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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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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된 시대, 그럼에도 무대는 계속 돼야”
2022년 06월 24일 21시 07분  조회:619  추천:0  작성자: 신연희

코로나19는 그동안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팬데믹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그것은 ‘비대면’이라는 또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했다. 많은 아티스트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자신의 무대를 통해 팬들과 만나는 기회를 박탈당했고 이에 대한 아쉬움을 해소하고저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창구를 통해 또 다른 콘택트를 만들어갔다.

그런 와중에 뮤지션과 팬들이 마음을 모아 기대했던 온라인 콘서트가 있었다. 19일 저녁, ‘아버지의 날’을 계기로 틱톡 라이브방송을 통해 전파를 탄 대중음악콘서트는 더 많은 무대가 사라지기 전에 공연계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결코 가볍지 않은 무대였다.

리예화, 최명권, 전예정, 류철석, 권명, 허광, 량춘화, 함미자 등 우리에게 익숙한 가수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빌어 한자리에 모였다. 아나운서 최명옥이 진행을 맡고 120분의 러닝타임으로 이어진 공연은 성공적이였다. 800여명의 관객들이 삽시간에 모여들었고 20여만개의 하트를 기록했다. 가수들 대부분이 단순히 각자의 라이브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을 해오다가 지난 4월에 이어 두번째로 사라진 콘서트를 살리기 위한 움직임에 동참했다.

이번 콘서트 기획자인 연변대중음악협회 박영일 비서장에 따르면 예전 같은 단순한 온라인 콘서트에서 탈피, 사전 이벤트를 실시하고 공연 수익금 전액 기부, 공연 도중에 토크 콘서트도 진행하는 등 내용을 가미했다. 참여 음악인들이 모두 만족했고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온라인 콘서트 중간중간 각자 소감을 말하는 시간, 결혼과 출산으로 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가수 권명이 울먹거리였다.

“여전히 가수 권명을 기억해주는 팬들이 있어 너무 기쁘다. 오늘 공연 전까지 우리가 뭘 해야 하는 사람들인지 까먹고 있었다. 이렇게 여전히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음에 감사를 드린다.”

그녀의 반가운 등장에 ‘8살 권명이 떠오른다.’, ‘권명이 드디여 돌아왔다.’ 라는 팬들의 실시간 댓글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이에 감정이 북받쳤던 모양이다.

항주에서 살고 있는 함미자의 등장에도, 청도에 거주중인 전예정에게도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이날 불려진 노래도 대부분이 우리가 익숙히 들어 알고 있는 연변노래들이여서 더욱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온라인 콘서트의 장점은 먼저 관람인원의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공간과 시간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인터넷으로 접속만 한다면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박영일은 “오랜만에 무대에 선 터라 모두 흥분되고 감회가 새로웠을 것이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 무대는 ‘나’를 확인하는 장소와도 같다. 음악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대는 삶의 현장이라는 점에서 뜻을 같이 했다. 무대가 있어야 우리도 존재한다.”라고 전했다.

온라인 콘서트의 시작은 거창하지는 않았다. 연변대중음악협회의 비서장인 박영일이 동료들과 뭔가 해보자며 시작했던 일이다. 그리고 두번의 콘서트를 추진했고 자발적인 음악인들의 참여와 팬들의 적극적인 지지로 지금은 더 많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저마다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던 음악인들에게는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연변대중음악협회에서 준비중인 후속 프로젝트도 의미가 깊다. 한번의 축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난 공연의 과정과 결과를 자료로 남겨 기록했다. 소규모 온, 오프라인 공연도 론의중에 있고 그들의 행보를 다큐멘터리로 촬영해 지난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도 기획중에 있는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박영일은 “우리는 바람잡이일 뿐 거창하게 시작한 일은 아니였다. 그동안 음악인들이 많이 위축돼있었다. 다양한 무대를 기획함으로써 위축된 업계가 고무되고 자신감을 가진 효과가 있었다는 반가운 이야기가 자주 들렸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춤하던 우리 음악계가 기지개를 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우리 지역이 문화예술분야에서 자부하고 있지만 정작 다양한 뮤지션과 예술가들이 설 무대가 점점 사라진다면 결국 속 빈 강정 같은 음악생태계가 되지 않겠냐.”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음악과 예술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이 많이 마련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신연희 기자/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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