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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화산순례】(2) 뻐스는 청양으로 달린다
2007년 07월 21일 06시 06분  조회:3356  추천:83  작성자: 리함

【구화산순례】(2)

                      뻐스는 청양으로 달린다

안휘 구화산은 중국불교 4대명산의 하나이고 중국불교 4대보살의 한분이신, 신라인 김교각을 높이 모신 지장보살도장이라지만 어쩌구러 한번도 다녀오지 못했다. 이번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련꽃 다투어 피여나는 계절이 오자 나는 모든것을 제쳐놓고 구화산행부터 스케줄을 잡아 보았다.

2007년 7월 8일, 나는 드디여 련화불국 구화산순례에 올랐다. 오후 3시 40분 소흥을 출발한 전용 쾌속뻐스는 구화산이 있다는 청양을 바라고 달리고 달린다. 나는 높뛰는 가슴을 진정할수가 없다. 구화산과 지장보살을 알아 벌써 얼마만이더냐.

인생사 도리켜보면 내가 구화산을 알고 지장보살님을 알게 된것은 지금으로부터 20여년전인 지난 80년대초의 일이다. 지금도 그러하듯이 그때 연변에는 “청년생활”잡지가 있었는데 연변대학도서관의 어느 선생인가 쓴 한편의 글이 실리였었다. 구화산과 지장보살님을 소개한 짤막한 글이였다. 겨레에 관한 글이면 모든것을 수집해 두는 나한테는 더없이 귀중한 자료여서 정히 스크랩해 두었다. 언젠가는 기회가 있으면 구화산에 꼭 다녀오리라 맘먹으면서 말이다.

허나 인생사란 모든것이 뜻대로 순순히 풀림이 아니였지, 그로부터 20여년 세월이 흘러 인생 50대 문턱에 올라서야 20대 청춘의 꿈을 비로소 바야흐로 현실로 펼치게 되니 참으로 감개가 무량했다.

쾌속뻐스는 나의 회상 싣고 달리고 또 달린다. 하긴 감개뿐이 아닌것 같다. 구화산을 다녀오지 못한 나로서는 청양에서 내려야 한다는 것밖에 모르는데 그것도 청양행 뻐스가 아니여서 한밤중에 고속도로에서 내려야 한다니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깊은 밤중에 허허 고속도로에서 내리면 어떡하지?)

나의 근심은 무리가 아니였다. 올해에 잡아들어 지장보살님 추적하여 절강성 주산군도 보타산(중국불교 4대명산의 하나)답사길에 오른적이 있었는데 귀가길에 녕파에 이르자 이미 초저녁이다. 다행히 녕파역에서 항주까지 간다는 중형뻐스 한대를 만났는데 350리밖 소흥까지 무사히 갈수 있다던 운전사가 소흥에 다 왔다며 내리라고 한다. 보매 소흥뻐스역이 아닌 고속도로 정차소인데 내가 다녀본 곳이 아니다. 길가는 사람 하나, 택시 한대조차 볼수 없는 한적한 고장뿐이다. 돈밖에 모르는 운전사 놈팽이들에게 잘못 걸리여 든것이 물보듯 뻔했다. 그날 밤 한적한 교구에서 수십리밖의 소흥 도심까지 어떻게 찾아 왔던지, 생각만 해도 진저리가 난다.

그때가 금시같은데 오늘도 청양현성이 아닌 고속도로에서 내려야 한단다. 에라, 모르겠다, 될때로 되라지,  죽어보아 죽겠느냐 ~ 력사답사길에서 이런 일, 저런 일 수없이 겪어 본 나로서는 퇴로가 없었다. 가는데까지 가고 볼판이 아닌가.

속을 끙끙 앓다가 뒤늦게 운전사와 얘기를 나누니 운전사는 청양현성까지 실어다주겠단다. 같은 값이면 주숙할 곳까지 실어다 주면 고맙겠다고 한술 더 뜨니 근심하지 말란다. 운전사는 한밤중에 손님을 아무데나 두고 갈수가 있냐고 되물어 오더니 밤 12시쯤 청양에 도착하니 시름놓고 한잠 푹 쉬라고 한다. 2층으로 된 장거리 침대뻐스이니 잘만도 하였다. 아무튼 고마운 운전사이다. 모든 시름을 털어 버리니 기분이 류달리 맑아진다.

어느덧 오후 6시를 넘어섰다. 6일 이때쯤에 녕파~길림행 렬차에 오른 안해와 경원이 지금쯤은 집에 들어섰을것만 같아 핸드폰을 드니 연길의 쌍둥이 딸애중 막내 향이가 받으며 장춘~도문행 렬차가 두세시간 연착되여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한다. 절강에서 6000리 길을 달려 동북 길림으로 간 안해랑 내고향 연변을 가까이두고 연도고생을 하고있었다. 두어시간 지나 8시후 다시 련계하니 금방 연길역에 내리였고 집가는 도중에 있다고 알려준다. 나도 연도 고속도로가 아닌 청양현성까지 곧추 갈수가 있다고 알리니 안해랑 쌍둥이랑 시름을 놓았다며 기쁨을 전해온다.

(안해랑 무사히 연길에 이르렀고 나도 무사히 청양현성까지 가게 되겠구나. 나무아미타불…)

불교도도 아닌 나지만 두손을 깍듯이 모아 가슴에 꼬옥 갖다대며 속으로 중얼거리였다. 불교의 교리에도 있듯이 사람이 살아가면서 나쁜 일을 하지 않고 좋은 일만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오긴 오는구나, 어둠이 살포시 깃을 내린 바깥대지를 바라 보노라니 마음이 전에없이 편안해진다. 그에 따라 가끔 꿈나락에도 떨어져 본다.

“청양, 청양…”

내가 소스라쳐 깨여나니 운전사는 이름도 모르는 나그네를 청양이라고 불러주며 청양현성에 도착했다고 알려준다. 시침은 밤 12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길가의 그닥 크지 안은 호텔 몇개가 어서 오라 손짓하는것 같았다. 어언 근 1000리 밖의 청양에 이른것이다.구화산이 지척이지.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나는 연신 쾌속뻐스 운전사에게 인사말을 건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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