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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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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듯 평범한 사랑
2017년 07월 12일 15시 29분  조회:2066  추천:0  작성자: 신연희
《죽여 마땅한 사람들》의 작가 피터 스완슨의 데뷔작, 《아김없이 뺏는 사랑》은 인간들의 생 속에 찾아오는 ‘선택’과 ‘만남’이 우리를 얼마나 아둔한 동물로 만들수 있는지, 어디까지 내몰 수 있는지를 서술한 소설이다.
 
소설 제목에 ‘사랑’이란 단어가 포함되여 있다고 해서 진부하고 달콤한, 그럴듯한 로맨스 소설을 예상했다면 오산이다. ‘사랑’의 정의는 무엇인가, 어디부터 어디까지 그 령역안에서 용인될 수 있는가에 대해 읽는 내내 고민하게 만드는 소설이였고 설렘보다는 긴장감이 깊이 스며드는 소설이였다.
 
《아낌없이 뺏는 사랑》의 문법은 스릴러에 가깝다.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다. 완급조절을 잘한다. 아쉬운 점은 인상적인 부분도 그만큼 드물다는 것이다. 딱히 밑줄 그을 만한 장면은 없었다. 말하는 내용은 발칙한데 다루는 방식은 정직해서 아쉬웠다.
 
그럼에도 이 소설의 마지막 페지까지 놓칠수 없었던 것은 너무나 매력적인 녀주인공 때문이다.
 
소설은 20년전 사건과 현재의 사건을 교차적으로 보여주면서 그 녀자의 성격과 작업하는 스타일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주인공에서 그리고 독자들에게 묻는다. 이 녀자를 리해할 수 있겠냐고 말이다.
 
그러면서 조지는 그 녀자와의 과거의 만남과 현재의 만남을 필사적으로 되돌아보고 되돌아본다. 그러면서 점점 조금씩 그녀를 리해하게 된다. 독자인 나도 그 녀자가 좋아했던 책의 다음 구절을 보고 조금은 그녀를 리해하게 됐다.
 
사랑은 동전의 량면과 같다. 한면은 천국이고 다른 한면은 지옥이다. 그 차이는 동전 두께처럼 얇아 우리는 사랑하는 동안 동전 뒤집기보다 더 자주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피터 스완슨의 이 소설은 아낌없이 주고 아낌없이 뺏는 동전의 량면같은 사랑이야기이다. 평범하고 유복하게 자란 조지 포스는 대학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드리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첫눈에 반하고 뜨거운 사랑에 빠지는 그들의 로맨스는 별로 특별할 게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책을 펼치는 순간 독자들에게 새로움을 선사한다.
 
피터 스완슨의 전작인 《죽여 마땅한 사람들》에서 사이코패스 기질을 타고난 녀성 련쇄살인범에 대해 이야기 했다. 두 작품 모두 반사회적 녀성 살인마를 다루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전작의 릴리가 상처를 준 사람을 찾아가 하나씩 죽이는 감정 살인범이라면 후자의 리아나는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타인을 리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랭철한 살인기계에 가깝다.
 
타인을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하는 오만함이 자신을 얼마나 위험한 상황까지 내몰 수 있는가를 이 소설을 통해서 볼 수 있다.
 
이 소설은 그렇다.
 
독자로 하여금 련애감정을 매만지면서 추리를 시작하더니 돌연 호러물이 되는 듯하다가 결국엔 로맨스추리로 돌아오는, 그리고 그 속에서 많은 것들을 빼내 곱씹게 만드는 소설이다.
 
《아낌없이 뺏는 사랑》을 읽으면서 반복적으로 던졌던 물음은 “내가 이 캐릭터였다면 어떻게 했을가?”하는 것이다. 진부하게 그를듯한 예상 가능한 평범한 일상을 살아내는 우리에게 조금 신선하기도 충격적이기도 한 이야기일 수 있기때문이다. 추격, 폭력, 마약, 총격, 살인, 신분세탁, 변호사와 탐정, 희귀 다이아몬드 등…
 
리아나의 비밀을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들은 나름 재미있었다. 분량도 많지 않고 생각보다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좀 더 다양한 책을 읽게 된 것 같다.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소설을 찾고 있는 지인에게 얼른 권해보고 싶어졌다. 시원한 록음 아래서 읽기 너무나 매력적인 작품이다.

연변일보 2017-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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