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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정점, 온 산야가 만산홍엽으로 눈이 시리다. 나무도 단풍이 들려면 많이 아프다는데 얼마나 심한 몸살을 앓았으면 저리도 고울가. 눈물겹도록 고운 잎들은 소슬한 바람에 몸을 떨며 우수수 쏟아져내린다. 참으로 오랜만에 수북이 쌓인 락엽을 자박자박 밟으며 계절이 가져다주는 행복에 도취되여본다. 그러다 문득 지난 시간동안 나는 오직 행운만을 바라며 소소하지만 소중한 행복을 미처 느끼지 못한건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네잎클로버는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알려져 내려온것 같다. 요즘은 드문 모습이 되였지만 예전에는 동네친구들과 클로버가 있는 곳이 나타나면 무심코 주저앉아 혹시 네잎의 클로버가 있는지 찾게 되고 혹시라도 발견되면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그토록 열심히 찾는 네잎클로버는 열심히 찾아도 잘 보이질 않는다. 그것도 큰맘 먹고 차분히 찾다보면 어쩌다가 얻게 된다. 반면에 “행복”의 꽃말을 지닌 세잎클로버는 우리가 네잎클로버를 찾는다고 뭉갠 그 자리에 가득하다.
행운만을 기대하기에 앞서 잠에서 깨여 눈뜨면 가까이 있는 가족, 하루일과중 제일 중요한 시간에 함께 하고있는 내 옆자리 동료, 우리 이웃사촌들과 콩 한알이라도 나눠먹고싶은 그 소박한 마음이 우리앞에 주어진 일상의 행복인 세잎클로버가 아닐지?
인상 깊었던 어떤 TV프로그램속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한 남자가 사업에 실패한 결과로 가족이 해체되고 로숙자로 생활한지 2년쯤 되였을무렵 습관적으로 복권을 구입하였는데 1등에 당첨되여 중학교시절부터 꿈꿔온 유럽려행을 실컷 즐기고 왔다고 한다. 그렇게 하고도 돈은 남아있었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1등에 도전한다고 한다. 그 남자는 1등 도전외에는 다른 계획을 말하지 않았다. 그럼 그것이 행운을 가져다준것일가? 다시 1등에 도전하는 일이 먼저가 아니라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것이 더 우선일텐데 말이다. 내가 선택한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가? 세잎클로버였을가 아니면 네잎클로버였을가? 그러나 아주 가끔은 꼭 필요할 때 네잎클로버가 되고싶다는 욕심도 떨쳐버리진 못했을것이다.
나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기간동안 네잎클로버만 추구하다 흔히 주변에서 볼수 있는 세잎클로버는 무시한채 살아왔는지…그래도 지금 돌이켜 보면 세잎클로버속에서 온통 행복한 시간이였음을 수줍게 고백해본다.
연변일보 201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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