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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학교 조선어문 교과서 한페지에 남은 그림 한장의 기억이 새롭다. 이솝 우화 “개미와 베짱이”이의 한 장면이다. 앞치마를 두른 개미가 문앞에 서있고 베짱이는 문밖에서 오들오들 떨며 “밥 좀 줘” 하는 그림이다. 개미 집안에는 난로에 물이 끓어오르고있었다. 따뜻하고 풍요로워 보였다.
우리는 “개미와 베짱이”이라는 이 이솝 우화를 읽으며 자랐다. 개미는 여름철 내내 열심히 땀을 흘리며 일했다. 반대로 베짱이는 뜨거운 여름동안 그늘에 앉아 노래를 부르며 편안한 나날을 보냈다. 개미는 여름에 모아놓은 량식으로 추운 겨울에도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베짱이는 매서운 추위와 함께 굶주림과 싸워야만 했다.
그래서 선생님은 개미가 되라고 늘 말해왔다. 해서 우리는 개미가 되려 했다. 두손에 힘을 꽉 주며 “그래 우리 개미가 되자”라고 일기장에도 썼던것 같다. 모두들 예술을 사랑하고 현재를 즐기는 베짱이는 한심하게 여겼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개미처럼 겨울에 먹을 낟알을 열심히 모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득, 우리에게 필요한것은 개미의 로동만이 아닌 베짱이의 로동 역시 반드시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 요즘처럼 어린 아이들에게까지도 달릴것을 요구하고 미래를 위해 더 많은것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는 이 시대에 “베짱이”는 분명 불편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원하는것은 비단 개미가 축적해놓은 겨울 “식량”뿐만은 아니라고 단정지어 말하고 싶다.
우리에겐 바쁜 세월을 살아가다 잠간 멈춰서 우리에게 필요한 꿈과 사랑, 위안을 찾아보아야 함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익숙해진 우리 모습에 주위 자대를 들이대면 비뚤어져 보일때가 있다. 북경대학의 경제학 교수는 “우리 나라는 일터에 오래 머물다 보니 산업구조도 비틀어졌다”고 했다. 최근 우리 나라가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오면서 제조업 비중은 세계에서도 큰 영향력을 미치지만 서비스업 비중은 꼴찌란다. 배우고 즐길 여유를 제쳐둔 결과가 아닐가.
“일과 삶의 균형”을 다짐하는 나라가 늘고있다. 노르웨이는 이미 1970년에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캠페인을 벌렸고 5년전에는 우리와 가까운 나라인 일본도 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행복이란 그저 “량식”이란 존재처럼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먹을 곡식만 있다고 미래의 행복이 오는것은 아니다. 현재를 즐기고 삶을 더 깊게 느낄수 있어야 행복이 있다. 베짱이는 별개의 존재가 아니다. 우리 내면에 함께 존재하며 균형을 이뤄야 할 두가지 태도를 의미하는건 아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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