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소리, 까페:http://cafe.naver.com/ybcdr
http://www.zoglo.net/blog/ybcdr 블로그홈 | 로그인
<< 9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나의카테고리 : 살며 생각하며

나는 오늘도 살아있나보다…
2013년 11월 20일 16시 03분  조회:2476  추천:1  작성자: 동녘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 때면 나는 왕왕 내가 살고있구나 라고 느끼군 한다. 힘든 마음의 빗장을 열고 수많은 사색의 끄나불들이 스멀스멀 뇌리를 향해 기여오르기때문이다. 스멀스멀의 그 절주를 따라 살펴보면 그 리듬에는 40대 마지막역을 벗어난 나그네의 성숙함이 아니라 십대의 유치함과 이십대의 정열과 삼십대의 방황과 40대의 막무가내가 차곡차곡 쌓여져있는듯싶다. 

래일이면 50살인데, 돌아보면 해놓은 일은 아무것도 없고 래일이면 50살인데 앞을 내다보아도 막막하기만 하고… 내 일생은 그저 요 모양 요 꼴로 끝나는것일가? 하는 우려가 가슴을 지지눌러 숨이 가쁘다.

40대의 막바지를 사시던 아버지를 가끔 떠올리군 한다. 시골에서 지지리도 힘들게 살아오셨던 아버지의 40대 마지막역은 십대를 살아가던 나에게 그 자체가 반면교재였다. 아버지처럼 살지 않으려면 시골을 벗어나야 한다는게 아버지의 삶이 나에게 시사해준 전부의 의의였다. 고향집 마당의 울바자 둘러진 남새밭에서 마늘밭김을 매면서 아버지도 40대 마지막역을 달리는 당신의 인생렬차를 두고 한번쯤 슬퍼하고 감동하고 회의를 느끼셨을가?

지난 추석에 부모님산소에 갔다가 고향친구를 만난적이 있다. 밤낮으로 이마를 맞대고 서로의 십대를 보아오던 친구였다. 친구는 내 부모님산소가 있는 그 산에서 100년을 묵묵히 살아왔다는 소나무만치나 듬직하게 여전히 고향을 지키고있었다. 아니, 고향을 떠니지 못하고있다고 함이 더 옳을가?

너네 시내사람들은, 너네 간부들은… 마치도 “너네”는 그 시골과 하등의 상관도 없는것처럼 말하는 친구가 낯설게 느껴졌다. 아니 그 때문이 아니라 오랜만에 보는 그 친구의 몸에서 흘러간 내 십대의 그림자를 찾아보기 싫었다는것이  진심이였을것이다. 아픔과 방황과 실패와… 과연 아름답지 못했던 십대의 시간들을 반추하며 가슴을 뜯기 싫어서였을가? 몸도 마음도 힘든 오늘에야 나는 친구의 눈에 “너네 시내사람, 네네 간부”로 비쳐지는 내가 친구가 부러워 하는 “너네”로 당당하지 못함을 스스로 느꼈기때문이라는것을 알것 같다.

친구에게 이 말을 한다면 그는 과연 어떤 눈길로 나를 보아줄가?

모든것을 내려놓고 현실에 안주하면 나는 친구가 부러워 하는 “너네”로 그럭저럭 살아갈수 있을것이다. 그렇게 살아가고싶다가도 다시 20대의 정열이 고패쳐오름에 나는 슬프다. 내 마음에 아직 살아있는 20대를 보는것이 시골을 벗어나려고 고열을 앓던 나의 십대를 보는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남자는 두번 사춘기를 앓는다는 글을 읽은적이 있다. 40대중반에서 50대로 가는 이 길에 바로 남자의 두번째 사춘기가 자리하고있지 않나 새삼 느껴진다.

바야흐로 사회에 발을 들여놓게될 내 아들앞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놓여져있을가가 두렵다.

나에게 이런 감성이 남아있는것을 진정 기뻐해야 할가?

몸도 마음도 유난히 지쳐있다.
나는 오늘도 살아있나보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전체 [ 1 ]

Total : 95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55 인성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2012-07-05 0 4034
54 번호대로 앉는다(对号入座) 2012-07-05 3 1787
53 좋은 작가 2012-07-03 2 2199
52 내가 한심해보입니다 2012-07-02 1 1956
51 널리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2012-07-02 0 2002
50 과연 그런것일가요? 2012-07-02 1 1586
49 제 마당처럼 가꾸어야 합니다 2012-07-01 0 1661
48 이외수는 과연 사람입니다 2012-07-01 0 1714
47 욕설로는 대체할수 없습니다 2012-07-01 1 1761
46 백성이 살기 편해야 좋은 도시이다 2012-06-20 1 1540
45 싸움에서 승자는 누구인가? 2012-06-19 3 1550
44 우리의 문학 2012-06-19 1 1684
43 와우~ 2012-05-31 2 1630
42 포장마차와 좋은사람들 2012-05-22 3 1867
41 가장의 자세 2012-05-19 3 1575
40 소통의 방법 2012-05-18 1 1543
39 영원히 배워야겠다 2012-05-17 2 1723
38 그냥 궁시렁 한마디 2012-05-16 3 1521
37 빨리 크는 방법 2012-05-15 0 1546
36 참 대단하십니다그려~ 2012-05-15 5 1994
‹처음  이전 1 2 3 4 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