리안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을 할것은 전통적인 집거구나 새롭게 형성되는 코리아타운에서 우리는 한국인이나 중국의 타민족들에게서 긍정받고 신뢰받고 존중받는 민족으로 만들어가야한다. 뭉뚱거려 말을 한다면 자기의 민족적인 정체성을 찾아가고 지키면서도 세계의 흐름에 뒤떻어 지지 않는 <<문명한 민족>>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가야한다는 거대담론이다. 위기와 기회가 병존하는 시대에서 지성인들이 벌리는 새로운 민족적인 계몽이 아닐수가 없다.
급변하는 시대에 있어서 깨치고 아는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이 더욱 요청이된다. 이런 시각에서 우에서 실례를 든 젊은이나 도산의 <작은 일부터, 나부터 > 실천을 통해 모범을 보이는 것은 작지만 매우 의미 있는 일이 아닐수가 없다.
모범이란 것은 본보기며 본보기는 실천을 통해 만들어가고(본보기는 만들어 져셔는 안된다.)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또 많은 사람들이 따라가게 되고 본받게 한다. 리론이나 담론이 아무리 좋아도 그것이 실천되여 하나의 본보기를 이루기 전에는 널리 보급이 되지 못한다. 새로운 리론이나 담론은 대단히 필요하고 유용한것이지만 그것을 응용하여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고 절실하다. 학교교육에 대한 천마디 말보다 훌륭한 학교 하나를 이뤄 놓은 것이 더욱 나은것이 바로 그 리치다. 훌륭한 리론이나 담론이 있으면서도 그것을 현실화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리론은 리론대로 되어버리거나 담론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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