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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화는 울고 있다
3월 10일 , 장장 열흘만에 해를 보는 날이다. 이날 오전 2교시 교수를 마치고 아들애와 같이 시내에 가고 시가지 남쪽변두리의 아름다운 남하를 따라 산책하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목련화 백련의 현실에 놀라마지 않았다. 의례 곱게곱게 피여 있거나 희디힌 옷을 입으며 망울을 터뜨려야 할 백련들이 잔뜩 주눅이 들어 있었다. 가까이서 자세히 관찰해 보니 선참으로 활짝 피여나 생기로 넘치던 꽃들은 거의 전부가 누우렇게 죽어버리고 망울상태로 피여나려던 꽃망울들은 누르끄레 반점들이 박히여 말이 아니다.
(오호, 3월 9일 새벽 최저기온이 령하 3도로 떨어지며 산간지대들에 큰눈이 내리더니 된 얼굼을 맞았구나. 목련화 백련들은 강남 령하의 추위를 피해가지 못하는구나.)
나는 사랑하는 자식이 뜻밖의 추위를 만나 떠는것처럼 가슴이 쓰려남을 어찌할수 없었다. 몇해전에 강남에 와서 월수외국어대 한국어과에서 교편을 잡게 된후 나는 수년을 하루와 같이 강남 사계절을 관찰하며 보이는 사계절 꽃들을 전부 사진에 담으며 강남꽃들에 무척이나 빠져 버렸는데 강남 목련화는 지극히 사랑하는 꽃들중의 하나였다. 고운 흰살결 안고 활짝 핀 목련화 백련은 순결하고 순박하고 우아한 모습으로 나에게 안기여 들었으니 나만이 아닌 한국의 경우 목련화처럼 시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꽃은 없다고 할 정도에 이르렀다. 그래서 나는 강남에 온후 해마다 목련화 피여나는 계절이면 목련화들을 사진에 담고 또 담으며 진한 사랑을 물부어왔다.
올해 목련화 백련 첫 꽃을 대한것은 지난 2월 9일 방룡남부부와 우리 부부에 아들애까지 후산풍경구 산행유람에 나섰을 때였다. 해마다 2월 하순이면 피여나기 시작하여 3월 한달을 목련화의 달로 부를만치 내내 련달아 피여나는데 후산풍경구의 목련화 백련 선구자는 벌써 터진 망울 상태요, 피여난 꽃상태였으니 다른 곳에 비해 열흘이나 앞당기고 있었다.
그런고로 나는 강남의 이 봄에 목련화 개화에 무척 신경을 써왔다. 보편적으로 2월 20일 직후부터 피여나는 시가지 목련화들과 월수대 캠퍼스의 목련화들, 회계산 대우릉 구간과 회계산 서쪽아래 남하의 목련화들이 말그대로 순결하고 순박하고 우아한 모습 그대로 나의 디카에 고스란히 담겨졌다.
그런데 비극의 조짐이 알려진다. 3월 1일부터 강남 소흥의 날씨가 흐리며 때아닌 찬비가 때때로 내리기 시작하더니 며칠이고 지꿎게 끝이 없다. 3월 초순 후반엔 최저기온이 령상 3도로, 2도로, 1도로 떨어지다가 3월 8일엔 령하권으로 곤두박질한다. 강남으로 말해 겨울이 다시 돌아옴이니 3월 9일에는 끝끝내 최저기온이 령하 3도로 떨어지며 찬비가 눈으로 번지여 이곳 회계산을 망라한 산간지대에 큰눈으로 내리니 겨울꽃이 아니요, 추위를 이겨내는 동백꽃류나 매화류가 아닌 목련화는 령하3도의 된추위 강타를 이겨낼수가 없다. 보는바와 같이 남하가는 한두그루가 아니라 거의 전부의 목련화 백련들이 죽어있거나 울고 있다. 남하뿐이 아닌 소흥의 목련화들의 불쌍한 신세.
3월 11일은 기온이 20도를 웃돌아 화창한 봄날이 다시 강남땅을 찾아왔다. 사유로 오전 2교시 관련 교수를 끝내고 소흥시가지로 나가보니 수풀로 우거진 도시의 도시광장 목련화들도 그상이 장상이다. 그렇게도 3월을 장식하며 아름다운 자태로 발목을 잡던 목련화 백련은 생기를 잃고있었다. 얼굼이 경한 꽃이라해도 겉을 둘러싼 꽃잎들은 누르끄레한 반점들로 얼룩져 있으니 뜻하지 않은 한류—찬기운이 빚어낸 비애가 아닐수 없다.
불행중 다행은 목련화의 홍련들은 백련보다 개화가 조금 늦은데서 얼굼의 피해를 그다지 입지 않은것. 게다가 망울상태로 터지고 흐드러지게 피여나지 않은 백련들은 겉 꽃잎들이 피해를 입은 정도여서 날씨가 다시 따뜻해지자 상처입은 몸으로도 피여나는 강의한 모습을 보인다. 강남으로 말해 령하권은 한겨울의 된추위를 말하지만 이번 찬기운 남하추위도 바람막이 양지바른 곳이거나 청사들로 둘러싸인 캠퍼스내 백련들에 그닥 영향을 미치지 못하여 이런 백련들은 다시 찾아온 화창한 날을 맏아 만개를 시작한다.
해도해도 이런 류의 목련화 백련은 전반 목련화중의 소수에 지나지 않으니 올해 3월은 백련 목련화가 3월을 아름답게 덮는 달이 아닌 무더기 죽음의 달, 비애의 달, 울고있는 달이렸다. 내 그래서 마음이 쓰리고 3월 12일이후 또다시 찬기온이 몰린다니 마음을 졸이거니 울고있는 목련화여, 어서 상처 가시며 피여나렴아, 아니 천천히 피여나 다시 추위에 휘말려들지 말려므나, 아름다운 꽃으로 활짝 피여나 3월초순 후반의 비애를 가시여 가렴아, 속으로 기대 또 기대를 가져 본다. 겨울은 필경 새봄에 자리를 내기 마련이거늘, 찬기운은 필경 꽃샘추위에 지나지 않거늘……
2010년 3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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