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연길시 남산에 산책을 나갔다가 아이러니한 사건을 목격하게 되였다. 30대의 청년이 20대의 청년한테 채찍을 가르쳐주는 모양이였는데 20대 청년이 채찍을 휘두르고나면 뭐라고 한참 얘기하고 직접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나같이 채찍에 대해 전혀 문외한의 눈에는 20대 청년이나 30대 청년 모두 흠잡을데 없이 채찍을 제법 류창하게 휘두르고 쩡-쩡- 소리도 멋져보였다.
그런데 이때 한 중년의 사나이가 이들한테 다가가더니 채찍을 빌리라고 하자 30대 젊은이는 될수 있겠냐는 얼굴표정이였지만 그래도 채찍을 넘겨주었다. 중년의 사나이는 잠간 채찍을 유심히 살펴보다가 잠간 몸을 풀고 휘둘르기 시작했다. 그 류창한 동작은 멋진 차원을 넘어 우아해 보이기까지 했고 쩡-쩡- 소리도 더욱 우렁찼다. 두 청년은 인츰 공손한 모습으로 표정이 바뀌였다. 중국 전통무술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있는 채찍은 무협소설이나 협객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십팔반무예의 일종이다. 하여 중국 전통무술을 숭상하는 젊은이들이 채찍무예를 선호하고 또 채찍무예를 잘 하는 선배를 공경하는것은 아마 당연지사이리라.
어느 곳에서 무예를 익혔는가 하는 청년들의 공손한 물음에 중년의 사나이는 “한동안 양치기를 하면서 생활의 필수로 익힌 기술”이라며 허거픈 웃음을 짓는다. 그러면서 청년들에게 산에서는 채찍소리가 동물들에게 엄청난 공포의 대상이라면서 될수록이면 동물들이 있음직한 산에서는 채찍훈련을 하지 않는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후 연길시의 남산에서 채찍소리를 다시 들을 수가 없었다. 몇번인가 부르하통하 북쪽 강반에서 이들이 채찍을 휘두르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그나마 또 사라져버렸다. 아마 청년들은 쩡-쩡- 울러퍼지는 채찍소리가 자연에서 생활하는 동물뿐만이 아니라 주변에서 생활하는 주민들과 조깅하러 나온 시민들에게 영향을 준다고 여겨 조용한 곳으로 옮겼는지도 모른다.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든 타인에게 어떤 영향이 미치건 관계없이 자기만의 애호만을 고집하는 사람들과 달리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청년들의 행태가 돋보인다.
아침, 저녁으로 연길시 부르하통하 남쪽 강변에서 수십명이 모여 광장무를 추는 한 팀의 사람들이 있다. 5~6개 종대로 된 광장무 팀원들은 길을 모두 차지하고 있어 이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부득이 이들은 피해 뒤쪽으로 돌아다녀야 한다. 분명히 뒤에 공간이 있어 한두발만 뒤로 물러서도 길을 행인들에게 양보할수 있으련만 이들은 그러지 않는다. 왜서일가? 아무리 생각해도 리해가 가지 않는다. 부르하통하 강반에서 광장무를 추는 사람들이 다 길을 차지하고 운동하는것은 아니다. 이들을 죄외한 거의 전부 광장무팀들은 길을 행인이거나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양보한다.
건강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시되는 오늘날 사람들은 각양각색의 레포츠로 건강을 챙긴다. 그런데 운동을 한다고 해도 내 몸이 좋자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불편을 주는 행태는 삼가해야 할것이다. 채찍을 휘두르는 청년들이 렴치를 안다면 길을 차지한 광장무팀은 렴치란 무엇인지 알기나 할가?!
연변일보 2017-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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