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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목장*거르러치무거 헤허
2013년 12월 23일 14시 22분  조회:2093  추천:1  작성자: 동녘해





백조목장
―초원의 여름을 적는다


그해 봄과 여름에 나는 친구네 목장에서 생활했다.
천당같은 그곳은 후룬베엘초원의 오원커기에 자리잡고있었다.
친구네 목장부근에는 모래산 하나가 있었는데 그우에는 초원에서 보기 힘든 적송 몇그루가 자라고있었다. 나무들의 직경으로 미루어볼 때 모두 백살이 넘을것 같았다. 
나는 매일 목장에 있는 몇마리의 세퍼드를 데리고 산꼭대기에 올라가 머나먼 초원을 바라보는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초원은 끝이 보이지 않는 록색의 세계였다. 머나먼 지평선을 바라보다보면 나중에는 하늘과 하나로 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집으로 돌아온후 목장에서 찍은 사진들을 도시에 사는 친구들에게 보내주었다. 친구들은 목장의 순결한 록색을 도무지 믿으려고 하지 않았다. 모두들 내가 포토샵을 리용해 그런 사진효과를 얻었다고 했다. 나는 그들에게 구구히 해석을 하고싶지 않았다. 나에게 있어서 초원은 일종의 생활방식일뿐이다.
나도 사실 초원의 그 푸르름에 대해 어떻게 해석할 방법이 없다. 초원은 푸르다 못해 사람들로 하여금 그속에 흘러들고싶게 하는 광활한 세계이다.
그해봄, 나는 일생에서 처음으로 그처럼 방대한 철새의 이동장면을 보게 되였다. 수만마리의 큰 기러기들이 무리를 지어 낮게 날아예기 시작했는데 그 모양은 검은 구름과도 같았다. 그것은 세상 모두가 분망한 계절이였다. 큰 기러기들의 이동은 이른 아침으로부터 밤 늦게까지 계속 되였다.
맑은 밤하늘에서는 병에 걸려 날기 힘든 갈매기들의  급한 울음소리가 오래도록 퍼지기도 했다. 그들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싶었던것이다. 북방의 고향으로 돌아가서 새끼를 낳아 키우고싶었던것이다.
망망한 밤하늘을 쳐다보노라면 뭉게뭉게 흐르는 구름들사이에서 무리를 지어 날아예는 갈매기들을 자주 볼수 있었다. 그들의 가늘고 뾰족한 날개는 수면을 스치는 날렵한 지느러미를 방불케 했다.
초원도 흥성거리기 시작했다.
그 목장은 바로 호수가에 자리잡고있었다. 목초사이에는 좁지만 물이 많은 개울이 흐르고있었다. 하여 그 초원은 더없이 아름다와보였다. 
해맑은 어느날 아침, 나는 철새들이 더 이상 북쪽으로 날지 않고 그곳에서 배회하는것을 보았다. 그들은 풀밭에 내렸다 날아올랐다를 반복하며 열심히 무엇인가를 찾고있었다. 일부 철새들이 초원에서 둥지를 틀만한 곳을 찾고있었던것이다. 
나는 새들에 대하여 익숙하지 못했기에 그들이 그저 물새가 아니면 도요새일것이라고 생각했다.
한주일도 채 되지 않았는데 그들은 한곳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러다가도  사람들이 다가오면 불안하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들은 멀리로 날아가지 않고 주위에서 배회하다가 다시 원 자리에 내려 앉군 했다.
바로 그 무렵에 한 친구가 목장으로 나를 보러 왔다.
이튿날 이른아침, 우리는 함께 모래산으로 가서 일출을 구경하기로 했다.
우리가 풀밭을 지날 때 한마리 또 한마리의 새들이 련이어 하늘로 날아올랐다. 나는 친구에게 손쉽게 새둥지를 찾을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는 나의 말을 믿지 않았다.
사실 그 목장은 그 친구의것이였다. 친구는 전에 초원에 새둥지가 있다는 소리를 들은적이 없었던것이다.
바로 그때, 우리로부터 5, 6메터쯤 떨어진 풀밭에서 또 한마리의 새가 우리의 발걸음소리에 놀라 하늘로 날아올랐다. 나는 방금 새가 날아오른 그 위치를 확정하고 천천히 그쪽으로 다가갔다.
나는 허리를 굽혀 풀들을 헤쳤다. 아니나 다를가 풀밑에 옴폭하게 들어간 새둥지가 있었다. 풀을 결어만든것이였다.  겉에 회색 반점이 있는 담청색 작은 알 세개가 둥지에 들어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알을 꺼내들었다. 방금 하늘로 날아오른 어미의 체온이 여전히 알에 남아있었다. 나는 시무룩히 웃으며 새알을 친구앞에 내밀었다.
친구는 매우 놀라와 하며 어떻게 새둥지를 그처럼 쉽게 찾을수 있느냐고 물었다. 새둥지와 주변의 환경 그리고 새알의 보호색이 모두 비슷해서 쉽게 분별할수 없었던것이다. 친구가 자세하게 새알을 구경한후 나는 인차 새알을 다시 둥지에 넣어주었다. 새알이 식으면 부화에 영향이 있었던것이다.
내가 간단한 솜씨를 보인것뿐인데 친구는 나의 재간에 탄복하는것 같았다. 전에 친구는 내가 맹견들앞에서 전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것을 보고도 매우 이상하게 생각했던것이다. 
나는 친구에게 자세히 관찰을 하면 그쯤한것은 쉽게 알아낼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 둥지에서 날아오른 새는 메추리처럼 그렇게 교활한것 같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둥지에 다가서는것을 보고도 그 새는 그냥 둥지에 앉아있다가 사람들이 거의 접근해서야 날아오른것이다. 그로 미루어보아 그 새의 지력이 낮거나 그들이 종래로 사람을 접촉한적이 없는것 같았다. 그 종류의 새들은 언제나 직접 둥지에서 날아오르지 종래로 다른 음모궤계를 꾸미지 않았던것이다.
산꼭대기의 소나무에는 또 꿩매의 둥지도 있었지만 나는 친구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뀅매가 이미 새끼를 부화했던것이다.
모래산아래의 옅은 골짜기에는 늙은 오소리 한마리가 살고있었다. 나는 아침에 세퍼드를 데리고 산책을 하다가 가끔 검은 색과 흰색이 섞인 오소리의 머리가 굴어구에 나타나는것을 보았던것이다.
몇번은 아침 일찍 일어나 모래산기슭에 이르렀을 때 금방 먹이를 먹고 굴로 돌아오는 늙은 오소리를 직접 본적도 있었다. 혈기왕성한 세퍼드가 오소리를 쫓아갔다. 하지만 그놈은 오소리처럼 체대가 작고 똥똥하게 생긴 짐승을 대적해본 경험이 없었다. 오소리가 송곳이를 들어내면서 도망을 치자 세퍼드는 감히 쫓아가지도 못했다.
이면에서 그놈은 숙영지에 사는 “검은 곰”이라 불리우는 세퍼드를 따라배워야 할것이다.  “검은 곰”에게 물려 죽은 오소리가 얼마인지는 누구도 몰랐다. “검은 곰”의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얼굴에 난 상처자국에는 흰 털이 돋아올랐다.
그놈은 늙어서 힘겨운 탓인지 종래로 나와 함께 산책을 하지 않고 대부분 시간을 굴에 엎드려 잠을 잤다. 젊어서 한때는 아주 예리했을 그놈의 이발은 이미 다 빠져있었다. 만년에 이른 “검은 곰”은 자는 일을 내놓고는 더 이상 할수 있는게 없는상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착각이였다.
그해봄, 내가 금방 목장에 갔을 때 “검은 곰”은 놀랍게도 나에게 자기의 솜씨를 펼쳐보였다.
그것은 어느 황혼무렵이였다. 양들은 이미 우리에 들어갔다. 나는 문앞에 서서 불타는 노을이 내려앉은 풀밭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때 줄곧 굴안에 엎드려있던 “검은 곰”이 몸을 일으키더니 풀밭을 바라보는것이였다. 눈길이 진지했다. 전에 늘 보던 생각은 뻔하지만 힘이 부쳐하던 그 표정이 아니였다. “검은 곰”의 온몸에 갑자기 혈기가 왕성해진듯싶었다. 나는 “검은 곰”의 눈길을 따라 푸른 초원을 바라보았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검은 곰”은 어디론가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속도가 그닥 빠르지 않았지만 차츰 나는듯해보였고 한점 흐트러짐이 없이 목표를 향하고있었다.
“검은 곰”이 2, 30메터를 달렸을 때 앞에서 갑자기 털뭉치 같은것이 불쑥 솟아올랐다. 순간 나는 그 털뭉치의 임자가 바로 늑대라는것을 알아차렸다. 늑대는 양들 몰래 목장으로 따라오다가 풀밭에 매복하여 공격할 기회를 노리고있었던것이다. 늑대는 도망치려고 하지 않고 달려오는 “검은 곰”을 마주보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이상한것은 “검은 곰”이 달려가면서 소리를 쳐 다른 세퍼드들을 부르지 않는것이였다.  
“검은 곰”은 열살도 넘어있었다. 악렬한 기후와 충족하지 못한 먹이때문에 초원의  세퍼드들은 보통 열살을 넘기지 못하고있었다.
“검은 곰”은 진작 늑대앞을 막아서있었다. 내가 이발 한대 없는 “검은 곰”이 어떻게 공격을 할가를 두고 근심하고있을 때 그놈이 갑자기 돌멩이처럼 늑대에게 몸을 던졌다.  늑대는 “검은 곰”에게서 오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벌렁 나가 넘어져서 한고패 구르고는 겨우 기여일어났다. 늑대는 어리둥절해서 “검은 곰”을 바라보았다. 그놈은 종래로 그런 공격을 당해본적이 없었던것이다.  “검은 곰”은 이발이 한대도 없었지만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큰 소리로 으르렁거리면서 늑대에게 덮쳐들었다. 늑대가 “검은 곰”을 맞받아 나갔다. 늑대와 “검은 곰”은 한동아리가 되여 돌아갔다.
그때 몇마리의 세퍼드가 집뒤에서 뛰여나왔다. 그놈들은 너무도 놀라 풀밭에서 늑대와 결투를 벌리고있는 “검은 곰”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나는 세퍼드들에게 빨리 공격하라고 큰 소리로 명령했다. 그제야 그놈들은 번쩍 정신이 들었던지 현장을 향해 뛰여갔다.
세퍼드들이 소리치며 달려오자 늑대는 인차 사태를 파악하고 몸을 돌려 초원심처로 도망을 쳤다. 늑대는 그때 이발이 없는 늙은 개 한마리는 대적할수 있었지만 혈기왕성한 젊은 세퍼드무리는 당할수 없을것이라고 판단했을것이다.
봄날의 초원에는 먹이가 많지 않았다. 늑대는 제대로 먹이를 먹지 못해 몸이 몹시 여위여 있었다. 그놈은 세퍼드들과 힘으로 대적은 할수 없었지만 속도는 세퍼드들을 찜쪄먹을 정도였다. 
달려온 세퍼드들과 함께 늑대를 쫓아가던 “검은 곰”이 얼마를 안가서 돌아왔다. 그의 입부근에 또 새로운 상처가 생겨났다.
“검은 곰”은 마당에 엎드려 늑대가 도망친 방향을 한참 바라보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드넓은 초원에서 세퍼드가 먹지 못해 몸이 겨릅대같은 늑대를 쫓아 잡을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령에 가까왔다. “검은 곰”은 늑대를 자기의 령지에서 쫓아내기만 하면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했던것이다.
“검은 곰”은 내가 던져주는 먹이를 받아먹지 않았고 내가 자기의 몸을 만지지도 못하게 했다. “검은 곰”이 그런 뜻을 보이자 나도 더 이상 그런 동작으로 그놈의 존엄을 건드리지 않았다.
늑대를 쫓아가던 다른 세퍼드들은 바보스럽게도 둥근달이 떠올라서야 숙영지로 돌아왔다. 그들은 울안에 들어서자 마자 물통에 마주서서 벌컥벌컥 물을 먹었다.
젊은 세퍼드들은 기를 돋구며 늑대를 쫓아가서 굴에 몰아넣은것 같았다. 나는 그 늙은 오소리가 늘 세퍼드들에게 쫓기우면서도 왜 이사를 가지 않는지가 몹시 궁금했다.
나는 목장부근에 있는 그 호수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랐다. 그 호수는 옛날에 강이 막히면서 생겨난것 같았다.  물속은 그렇게 깊은것 같지 않았다. 그것을 호수라고 부르는것도 억지감이 없는것은 아니였다. 어쩌면 물웅덩이라고 하는게 더 적절할지도 모를 일이였다. 
나는 망원경을 들고 그 호수를 찾아갔다.
호수에는 아비목에 속하는 새들과 들오리 같은 물새들이 많이 살았다.
호수로 통하는 풀밭에는 울퉁불퉁한 돌멩이가 가득 널려있었다. 호수가에 이르니 땅이 어찌나 진지 빠졌다가는 발을 뽑기가 어려울것 같았다.
봄이 되여 금방 얼음이 풀릴 때 소 한마리가 호수가에서 물을 먹다가 진창에 빠져들어간적이 있었다. 나는 부근에 있던 사람들과 함께 그 소를 진창에서 끌어내느라 진종일 애를 뗐다. 온몸이 흙투성이로 된것은 물론 춥고 배 고파서 참을수 없었다. 우리는 이미 진창에 목까지 빠져버린 그 소를 그냥 버리자고 마음 먹었었다. 하지만 차마 그럴수도 없었다. 날이 어두워서야 우리는 끝내 소를 구해냈다.
나는 그 소 신세처럼 될가봐 겁이 나서 감히 호수가로 다가갈수 없었다.   
나는 맑은 날씨를 골라 호수와 멀리 뻘어진 곳에서 망원경으로 수면을 관찰했다. 그 호수에 사는 물새의 품종을 파악하려는 목적에서였다. 수면에는 확실히 내가 모르는 품종의 물새들이 있었다.
나는 그 호수가 왜 오랜 세월을 내려오면서 말라들지 않았는가 하는것이 궁금해서 주변을 살피다가 우에서 흐르는 강줄기가 좁은 지류를 형성하면서 호수에 흘러드는것을 발견했다. 한메터도 되나 마나한 그 강줄기가 호수에 물을 공급하고있었던것이다.  
목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그마한 진(镇)이 있었다. 나는2, 3일에 한번씩 걸어서 진으로 가 pc방에 들려  전자우편을 확인했다. 그리고 슈퍼마케트에 들려 전화를 치거나 노트북에 충전을 했다. 목장에는 전기가 없었던것이다.
진으로 가려면 반드시 십여메터 길이의 콩크리트다리를 건너야 했다.
그날 나는 진에서 돌아오다가 다리우에 잠간 서있었다. 특별한 일이 없었다. 다만 무료한 감이 들어서 무엇인가 놀음거리나 찾아보려는것이였다. 나는 교각이 경도가 아주 높은 암석이라는것을 발견했다.
그 무렵, 나는 몸에 지니고 다니던 스위스군도로 고기를 잘라 먹고 물건을 깎고 가죽을 벗기다보니 칼날이 무뎌있었다. 나는 천연숫돌과도 같은 교각에다가 칼을 갈고싶어 맞춤한 각도를 찾았다.
내가 정신을 집중하지 못했던지 아니면 내가 각도를 잘못 잡았던 탓인지 그만 칼이 내 손을 벗어나 다리밑으로 떨어졌다.
허리를 굽혀 다리아래를 내려다보니 붉은 칼자루가 맑은 물에서 보석처럼 반짝이고있었다. 나는 칼자루가 붉은 색이이기를 참 잘했다고 감탄했다. 칼자루가 붉은색이기에 떨어뜨렸을 때 주변의 환경과 선명한 구별이 되여 인차 찾을수 있었던것이다. 나는 다리에서 내려서서 칼이 떨어진 곳을 향해 걸어갔다. 그때 나는 어깨에 메였던 노트북을 벗어서 강가에 내려놓았다.
그곳은 다리우에서 보기보다 거리가 좀더 멀었지만 빨간 칼자루는 여전히 선명하게 보였다. 나는 물깊이가 반메터쯤은 될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신과 양말을 벗고 바지가랑이도 높이 말아올렸다. 그 시각은 비록 점심녘이였지만 강물은 찬기운이 뼈속까지 슴여드는것 같았다. 강밑에 울퉁불퉁한 조각돌들이 깔려있어 발바닥이 여간만 아프지 않았다. 나는 물밑에서 칼을 주어들어 물기를 닦고는 칼날을 접어서 칼집에 넣었다.
나는 몸을 돌리면서 다리우를 힐끔 바라보았다.
처음에 나는 그것을 교각에 옅게 묻고있는 갈대뿌리에 매달린 수초덩이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에 비해 그 모양이 너무 정교한것 같았다. 비록 그것이 교각에 자란 갈대들 사이에 섞여있었지만 여전히 나의 눈길을 끌었다. 나는 그 것이 절대 자연적으로 형성된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리가 찬물에 얼어서 뻣뻣했지만 나는 호기심을 버리지 못하고 그곳을 향해 다가갔다. 도중에 나는 두개의 교각이 교차하면서 생긴 물살이 센 곳을 지나야 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곳에 발을 들여놓았지만 급물살로 하여 도무지 몸을 지탱할수 없었다. 나는 안간힘을 다해서 그곳을 벗어났다.  나는 차츰 다리아래의 소용돌이때문에 형성된 작은 모래섬과 가까와졌다. 
나는 그곳에 도착해서야 교각에 매달려있는 그것이 바로 큰 새둥지라는것을 알게 되였다. 나는 잠간 주저하다가 생둥지를 향해 더 가까이 다가가 적당한 자리를 찾아 섰다. 갈대의 그루터기가 칼끝처럼 뾰족했다.
그것은 내가 본 새둥지들가운데서 제일 큰것이였다. 새둥지는 콩크리트다리의 교각에 있었는데 수면과 반메터쯤 떨어진것 같았다. 새둥지의 직경은 한메터가 넘을것 같았다.
나는 흥분으로 하여 가슴이 후둑후둑 높뛰였다. 
그것은 분명 백조둥지였다.
나는 갈대를 헤치고 둥지안을 들여다보았다. 안에 아무것도 없었지만 나는 그 둥지가 꼭 금방 튼것이라고 확정했다. 둥지에 사용된 갈대의 물에 잠긴 부분이 그때까지 신선한대로 있었던것이다.
그 발견으로 하여 나의 가슴은 매우 흥분했지만 물에 들어서 있는 나의 다리는 너무 얼어서 감각마저 잃어질것만 같았다. 나는 급히 강가에 올라가 양말을 가지고 젖은 발을 닦았다. 그때에야 나는 나의 발이 조각돌에 긁혔던지 갈대뿌리에 긁혔던지 군데군데 상처가 나있는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발이 감각을 잃어서인지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호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여 상처를 닦은후 신만 신었다. 젖은 양말을 호주머니에 집어넣은 나는 노트북을 주어 메고 강변을 따라 걷다가 다리우에 올라섰다.
나는 다리우에서 아래를 굽어보았다. 그곳에서는 근본 새둥지를 똑똑하게 볼수 없었다.
나는 목장을 향해 걸음을 옮기면서 생각을 굴려보았다.
이 일망무제한 초원에서 백조는 왜 하필 교각에 둥지를 틀었을가?
그 다리우로 날마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녔다. 그리고 오래동안 수리를 하지 않은 그 다리우로 차들이 자나갈 때면 언제나 큰 진동이 발생하군 했다. 어떤 시각으로 보나 그곳은 절대 백조가 둥지를 틀기 적합한 곳이 아니였다.
전에 나는 초원에서 유람을 할 때 종달새의 둥지를 발견한적이 있었다. 그 둥지는 놀랍게도 두 바퀴흔적 사이의 풀밭에 있었다. 초원심처의 길은 사실 수레나 자동차바퀴가 지나가면서 낸 흔적에 지나지 않았다. 종달새는 바로 그 바퀴흔적 사이에다가 둥지를 틀었던것이다.
어느날, 나는 오전의 4시간을 리용하여 그곳을 지나가는 차량과 사람들을 통계한적이 있었다. 결과 대형트럭 2대와 소형트럭 3대, 수레 한대와 사람을 등에 태운 말 두필 그리고 행인 네 사람이 지나갔다. 하지만 놀랍게도 종달새의 둥지를 다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어미종달새는 대형트럭이 굉장한 소리를 내며 지나갈 때 잠간 하늘로 날아올랐을뿐 다른 때는 줄곧 둥지에 앉아있었다. 
나는 그곳을 지날 때면 늘 종달새의 둥지를 살펴보았다.   둥지에서는 네마리의 새끼종달새가 까나왔고 그 둥지에서 날개를 굳혀 하늘로 날아올랐다.
자연계에서의 일부 현상을 사람들은 영원히 리해할수 없을것이다.
이튿날, 나는 아침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망원경을 들고 모래산으로 올라갔다. 태양이 금방 솟아오르고있었다. 몇마리의 세퍼드들이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내곁을 스쳐지났다.
나는 끝내 산꼭대기에 올라섰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가없는 초원이 푸른 파도를 일으키고있었다.
지평선에서 하얀점 하나가 보여왔다. 나는 그것이 금방 일떠세운 누군가의 천막일것이라고 생각했다. 천막옆의 굴뚝으로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여오르고있었다. 천막의 녀주인이 아침에 먹을 우유차를 끓이는것 같았다.
유목민들의 하루가 그렇게 시작되고있었다.
하늘이 푸르렀다. 커다란 몸뚱이를 가진 초원의 독수리 몇마리가 공중의 높아가는 난기류를 빌어 하루의 첫 사냥을 시작했다.
금빛 명주끈같은 강물이 조용히 흘러가는것이 그처럼 고요해보였다. 그러한 정경은 천당과도 같이 풍요롭고 아름다운 목장에서 천여년을 계속되고있었다.
나는 어깨에 메였던 망원경을 내리워 들었다.
그 다리는 모래산과 3킬로메터쯤 떨어져있었다.
콩크리트다리는 처음에 망원경에서 어슴프레 륜곽만 보였다. 나는 호흡을 멈추고 조심스럽게 단추를 돌려 초점을 맞추었다. 다리아래의 수면이 보였다. 하지만 영상이 그렇게 똑똑하지 않았다. 나는 또 교각에 붙어있는 겨울날 유리창에 얼어 붙은 서리와 같이 흰 물건을 어렴풋이 볼수있었다.
나는 연신 단추를 돌려 정확하게 초점을 맞추려고 했지만 그 흰 물체가 도무지 똑똑하게 보여지지 않았다.
나는 몇년 동안 줄곧 그 로씨야망원경을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녔지만 그번처럼 실망한적은 없었다. 
나는 어떤 일이 있더라고 그 흰 물체를 똑똑하게 보고싶었다.
나는 급히 모래산을 내려섰다.
목장의 작은 집 벽에는 렌즈가 하나인 오래된 망원경이  걸려있었다. 나는 이미 색까지 거멓게 변해버린 그 망원경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지 못했지만 겉모양으로 봐서는 력사가 100년도 넘을것 같았다.
나는 벽에 걸려 고라니머리와 같이 장식품으로 되여있던 망원경을 내리워 먼지를 닦았다. 망원경은 그런대로  사용할만 했는데 길이를 다 늘궈보니 놀랍게도 한메터나 되였다.
내가 낡은 망원경을 들고 다시 모래산에 오를 때 세퍼드들은 나를 따라오지 않고 밖에서 먹이를 기다렸다.
나는 몇십메터나 되는 모래산에 다시 올라갔다.
나는 낡은 망원경을 눈앞에 가져다댔지만 모든것이 뿌옇게 보일뿐이였다. 나는 단추를 돌려 망원경의 거리를 조절했다. 차츰 물체가 똑똑하게 보이기 시작하더니 끝내 검은 물체가 눈에 안겨들었다. 나는 좀더 세심하게 초점을 맞추었다. 성공했다. 그놈은 바로 마당에 앉아 먹이를 기다리는 세퍼드였다. 그놈의 수염까지 똑똑하게 보였다.
나는 망원경을 내리워 자세히 관찰했다. 렌즈부근에 로씨야문자 몇개가 적혀있었다. 망원경은 로씨야에서 제작한것이 확실했다. 백년이 지난후에도 그 망원경의 렌즈는 조금도 손색이 없었다.
나는 웬지 내가 수년간 감금되여있다가 풀려나온 해적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나는 대단한 해적이야! 나는 해적 랑빠얼(让巴尔)이고 나는 해적 듀건(杜根)이야. 무연한 초원은 바로 나의 바다이고 모래산은 나의 함선이야. 나는 지금 망원경을 들고 먼 바다를 바라보고있는거야…
나는 그렇게 잡생각을 굴리면서 망원경을 돌다리쪽으로 돌렸다.
망원경에 갑자기 커다란 머리 하나가 들어왔다.
나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인차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망원경에 눈을 가져갔다. 그것은 분명 클로즈업된 백조의 머리였다. 렌즈의 효과때문인지 부리가 매우 넓어보였다.
백조는 그때 바로 내쪽을 응시하고있었다. 
나는 종래로 그처럼 똑똑하게 야생백조를 관찰해본적이 없었다. 나는 후둑후둑 높뛰는 가슴을 겨우 진정하면서 낡은 망원경의 초점을 조절해나갔다.
백조는 내가 멀리서 망원경으로 자기를 관찰하고있다는것을 모르고있었다. 그때 백조는 수면우에 둥실 떠있었는데 날개를 몸량쪽으로 넓게 펴고있었다. 하얀 그 모습은  채 녹지 않은 눈덩이처럼 순결해보였다. 호형으로 되여있는 긴목과 살풋이 숙이고있는 아래턱은 조류중에서 보기 드문 그 우아함을 자랑하고있었다. 그 순간 백조는 그냥 물에 떠있을뿐이였는데 그 모습은 누구도 범접 못할것 같은 천사의 기품을 보여주고있었다.
나는 계속 단추를 돌려 거리를 조절했다. 그 바람에 시야가 점점 더 넓고 똑똑해졌다. 교각아래에는 또 다른 백조 한마리가 물에 떠있었다. 
나는 비록 그 두마리 백조의 성별을 구별할수는 없었지만 본능적으로 교각아래에 있는 놈이 암컷이라고 추측되였다. 그놈은 내가 처음에 본 그 백조쪽으로 천천히 헤염을 쳐갔는데 목을 낮게 숙이고있었다. 마치 총각앞에서 부끄러움을 타는 숫처녀를 보는듯 했다. 처음에 보았던  백조옆에 다달은 그놈은 귤색 부리를 내밀어 대방의 등을 부드럽게 빗어주었다.
한참후 암컷이라고 생각되는 그 백조가 천천히 교각밑의 모래섬으로 헤여갔다. 그놈은 천천히 모래섬에 오르더니 교각에 있는 둥지로 날아들어갔다. 그렇다면 그놈은 분명 알을 낳으려는것일것이다. 
백조들의 번식기가 시작된것이다.
나는 너무도 흥분되여 어쩌면 좋을지 몰랐다.
그야말로 기적이라고 할수 있었다. 백조가 어쩌면 사람들이 오가는 다리아래에 알을 낳는단 말인가?
나는 그렇게 목장에서 제일 사람을 흥분시키는 비밀을 속에 품게 되였다.
매일아침, 나는 모래산의 꼭대기에 올라가 망원경으로 돌다리를 관찰했다. 다른 사람에게는 아주 평범해보일 다리이지만 교각에 있는 백조둥지로 하여 나는 그 다리가 매우 특수하게 생각되였다.
아침이면 백조는 조심스럽게 수면을 헤여다녔다. 그들은 종래로 다리량측의 행인들의 눈에 뜨일수 있는 넓은 수면에는 나가지 않았다.
어느한번, 나는 그놈들이 함께 나는것을 본적이 있다.  
그놈들은 약속이나 한듯 나란히 앞뒤에서 날개를 퍼득이며 넓은 수면을 가르고 나아갔다. 날개짓이 빨라지자 그들의 몸뚱이는 차츰수면을 떠올랐다. 잠간후 그들의 두발만 노처럼 수면을 긋고있었다. 그 바람에 그들의 몸뚱이옆에 튀여오르는 물보라는 아침의 해빛속에서 아름다운 색채를 련발했다. 넓게 펼쳐진 백조의 날개는 해볓아래에서 투명하게 보였다. 이어 그들의 몸뚱이가 류선형으로 변했고 차츰 날개를 젓는 차수가 적어지면서 안정을 찾아갔다.
나는 공중에 날아오른 그들의 모습을 망원경으로 살폈다. 드디여 그들의 흰 몸뚱이가 두개의 작은 점으로 보아다가 푸른 하늘에 섞여버렸다.
백조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그 아름다운 장면은 한번만 보아도 오래오래 머리속에 남아있을것이다.
이틀에 한번씩 나는 노트북을 들고 진에 가서 충전을 하고 전화를 걸었으며 PC방에 가서 전자우편을 확인했다. 진으로 가는 길에 나는 꼭 그 다리를 지나야했지만 절대 교각에 눈길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돌아갈 때는 먼저 주변을 살펴 사람이 없는것을 확인한후 목장쪽을 향한 다리어구에서 잠간  걸음을 멈추었다.
말 그대로 잠간 걸음을 멈추고 교각을 힐끔 훔쳐볼뿐이였다. 나는 감히 직접 교각에 내려가 백조둥지를 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 둥지에 살고있는 한쌍의 백조를 놀래우면 큰 죄라도 받을가봐 두려웠던것이다.
백조들도 조심성이 많았다. 그들은 언제나 행인들이 다리를 지날 때면 모래섬에 있는 갈대숲으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그줄을 알고있는 나는 번마다 갈대숲에 눈길을 주었지만 겨우 한번인가 갈대숲에서 언뜰거리는 백조의 그림자를 보았을뿐이다.
그렇게 조용히 반달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그날 내가 진에 갔다가 돌아올 때 끝내 내가 줄곧 근심해오던 일이 발생하고야 말았다.
다리우에 차 한대가 서있었고 다리아래에서 두 사람이 무엇인가를 찾고있는것이 멀리에서 보였다.  
나는 너무도 급해서 손에 땀을 쥐였다.
나는 애써 정서를 통제하면서 아무일이 없는듯 다리를 향해 걸었다. 가까이에 가서야  나는 그것이 개량을 거친 찌프차라는것을 알아보았다. 차체에는 수많은 조명과 필요없는 물건들이 달려있었다. 그밖에 “곰이 출몰합니다. 조심하세요.”라는 문구도 붙어있었다. 총적으로 차주인은 본분을 지키는 온순한 사람이 아니는듯싶었다.
아니나 다를가 차를 타고 온 두 젊은이도 몸에 괴상한 옷들을 걸치고있었다.
나는 어떻게 그들을 그곳에서 떠나게 할가를 두고 고민했다. 
그들은 다리아래 강가에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사진 찍고있었다.
나는 다리란간에 붙어서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갈대밭에서 하얀 그림자가 어렴풋이 보였다.
백조였다.
나의 긴장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털색이 선명해서인지 갈대밭속에 있는 백조가 유난히도 나의 눈길을 끌었다.
젊은이들은 강가에 피여난 노랜색 꽃을 사진 찍고있었다.
나는 젊은이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그때까지 젊은이들은 분명 백조를 발견하지 못고있었다. 다행이라고 생각되였다. 만약 그들이 백조둥지를 발견한다면 그 안전을 담보할수 있다고 장담할수 없을것이였다.
나는 그들에게 서쪽으로 4, 5킬로메터쯤 떨어진 곳에 매우 아름다운 계곡이 있다는것을 알려주었다. 먼 옛날 칭키스칸이 그 계곡에서 첫 안해를 맞이했다는 전설도 들려주었다. 계곡에 가면 예쁜 보석도 주을수 있을것이라고 덧붙였다.
젊은이들의 눈이 반짝했다. 한시바삐 그 보석을 손에 넣고싶어하는 욕망이 그대로 보여졌다. 그들은 나에게 간단히 인사를 건네고는 부랴부랴 차를 몰아 그곳을 떠났다.
사실 나의 말은 거짓이 아니였다. 그곳에는 정말 아름다운 계곡이 있었고 아름다운 마노석을 주을수 있었다. 칭키스칸이 첫 안해를 맞이했다는 전설도 아예 없는 일이라고는 할수 없었다. 칭키스칸이 그곳에서 첫 안해를 맞지 말라는 법도 없지는 않는가? 전설에 의하면 칭키스칸이 첫 안해를 맞으러 그곳에 갔을 때 그만 세퍼드에게 물려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 나는 숙영지에 있는  “검은 곰”이 바로 칭키스칸을 물었다는 그 세퍼드의 몇십대 후손쯤 되지 않을가 하는 생각도 굴려보았다.
나는 한시름을 놓았다.
백조가 나의것도 아닌데 그들이 만약 백조를 발견했다해도 다치지 말라고 권고할만한 리유가 없었던것이다. 나는 그들이 잠시는 그곳을 떠났지만 인차 돌아올가봐 근심되였다. 그들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것 같았다. 그들에게는 근본적으로 생태평형을 보호해야 한다는 개념이 없었던것이다. 그들은 사진을 찍던 노란 꽃을  꺾어가지고 떠났던것이다.
그들도 사실은 미지의 세계를 알고싶어하지만 미지의 세계에 대한 최저한도의 존중마저 모르는것이였다. 
지난해 봄, 나는 대흥안령 깊은 산속에 자리잡은 오원커족숙영지에서 향항의 한 녀기자를 만난적이 있었다. 당시는 바로 순록이 새끼를 낳는 계절이였다. 갓 태여난 새끼순록은 매우 깜찍했다. 나는 그 기자에게 절대로 갓 태여난 순록을 만져서는 안된다고 여러번 당부했다. 하지만 내가 오원커족친구와 함께 산에 가서 사슴을 찾아가지고 돌아오자 갓 태여난 새끼순록이 어미순록의 발밑에 죽어있었다. 녀기자가 호기심을 누르지 못하고 새끼순록을 손으로 만져보았던것이다. 그렇게 새끼순록의 몸에는 녀기자의 체취가 남게 되였고 어미순록은 사람의 냄새가 배인 새끼순록을 죽여버렸던것이다.
그 무렵, 다리우에 사람이 나타나기만 하면 나는 그가 유람객이든 현지인이든 가리지 않고 달려가 갖은 방법으로 그들이 그곳을 떠나게 했다. 나는 웬지 다리우에 나타난 사람들은 모두 백조를 해칠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던것이다.
강가에서 양을 방목하는소년이 있었다. 내가 그곳에 나타나 세번째로 말을 걸자 소년은 나에게 경계심을 보이면서 양무리를 몰아 그곳을 떠나갔다. 소년에게 오해를 받았지만 나는 내 목적을 이룬것으로 하여 여간만 기쁘지 않았다.
별 일 없이 한달이란 시간이 흘러갔다.
그날아침에도 나는 망원경을 들고 모래산으로 올라갔다.
나는 차츰 그 망원경을 소중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나는 매일 반짝반짝 빛이 나게 망원경을 닦았고 양가죽으로 통도 만들었다.
그날도 백조들은 다리밑에서 춤을 추고있었다. 날개는 넓게 펴져있었는데 한번씩 물을 칠 때마다 하얀 물보라가 뽀얗게 날아올랐다. 그 장면을 살펴보던 나는 갑자기 그들의 동작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는 몸집이 좀더 큰 수컷이 아름다운 털을 정리하고 풍도가 있게 암컷의 주변에서 빙빙 돌아치면서 친절을 보였었는데 그날은 그냥 날개로 물장구만 치는것이 전처럼 그렇게 힘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전에 없이 꼭 붙어있었는데 모양으로 보아 물밑에서 무엇인가 그들을 속박하는것 같았다.
나는 그들이 물장구를 치는것이 아니라 몸부림을 친다고 판단했다.
어제저녁편에 내가 모래산에 올라서 망원경으로 관찰할 때까지만 해도 모든것이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강변에서 물을 먹던 소들이 그 아름다운 장면에 넋을 놓고있었다.
나는 백조들이 수초에 발이 묶인것이라고 판단했다.
나는 쏜살같이 모래산에서 달려 내려왔다. 
세퍼드들은 어제밤에 잡은 양머리가 욕심 나 문앞에 쭈크리고있었다. 하지만 내가 모래산에서 달려내려오는것을 보고는 웬 일이냐는듯 내쪽으로 뛰여왔다. 그들은 내가 무슨 사냥물을 발견했다고 생각하는것 같았다.
나는 그놈들을 데리고 다리를 향해 줄곧 뛰여갔다. 속도가 매우 빨랐다. 나는 차츰 숨 쉬기마저 가빠졌다.
하지만 나는 다리어구에 도착해서 실망하고말았다.  
한 사람이 백조를 어깨에 메고 강가에 올라오고있었다.
백조는 놀랍게도 커보였다. 백조의 목이 그 사람의 어깨에 메워져있었는데 그때 백조의 다리가 땅에 질질 끌리고있었다. 하얗던 백조의 털에 이미 검은 오물이 가득 묻어있었다. 백조의 발목에는 덫이 물려있었다. 그것은 쇠사슬이 달린 산짐승을 잡을 때 사용하는 덫이였다. 나는 전에 그런 덫을 본적이 있었다. 보통 초원에 출몰하는 늑대를 잡을 때나 쓰는 덫이였다.
나는 일시 억이 막혀 할 말을 찾지 못했다.
백조는 이미 죽어있었다. 생명을 다한 그 커다란 몸체는 더 이상 그렇게 고귀하고 아름답지가 않았다. 
다른 한마리의 백조도 죽어서 강가에 던져져있었다. 그놈의 발목에도 똑 같은 덫이 물려있었다. 다른 한 사람이 쭈크리고 앉아 덫에 련결된 쇠사슬을 벗겨내고있었다.
“손을 떼시오!”
나는 크게 소리를 지르며 거친 숨을 몰아쉬였다. 
그들은 놀라운 눈길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방금 백조를 잡은데서 오는 승리의 희열때문에 내가 곁으로 다가가는것조차 중시를 돌리지 못했던것이다. 나를 발견한 그들은 놀라움에서 벗어나 어색한듯 얼굴에 웃음을 띄워올렸다.
나는 그 두 사람을 기억하고있었다.
초봄의 어느 깊은밤, 세퍼드들이 갑자기 짖어대기 시작했다. 나는 급히 밖으로 뛰여나갔다. 누군가 양우리에 들어갔다가 세퍼드들에게 포위되였던것이다. 나는 손전지를 켜서 그 사람의 얼굴을 비추어보았다. 장기간 술을 과하게 마셔 얼굴이 붓고 눈알이 파랗게 변해있었다. 그날도 그 사람은 술을 가득 마시고 취해서 양우리에 들어와 멍하니 서있었던것이다. 그는 눈앞에 다가오는 위험을 조금도 의식하지 못하는것 같았다. 그 사람의 옷소매 한짝은 벌써 세퍼드들에게 물려 찢어져있었다. 그때 만약 어느 세퍼드가 그 사람을 물어뜯어 피를 흘리게만 한다면 그 피비린내는 다른 세퍼드들의 야성을 한껏 불러일으킬것이였다. 나는 그 사람의 욕설을 아랑곳 하지 않고 앞에 나서서 세퍼드들을 물러서라고 소리쳤다. 나는그 사람을 이끌고 양우리밖에 나와 길에까지 데려다주었다. 그 사람은 몸을 가누지 못해 흔들흔들하면서 진방향으로 걸어갔다.
다른 사람은 몸이 몹시 허약했다. 
한달전의 어느날 오후였다. 나는 그 사람이 삽을 들고 나의 친구네 목장으로 가는것을 보게 되였다. 나는 그게 이상스럽게 생각되여 세퍼들을 끌고 그 사람의 뒤를 따랐다. 내가 도착했을 때 그 사람은 이미 오소리굴을 파헤치고있었다. 나는 그 사람에게 오소리굴을 파지 말것을 간청했다. 그 사람은 처음에 아니꼬운 눈길로 나를 쏘아보더니 그래도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고 돌아갔다.
바로 그 두 사람이 손을 맞춰 백조를 잡은것이였다.
나를 알아본 그들의 눈길이 복잡해졌다. 그들은 나의 눈길로부터 일종의 불안감을 느낀것 같았다. 그때 나는 금방 3킬로메터를 단숨에 뛰여오느라 얼굴이 불깃불깃해지고 숨이 거칠어있었던것이다. 게다가 그들이 백조를 잡은것으로 하여 더없는 분노를 느꼈던것이다. 그들은 사실 그러한 나의 표정보다도 내뒤에서 자기들을 노려보는 몇마리의 세퍼드들때문에 더 겁을 먹은듯 해보였다.  
그들은 나의 뜻을 읽지 못한듯 멍하니 서서 사태의 진전을 살피는듯싶었다.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쭈크리고 앉아 백조의 발에 걸린 덫에서 쇠사슬을 뽑아내던 사람이 갑자기 그 일을 그만두고  까닭도 없이 백조의 곁에 있는 풀을 와락와락 잡아뽑았다.  나는 그때 목숨을 잃은 백조때문에 그들이 백조알까지 둥지에서 들어냈다는것을 알지 못하고있었다.  
모두 발에다가 목이 긴 장화를 신고있는것이 만단의 준비를 하고 백조 잡으러 온것 같았다. 내 추측이 틀리지 않는다면 그들은 어제저녁에 물에다가 덫을 놓은것 같았다. 두마리의 백조는 아침에 깨여나 강가에서 배회하다가 덫에 걸린모양이였다.
나는 일시 그들에게 뭐라고 말했으면 좋을지 몰랐다.
“당신들이 백조를 잡은것은 잘못된 행실이요.” 하고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 장면에서 그런 말을 입에 올린다는것은 양이 늑대를 보고 “나를 잡아 먹지 마세요.” 하고 청을 드는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었던것이다.
백조가 죽었다는 사실은 개변할수 없는것이였다. 그들의 눈에서 백조는 게사니보다 좀더 큰 동물로 보일것이고 고기가 좀더 많이 날것이라고 생각될것이였다. 총적으로 그들은 이 세상 동물을 모두 고기덩이로만 볼것이였다.
나는 끝까지 그자들에게 세퍼드들을 추기고싶은 충동을 억제했다.
그들도 어쩔바를 몰라 난처해 했다. 그중 한 사람이 내가 자기들에게 큰 위협으로 될수 없다는것을 느꼈던지 갑자기 허리를 굽혀 땅에서 백조를 주어들려고 했다. 그 사람이 백조의 목을 들어 우로 당기자 아래로 처져있던 백조의 머리가 덜렁 움직였다. 그때 백조의 머리와 목은 겨우 가죽에 붙어있는듯 해보였다. 
백조의 목은 이미 끊어져버렸던것이다.
그 사람은 백조의 목을 잡아 어깨에 멨다. 그러자 백조의 귤색 발이 땅에 끌렸다. 그 사람은 다른 한쪽손으로 땅에서 둥지를 들려고 했다.
“못 내려놓겠소?”
내가 큰 소리를 질렀다. 목이 끊어진 백조를 어깨에 메고있는 그 사람을 보면서 나는 끝내 리지를 잃고말았다. 세퍼드들이 나의 어조에서 이미 무엇인가를 느낀듯싶었다. 그들은 눈에 시퍼런 불을 켜고 앞에 있는 두 사람을 쏘아보면서 위협적으로 으르렁거렸다.
나의 목소리가 너무 컸던지 아니면 세퍼드들이 지나친 위엄을 보였던지 두 사람은 두려움에 덜덜 떨면서 내쪽으로 머리를 돌렸다. 그들은 간교한 눈길로 어떻게 하면 거기서 무사히 빠져나갈것인가 기회를 노리고있었다. 그들의 눈길은 천천히 내곁에 있는 세퍼드들에게 쏠렸다. 세퍼드들은 저 멀리 지평선에서 울려오는 우뢰소리처럼 낮고 무게있게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길에서 나는 그놈들이 나의 명령만 떨어지면 어떻게 행동할것이라는것을 보아낼수 있었다. 목부근의 털을 꼿꼿이 치켜세우고 연신 으르렁거리는 그놈들은 모두 성난 사자를 방불케 했다. 나는 평소 주방에서 신선한 고기들을 가만히 꺼내여 그놈들에게 먹인 효과가 그 순간에 발휘된다고 생각했다.
세퍼드들이 으르렁거리는 소리에 키가 좀더 큰 사람의 얼굴이 사색이 되였다. 그 사람은 분명 술에 취해 양우리로 잘못 들어갔던 그날밤의 아슬아슬했던 순간을 떠올리는것 같았다.
그는 자기의 친구에게 백조알을 담은 둥지를 내리워놓으라고 눈짓을 하며 입속으로 얼버무렸다.
“그…그것 말이야, 새끼를 깨워 자래우면 한마리에 8백원은 실히 받는다구.”
그들이 떠났다. 요행 백조알을 구할수 있게 되였다. 나는 그들이 생태평형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 없을뿐이지 그렇게 탐욕이 많은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그렇게 순순히 돌아간것은 내가 목장부근의 몽골족목민들에게 자기들의 행실을 일러줄가봐 두려운것도 원인이였을것이다. 오랜세월을 내려오면서 목민들은 종래로 백조와 같은 물새들을 해치지 않았던것이다. 초원에는 많은 금기들이 있었다. 만약 목민들이 그들의 행실을 알게 된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것이였다.
그들이 죽은 백조를 어깨에 메고 사라지는 뒤모습을 보면서 나는 분을 삭이지 못하고 욕을 퍼부었다. 내가 어릴 때 놀음에 탐하여 일을 그르치면 할머니가 그렇게 나를 욕했던것이다. 그 욕을 그놈들에게 하고나니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할머니가 그리워졌다.
나는 그 순간에 왜 입으로 그런 욕이 터져나갔는지를 알수 없다.
둥지에 들어있는 백조알을 내려다보면서 나는 일시 어쩌면 좋을지 궁리가 떠오르지 않았다.
백조알은 모두 아홉개였다. 유백색의 백조알은 집에서 기르는 가금알들에 비해 좀더 클뿐 모양에서는 조금도 다른데가 없었다. 그중 한알은 방금 그들이 들고나올 때 부딪쳐 깨여졌는데 그 쯤으로 노란색의 섬유질 같은 물질이 흘러나왔다. 나는 그 알을 골라서 조심스럽게 옆에다 놓은후 다른 알들을 자세하게 살펴보았다. 더는 깨여진것이 없었다.
백조알은 하나가 한근은 실히 될것 같았다.
나는 강가에다 작은 구뎅이를 파고 깨여진 백조알을 파묻은후 교각의 백조둥지가 있던 곳을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그곳에는 둥지를 가리기 위하여 백조들이 물어다놓은 갈대가 어수선하게 널려있었다. 하루아침 새에 단란하던 백조가족이 그렇게 훼멸되고만것이다.
나는 웃옷을 벗어서 백조알우에 조심스럽게 덮었다.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았기에 백조알은 여전히 따듯한 상태를 유지하고있었다.
어떻게 하면 백조알을 목장으로 무사하게 가져갈수 있을가?
나는 한참이나 머리를 굴렸다.
나는 웃옷을 땅에 펴놓고 둥지를 그우에 올려놓은후 알들이 서로 부딪칠가봐 사이에 보드라운 풀을 넣어주었다.  그후 소중한 보물이라도 안은듯 조심스럽게 목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놓았다.
목장에 있던 친구는 멀리에서 벌써 내가 무엇인가를 안은 모양을 보고 또 좋은것을 주은 모양이라고 생각한것 같았다. 목장으로 간후 나는 늘 내딴에는 쓸모가 있다고 생각되는 물건들을 주어들여 방에 쌓아놓았던것이다. 그 속에는 락타의 두개골이며 선사시대에 살았던 거대한 체대를 가진  쥐화석이며 괴상한 룡모양의 나무가지며가 있었다. 친구는 나를 “쓰레기 줏는 사람”이라고 했다.
나는 어릴 때 성공적으로 메추리알을 부화시킨 경험이 있을뿐 다른 가금알은 부화시켜본적이 없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백조알을 침대우에 올려놓은후 집안을 발칵 뒤져 백조알을 넣고 부화시킬만한 용기를 찾았다. 라면을 담은 종이상자가 눈에 띄였다. 나는 보드라운 원단으로 된 옷을 종아상자안에 펴고 백조알을 한알한알 정성스럽게올려놓은후 백조알우에다가 두터운 수건을 덮었다.
나는 백조알을 넣은 종이상자를 부엌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둔 나의 침대머리에 올려놓았다. 더없이 흥분되였다. 목장이 당금 백조의 천국으로 될것만 같았다. 그러한 환상은 어릴 때 풀밭에서 주어온 새알을 보면서도 늘 있었다. 알에서 새로운 생명이 태여난다는것 자체가 바로 크나큰 기대였던것이다.
“키워낼수 없을거다.”
친구가 신심이 없어했다. 하지만 나는 그 친구가 고맙기까지 했다. 최저로 백조알을 부화시킬수 없다고 랭수는 끼얹지 않았던것이다.
나는 확실히 백조알과 같이 큰 알은 부화시켜보지 못했던것이다.
관찰에 의하면 백조부부가 그 알을 부화시키기 시작한지 거의 한달이 되여오는것 같았다. 하기에 부화에서 관건적인 시간은 지났을것이라고 판단했다. 알속에서 백조가 이미 모양을 갖춰가고있을것이였다. 부딪쳐 깨여진 알에서 보았던 섬유질 비슷한 물체가 바로 새끼백조의 털일것이라고 생각했다. 백조알이 제대로 된 온도를 유지하기만 한다면 며칠이 지나지 않아 새끼백조가 태여날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부화되여 나온 새끼백조를 어떻게 키우고 나중에 어디로 보낼것인가 하는 일들은 모두 그때에 가서 연구할것이라고 생각했다. 눈앞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백조알을 어떻게 새끼백조로 만드느냐 하는것이였다.
이튿날아침, 나는 백조알들이 매우 안정되여있는것을 발견했다. 백조알들이 식어버린것이 아닌가 하고 근심되였다. 알속의 생명이 박동을 멈춘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었던것이다.
나는 한알을 꺼내여 해빛에 들어 자세히 살폈다. 안에 있는 검으스름한 물체가 똑똑하게 보였지만 그것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판단할 방법이 없었다. 나는 알을 귀가에 가져다 대보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날 나는 하루종일 양우리에서 양똥을 쳐냈다. 저녁에 밥상에 마주앉아서야 나는 백조알을 살펴보는 일을 잊었다고 생각했다. 나는 인차 둥지로 다가가 우에 덮었던 두터운 수건을 열어젖혔다. 알들은 돌멩이처럼 둥지안에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나는 손으로 알들을 만져보았다. 아무런 동정이 없었지만 따뜻했다.
너무도 피곤했던 나는 부랴부랴 밥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튿날 나는 늦게야 잠에서 깨여났다.
따뜻한 해볕속에서 보드라운 털을 가진 무엇이 나의 귀를 간지르는듯한 감을 느꼈다.
내가 거주하는 그 집에는 쥐들이 많았다. 그리고 고양이도 한마리 있었다. 고양이는 그때 발정기에 있었다. 그놈을 내놓고는 사방 몇십킬로메터안에 다른 고양이가 없었다. 사랑때문에 지쳐버린 고양이는 매우 우울한 상태에 빠져있었는데 진종일 히스테리적으로 울부짖기만 했다. 그러다보니 쥐들이 잔치를 벌려도 실컷 놀아라 하는 태도였다. 
목장의 쥐들은 실로 사람들곁에서 잔치를 벌리고도 남을 놈들이였다. 시퍼런 대낮에 사람들이 빤히 보는앞에서 먹이를 훔쳐 먹거나 물건을 쏠아대군 했다. 며칠전 내가 모래산에서 내려와 금방 집에 들어서는데 큰 쥐 한마리가 내 침대앞에 떡하니 앉아서 나를 빤히 올려다보는것이였다.
목장에 사는 쥐는 대개 집에서 사는 그런 품종이였다. 사람들이 생활용품을 초원에 들여올 때 묻어온것 같았다. 
나는 대부분의 동물을 좋아했지만 쥐는 생리적으로 싫어했다.
나는 반사적으로 손을 쑥 내밀어 내 귀를 건드리는 그놈을 한쪽에 탁 밀쳐버리며 두눈을 번쩍 떴다.
하얀 물체가 눈앞에서 아장거렸다. 나는 너무도 놀라 벌떡 일어서며 머리를 한쪽으로 비켰다. 그 바람에 나는 머리를 벽에다 퉁 하고 부딪치고말았다. 그 충격에 나는 정신이 드는듯싶었다. 나는 두눈을 똑바로 뜨고 다시 그 하얀 물체를 살폈다.
그놈은 하얀 털을 가진 작은 새였다. 아니 새가 아니라 바로 새끼백조였다. 그놈은 나의 베개우에서 바들바들 떨고있었다. 나는 손가락으로 그놈의 머리를 몇번 다독여준후  주변을 둘러보았다.
세상에!
나의 침대우에는 새끼백조가 가득했다. 
짧은 흥분이 지나가자 나는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잠결에 몸을 마구 뒤적이지 않은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나는 지뢰구역에나 들어선듯 조심스럽게 일어나 이불을 포갠후 침대에서 내려갔다.
바닥에 내려선 나는 새끼백조들을 세여보았다. 일곱마리까지 세였을 때 나는 정말 식은땀을 흘리지 않을수 없었다.  아무리 훑어보아도 여덟번째 새끼백조가 보이지 않았던것이다.
내가 잠결에 몸을 뒤척이다가 깔아죽은것은 아닐가?
나는 침대 여기저기를 살펴보았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문뜩 무슨 생각엔가 잡힌 나는 백조알을 넣어두었던 종이상자를 들여다보았다. 아니나 다를가 새끼백조 한마리가 안간힘을 다해 알에서 까나오고있었다. 몸뚱이가 절반쯤 밖으로 나와 있었고 엉뎅이쪽은 그냥 알에 묻겨있었다. 새깨백조가 알에서 까나오는 일은 그야말로 생사를 가름하는 아름찬 과정이였다.   
나는 새끼백조의 몸에서 조심스럽게 껍질을 뜯어냈다. 새끼백조의 촉촉한 털이 나의 손바닥을 간지럽혔다.
나는 그처럼 아름다운 새끼백조를 본적이 없었다. 마치도 한송이의 순결한 눈꽃을 보는것만 같았다. 작은 부리는  분홍색을 띠고있었다.
나는 죽어간 두마리의 백조를 슬퍼했다. 어쩌면 새끼들의 출생을 하루 앞두고 그처럼 불행하게 눈을 감는단 말인가?
여덟마리의 새끼백조가 성공적으로 세상을 보게 되였다. 그들놈은 천성적으로 나에 대한 공포같은것은 가지고 나오지 않은것 같았다.  
그놈들은 껍질에서 나오자 마자 단잠에 든 나를 보게 된것이다. 모든 조류들처럼 그놈들도 세상에 나와 제일 처음으로 본 생명체를 어미로 생각하고 따르는것 같았다.
내가 손을 내밀면 그놈들은 주저없이 나의 손바닥우에 올라와 작은 부리로 나의 손가락을 쪼아주었다. 너무도 깜찍하고 여려보였다. 나는 만지기만 해도 그놈들이 사라져버릴것만 같아 힘주어 쥐지도 못하고 그냥 손바닥에 들고 다녔다. 
나는 그놈들을 한마리 한마리 주어서 보드라운 수건을 밑에 깐 종이함에 넣은후 부엌에 닿은 벽쪽에다가 놓아주었다. 
금방 까난 새끼백조들의 배에는 노른자위 같은 물질이 있어서 구태여 먹이를 먹지 않아도 괜찮았다. 하지만 후날이 문제였다. 나는 어떻게 새끼백조들의 먹이를 해결할것인가를 두고 고민했다.
나는 진종일 일손이 잘 잡히지 않아 잠간 일을 하고는 집에 들어와 새끼백조를 살펴보았다.
새끼백조들은 모두 편안해보였다. 어제보다 큰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내가 종이상자우에 머리를 들이밀자 여덟마리의 새끼백조가 동시에 머리를 들고 나를 쳐다보았다. 목에서는 작은 소리가 새여나왔고 눈길은 나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렸다.
밤에 나는 종이상자를 나의 침대우에 올려놓았다. 나와 부엌에 닿인 벽 사이에서 새끼백조들은 온밤을 따듯하게 보낼수 있을것 같았다.
이튿날 아침식사후, 나는 새끼백조들의  먹이를 준비하느라 바삐 돌아쳤다. 하루 동안의 고민을 거쳐 나는 먹이가 풍족하지 못한 목장에서 그래도 적합하다고 느껴지는 메뉴를 고안해냈는데 그게 바로 좁쌀죽에다가 우유를 섞어 먹이는것이였다. 거기다가 어분이나 뼈가루 같은것을 섞어주면 더 이상 좋을수 없겠지만 목장에서는 정말 구할수 없는것들이였다. 그대신 소나 양들에게 먹이는 소금을 가져다 약간 타주었다. 
나는 먹이를 쟁반에 담아 조심스럽게 종이상자안에 넣어준후 옆에 앉아 그놈들이 먹이를 먹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놈들은 좀처럼 먹이를 먹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놈들은 아직 머리를 숙이고 먹이를 찾아 먹을줄을  모르는것 같았다. 그놈들은 하나같이 머리를 높이 쳐들고있었기에 쟁반에 담겨진 먹이를 볼수 없었던것이다.
그놈들이 한번 또 한번 먹이가 담긴 쟁반을 밟고 지나가자 나는 갈수록 실망스러워 아예 종이상자곁을 떠나고말았다.
그날오후, 나는 종이상자옆에 다가서서 습관적으로 안을 들여다보았다. 이게 웬 일이란 말인가? 쟁반에 가득 담겨있던 먹이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중 한마리는 그때까지도 머리를 숙이고 먹이를 쪼아댔다.
나는 얼마나 흥분되는지 몰랐다. 보통 야생의 날짐승을 키우기 힘들다고 하는것은 그놈들이 끝까지 먹이를 거절하기때문이였다.
하지만 나의 백조들은 용케도 그 난관을 넘었던것이다.
나는 그놈들이 밤에 추위를 탈가봐 종이상자를 계속 부엌에 닿아있는 벽밑의 침대머리에 놓아주었다.
매일아침, 그놈들은 나보다 훨씬 빨리 일어나 용케도 종이상자를 넘어나와 나의 머리를 쪼아주었다.
그놈들은 나의 얼굴에서 귀나 코와 같이 불거져 나온 부분을 쫓기 좋아했다. 나는 아침마다 잠간이라도 더 자기 위해 이불로 머리를 가리웠다. 그러면서도 함부로 몸을 뒤적이지는 못했다. 조금이라도 조심하지 않으면 새끼백조들을 깔수 있었던것이다.
새끼백조들은 알에서 까나와 처음으로 나를 본때문인지 평소에도 내가 곁에 나타나기만 하면 못내 흥분하는것 같았다. 내가 밖에 나갔다가 집에 들어서면 그놈들은 한무리의 강아지들마냥 나에게 모여들어 뭐라고 지절거렸다. 지어는 나의 발등에 뛰여올라 바지가랭이를 타고 바라오르려고 시도하기까지 했다. 나는 애써 그놈들에게 쏠리는 사랑을 억제하면서 될수록이면 그놈들을 만지는 일 같은것은 하지 않으려고 했다. 나는 몇번인가 그놈들을 만지는 과정에 사람들이 왜 부드러운 물체를 묘사할 때 “백조같은”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지를 알것 같았다. 백조의 털은 그만치 이 세상 그 무엇에도 비교하지 못할만큼 부드러웠던것이다.
나는 나의 백조들이 푸르른 하늘에 날라올라 저 멀리 남쪽세계로 려행을 떠났으면 하는 바람을 떨쳐버릴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놈들이 결국은 어느 동물원에 남아 사람들의 구경거리로 될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생김생김이나 코에 난 반점 그리고 몸뚱이에 있는 다른 미세한 특점들로부터 완전히 그놈들을 분별해낼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이름을 지어주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나는 곧 그 목장을 떠나야 했다. 나는 그전에 백조들을 어디에든지 안착시켜야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나는 백조들과 갈라질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감정을 깊이 하는것은 나에게 있어서나 백조들에게 있어서나 모두 그렇게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되였다.
한주일이 지나자 백조들은 원래의 한배나 커보였다.
해볕이 찬연하던 어느날 오전, 나는 그놈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고싶었다.
문밖으로 나가기전 나는 호기심이 많은 세퍼드들이 백조들에게 끼칠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했다. 만약 세퍼드들이 마음 먹고 백조들에게 덮치지 않고 그냥 호기심으로 앞다리를 한번 휘두른다 해도  백조들의 다리는 쉽게 끊어질것이였다.
나는 종이상자를 들고 집에서 나갈 때 가죽채찍을 손에 드는것도 잊지 않았다.
내가 종이상자를 들고 문밖을 나서자 울안에 엎드려 볕쪼임을 하던 세퍼드들이 제법 신나했다. 그들은 모두 종이상자안에 무슨 먹이가 들어있는줄로 아는것 같았다. 먹이가 아니라도 꼭 자기들이 모르는 신비한 물체가 들어있을것이라 생각하는것 같았다. 세퍼드들은 평소에도 모든 미지의 세계에 짙은 호기심을 가지고있었던것이다.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종이상자를 땅에 내리워놓고 채찍을 든채 곁에 섰다. 
새끼백조들이 경사져있는 종이상자에서 하나둘 기여나오자 세퍼드들속에서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나이 어린 두마리의 세퍼드가 선참으로 제일 앞에선 새끼백조에게   덮쳐들었다. 나는 크게 소리치며 채찍을 휘둘러 앞에선 세퍼드를 힘껏 내리쳤다. 세퍼드들이 처음으로 백조들에게 덮쳐들 때 반드시 깊은 기억을 남겨주어야 했던것이다. 새끼백조들의 금후의 안전을 위하여 나는 세퍼드들에게 미안한줄을 알면서도 독한 마음을 먹었다. 앞에서 다려오던 세퍼드는 너무도 아파 선자리에서 펄쩍펄쩍 올리뛰였다. 그 바람에 그놈의 뒤를 다라오던 놈들도 옆으로 비켜섰다.
세퍼드들은 모두 소가죽채찍의 위엄을 잘 알고있었다.  세퍼드들이 주방에서 고기를 훔쳐먹었거나 옷을 물어찢을 때면 친구는 소가죽채찍으로 그놈들을 단단히 훈계했던것이다.
내가 소가죽채찍을 사용한것은 그번이 처음이였다.
세퍼드들이 세상물정에 대한 료해는 실로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 세퍼드들은 단번에 눈앞에 있는 작은 새들은 주인의것으로서 절대 침범할수 없다는것을 알게 된것 같았다. 
세퍼드들은 천천히 헤쳐져가 다시 울안에 엎드려 해볕을 쪼였다.
그 전반 과정에서 나이 든 개들이 침착성을 보였다. 그중에서 “검은 곰”은 시종 움직이지도 않았다.
나는 정신을 집중하여 세퍼드들의 호기심을 말살시켜버린후 머리를 돌려 새끼백조들을 찾았다.
세퍼드가 달려올 때 제일 앞에 있던 새끼백조는 너무도 놀라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세퍼드들이 물러가자 그들은 집앞의 풀밭으로 몰려갔다. 그놈들은 부리로 작은 풀들을 쪼아보기까지 했다. 내가 정성들여 만들어준 먹이도 그들의 식욕을 만족시키지 못하는것 같았다. 그들은 천성적으로 비타민이 들어간 푸른 잎 식물을 먹어야 했던것이다.
새끼백조들이 세퍼드를 보고 놀랄것이라 생각한 나의 추측이 빗나갔다는것이 인차 증명되였다. 새끼백조 한마리가무서움도 모르고 마당에 엎드려 볕쪼임을 하는 세퍼드를 향해 쫑드르르 달려간것이다. 세퍼드는 머리를 들어 새끼백조를 지켜보면서도 감히 일어나 쫓지는 못했다. 내가 휘두른 가죽채찍이 그놈의 호기심을 억제하는것 같았다.
새끼백조가 세퍼드의 코앞으로 다가갔다. 세퍼드는 코방울을 벌름거리면서 새끼백조의 냄새를 맡았다. 나는 너무도 긴장해서 다시 채찍을 부여잡았다. 세퍼드는 엎드린채로 그 한마리만 냄새를 맡았다. 세퍼드는 호기심을 보이는가싶더니 인차 흥미를 잃은듯 머리를 돌렸다.
하지만 새끼백조는 그야말로 세상 무서운것을 모르는듯 세퍼드의 다리를 밟고 올라 등을 딛고 섰다. 세퍼드의 등에 난 나른한 털때문에 새끼백조는 자꾸 발을 헛디디며 몸을 가누지못했지만 여전히 발볌발볌 세퍼드의 몸우에서 산책을 했다.
한참이나 그대로 새끼백조에게 몸을 맡기고있던 세퍼드가 갑자기 상가신듯 몸을 떨더니 벌떡 일어나 등에 있던 새끼백조를 떨구어버리고 풀더미곁으로 다가가 엎드렸다. 세퍼드의 등에서 굴러 떨어진 새끼백조는 다시 기여일어나 부리로 애기풀을 쫏기 시작했다.
그제야 나는 안도의 숨을 내 쉬였다. 사실이 증명하다싶이 새끼백조들은 목장에서 제일 사나운 존재인 세퍼드들과 능히 우호적으로 지낼수 있었던것이다.
그후로부터 낮이면 새끼백조들은 목장부근의 풀밭에서 풀을 뜯으며 놀았다. 만약 새끼백조들이 너무 멀리 가나싶으면 나는 세퍼드들을 시켜 몰아오게 했다. 세퍼드들은 과연 나의 명령이 떨어지기 바쁘게 뛰여가 새끼백조들을 나의 옆으로 데려왔다. 새끼백조들은 그에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닌것 같았다. 그놈들은 사나운 세퍼드들에게 엉뎅이라도 물릴가봐 무서운듯 되똥되똥 달려오면서 점차 힘이 자라나는 날개를 퍼덕이고 꽥꽥 소리를 질러댔다. 하지만 그 이상의 대항은 할수 없는 그들이였다.
새끼백조들이 어떻게 불만스러워 하던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들을 위한것이였다. 광활한 초원우에서 모든 육식동물들은 통통하게 살이오른 그놈들을 보고 침을 세발씩이나 흘릴것이였다.
새끼백조들은 그렇게 목장에서 날이 어두울 때까지 놀다가 집에 들어가서 밤을 보냈다.
그놈들은 더 이상 나의 침대우에서 잘수 없었다. 나는 드디여 침대보를 깨끗이 씻을수 있게 되였다. 침대에보에서 나는 냄새는 그야말로 뭐라고 형용할수 없었다.
두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나는 또 진에 가서 전화를 걸고 노트북에 충전을 했다. 충전이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나는 한 손님이 상점주인과 한담을 하는 소리를 엿들었다. 그들은 바로 무참히 죽어간 한쌍의 백조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있었다. 
그들은 백조를 튀해서 삶아먹었다고 한다. 백조고기는 큰 솥으로 세개나 됐는데 그 두사람의 친척, 친구들이 모여 옹근 이틀이나 먹었다고 했다. 백조의 껍질은 통채로 벗겨냈는데 매우 아름다왔다고 했다.
그자들은 겨울에 껍찔까지 붙어있는 그 털을 솜바지에 넣을것이였다. 그러면 능히 씨베리아의 찬바람도 막을수 있을것이였다.
목장으로 돌아오는 길에서도 나는 새끼백조들을 어디에 보낼가를 궁리했다. 료해한데 의하면 후룬베얼초원에는 그때까지 새끼백조를 수양할만한 곳이 없었다. 하지만 부근에 있는 습지보호구역에는 그래도 새끼백조를 맡길수 있을것만 같았다. 그곳 사람들에게 새끼백조를 키워본 경험이 있는지 없는지가 근심될뿐이였다.
나는 시간이 날 때 도시로 들어가서 새끼백조의 수양을 두고 자문을 해보리라 마음 먹었다.
참으로 분망한 나날들이였다. 새끼백조들이 날마다 몰라보게 커갈수록 생각지 못했던 시끄러운 일들도 련속 생겨났다.
나는 늘 새끼백조들을 세기에 바빴다. 언제나 마리수가  채 차지 않았다. 나는 세퍼드들을 동원하여 새끼백조를 찾아오게 했다. 
나는 점점 신경질적으로 변했다.
세퍼드들이 찾아온 새끼백조까지 합쳐서 마리수가 차는것 같다가도  잠간 지나 다시 세여보면 또 모자라는것 같았다. 그런 현상이 자꾸 반복되자 세퍼드들도 흥미를 잃어가는지 전처럼 그렇게 열정을 보이지 않았다. 새끼백조들도 하루에 몇번씩 세퍼드들에게 쫓기느라 피곤에 지쳐있었다.
목장에 있는 모든 세퍼드들이 나에게 신심을 잃게 되자 나는 직접 풀밭으로 가서 새끼백조들을 몰아왔다.
나의 근심은 필요없는것이 아니였다. 하지만 진정으로 새끼백조들에게 위험으로 되는것은 내가 근심하는 맹수도 아니요 교활한 초원의 여우도 아닌 까치였다.
목장에는 까치가 매우 많았는데 도무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놈들은 바로 집부근에 서식했다. 금방 목장에 왔을 때 나는 늘 먹고 남은 밥을 그놈들에게 뿌려주었지만 그후 인차 그런 인심을 베풀고싶지 않아졌다.
그놈들은 천성적으로 좀도적습성이 있는것 같았다. 조금만 눈길을 다른데로 팔면 그놈들은 물건들을 훔쳐갔다. 내가 빨아서 널어놓은 셔츠의 단추도 그놈들이 싹 뜯어가버렸고  등산화의 신끈도 뽑아갔던것이다. 나는 그놈들이 옷단추를 어떻게 뜯었고 등산화에서 신끈은 어떻게 풀어냈을지가 무척 궁금했다.
그놈들은 또 세퍼드의 먹이그릇에 덮쳐들어 먹이를 훔쳐 먹기도 했다. 그 모양은 마치도 아프리카초원에 사는 흉악한 콘도르를 방불케 했다. 
까치들에게는 한가지 무서운 애호가 있었는데 늘 피에 굶주려있는것이였다. 그들은 소만 보면 잔등에 내려 앉아 여기저기 뛰여다녔고 귀등이나 어깨의 주름이 간 피부를 쪼아댔다. 소는 그것을 향수하는것 같았다. 하기에 나는 까치들이 소의 몸뚱이에서 기생충을 잡아 먹는것이라고 생각하고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그놈들은 소의 몸뚱이에서 기생충만  잡아 먹는것이 아니였다. 그놈들은 소가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가죽을 쪼아 상처까지 내는것이였다.
소는 사실 반응이 둔한 동물이였다. 그것은 아마 그들의 가죽이 너무 두껍고 가죽밑의 신경도 풍부하지 못한 탓이였을것이다.  그놈들은 그렇게 소의 가죽을 짓찧은후 상처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빨아먹었던것이다.
3, 4마리의 까치가 얼룩소의 잔등에 붙어서 피를 빨아먹는 장면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너무도 놀라 굳어졌다. 까치에 대한 좋은 인상이 삽시에 사라져버린것이다. 까치들때문에 난 소등의 상처는 잘 아물지 않았고 쉽게 감염이 되였다. 까치들은 기회만 있으면 아물어 붙기 시작하는 소등의 상처를 다시 짓찧어서 피를 빨아먹었다.
그놈들이 과연 내가 알고있던 까치란 말인가?
나는 그래도 그놈들을 리해하자고 자신을 달랬다. 초원에 사는 까치들은 생활이 어렵기에 생존을 휘해서는 그처럼 흉악하게 변할수도 있는것이였다.
어느날부터인가 그놈들이 새끼백조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내가 발견했을 때 세마리의 까치가 새끼백조 한마리를 포위하고는 참혹하게 물어 뜯는것이였다. 나는 크게 소리를 지르며 그곳으로 달려갔다. 까치들도 놀랐는지 새끼백조를 던지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하지만 멀리로는 날아가지 않고  자칫 입에 들어올번 했던 새끼백조를 호시탐탐 노려보는것이였다. 
나는 새끼백조를 안아서 자세하게 살펴보았다. 새끼백조는 놀라서 부들부들 떨고있었는데 날개에 작은 상처가 나있었다. 나는 그쯤한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나는 까치들을 절대 방심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집에 들어가 받침대가 있는 새총을 꺼내왔다. 그때까지도 그 세마리의 까치는 멀리 가지 않고있었다. 나는 받침대에 붙어있는 탄창에서 탄알을 꺼내여 고무주머니에 넣고는 크게 소리를 질러댔다. 새들이 놀라 공중에 날아오를 때 새총을 당겨 명중만 하면 되는것이였다. 
나는 첫번에 까치 한마리를 명중했다. 내 사격술이 좋은것보다 까치와의 거리가 가까왔던것이다.
내가 곁으로 다가갔을 때까지도 그놈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고통을 호소했다. 나를 발견한 그놈은 하늘로 날아오르려고 몸부림을 쳤다. 나는 잽싸게 손을 내밀어 그놈을 붙잡았다.
다른 두마리는 눈 깜빡할 새에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다.
나는 사실 새총을 쏠 때 손에 힘을 크게 주지 않았다. 까치를 쏴죽이고싶지는 않았던것이다. 하기에 탄알은 그저 까치의 몸에 맞았를뿐 큰 상처는 내지 않았던것이다. 나는 끈으로 까치다리를 묶어서 바자에 달아매놓았다. 그러자 까치는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쳐댔다.
십여마리의 까치가 그곳을 향해 낮게 날아오더니 풀밭에 내려앉았다. 잠간후 그놈들은 한결같이 날아올라 다시 묶이워 있는 그놈을 향해 몰려들었다. 나는 그놈들을 향해 새총을 쏘았다. 탄알은 그들 부근의 땅에 떨어져내리며 먼지를 일으켰다. 그 바람에 까치들은 다시 위험을 느꼈던지 탄알이 닿치 못하는 곳으로 날아가버렸다.
날이 어두워져서야 나는 바자에 매달려 기진맥진해진 까치를 풀어주었다. 그놈은 드디여 살길이 열렸다고 생각했던지 다른 놈들은 돌아볼 새도 없이 멀리멀리로 날아갔다.
그놈에 대한 나의 징벌이 과연 효험이 있는듯싶었다. 그후로부터 까치들은 다시 목장에 나타나지 못했다. 간혹 한두마리가 목장부근에서 먹이를 찾아헤매다가도 나만 보면 도망쳐버렸다.
나는 다시 아침에 모래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큰 백조들이 불행을 당하던 그날 모래산에 던지고온 망원경이 그대로 있었다. 나는 망원경을 주어들고 우에 묻은 모래를 닦은후 눈앞에 가져다댔다. 나는 망원경을 돌다리쪽으로 돌렸다. 습관적이였다. 그 시각 나는 망원경에서 백조들의 천사같은 모습을 볼수 없다는것을 너무도 똑똑히 알고있었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더 이상 다른 백조들이 그곳에다 둥지를 틀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했다. 무참히 죽어간 한쌍의 백조가 사람과 차들이 분주히 오가는 교각에 둥지를 틀었다는것은 이미 기적인것이였다. 만약 다른 백조가 또 그곳에다 둥지를 틀었다면 그것은 이미 기적을 넘어선 평범한 사연으로 될것이였다.
한달쯤 지난 어느 맑은 아침, 나는 평소처럼 세퍼드들을 데리고 모래산에 올랐다. 나는 망원경을 눈앞에 가져다 대고 망망한 초원을 둘러보았다. 그 광활함에 나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나의 친구가 말했듯이 초원은 그야말로 신심을 잃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용기를 줄수있을것만 같았다.
나의 곁에 서있던 세퍼드가 갑자기 불안하게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그 몇달 동안 나는 세퍼드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의 신체언어와 소리에 대하여 많은 료해를 하고있었다. 지어는 그들의 눈길만 보아도 그놈들이 주방에 들어가 고기를 훔쳐 먹었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짧으면서도 급한 소리는 그들이 무엇인가를 발견했다는 신호였다.
나는 망원경을 내리우고 곁에 있는 세퍼드들을 살펴보았다. 그들은 눈 한번 깜빡하지 않고 앞을 바라보고있었다. 멀리 지평선에 낯선 사람이 나타났을 때 그들은 보통 그러한 행동을 취했다.
그들의 눈길을 따라 바라보니 그곳은 바로 집이 있는 방향이였다. 찬연한 해빛속이지만 웬지 집 륜곽이 희미하게 보여왔다. 나는 인차 검은 연기가 집을 둘러싸고있다고 판단했다. 나는 나는듯이 모래산을 달려내려갔다. 금방 먹이를 먹고 돌아가는 늙은 오소리가 나의 앞을 스쳐지나다가 깜짝 놀라는것이였다. 그놈은 짧다란 다리를 달싹이며 급급히 굴속으로 사라졌다. 나는 그것을 보고서야  오소리도 그렇게 빨리 달릴수 있다는것을 알게 되였다.
나는 미친듯이 집안으로 달려들어갔다. 연기가 입으로 날아들었다. 나는 인차 밖으로 나와 헝겊쪼박을 찾아서 물에 적셨다가 얼굴을 가리웠다. 나는 다시 집안으로 들어가 창문을 열었다. 연기가 밖으로 밀려나간후에야 나는 불이 난것이 아니라 젖은 양똥이 타지 않고 부엌으로 연기만 몰려나온것임을 알게 되였다. 한참 지나자 연기는 집안에서 말끔히 빠져나갔다.
나는 얼굴에 가리웠던 잡냄새가 진동하는 젖은 헝겊을 벗고 긴 숨을 내쉬였다.
그때에야 나는 나의 방으로 통하는 문이 열려져있는것을 발견했다.
나는 나의 방으로 들어가보았다.
모든것이 끝난 뒤였다.
백조들이 모두 방구석에 쓰러져있었던것이다. 그들은 연기를 피해보려고 모진 애를 쓴것 같았다. 연기가 방으로 쓸어들 때 그들은 공포에 떨면서 한걸음한걸음 벽구석으로 물러서서 한덩이로 된듯싶었다. 연기가 점점 짙어지면서 공기가 희박해지자 그들은 별수 없이 다른 백조의 몸뚱이를 밟고 서서 머리를 우로 쳐들었을것이다. 하지만 그런 노력도 그들의 불쌍한 생명을 구해줄수는 없었던것이다.
그들이 두려움에 차서 구석으로 몰려들지 않고 용감하게 밖으로 달려나갔다면 신선한 공기는 그들의 생명을 구해줄수 있었을것이다. 하지만 뜻밖에 덮쳐든 생명의 위험앞에서 그들은 너무나도 무기력했던것이다.
나는 백조들의 시체를 종이상자에 주어담아 밖으로 내간후 한마리한마리 땅에 꺼내놓았다. 그제라도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 살아날수 있지 않을가 하는 바램에서였다. 나는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백조들의 주둥이에 입을 대고 인공호흡까지 시켰다. 하지만 주둥이가 내 입에서 떨어지는 찰나 통통하게 불어올랐던 배가 후즐근하게 줄어들었다. 그놈들의 몸뚱이는 이미 생명과 아득하게 멀리 떨어져있었던것이다.
나는 “돌이킬수 없다”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더 똑똑하게 알것만 같았다.
그 며칠, 나는 백조들을 데리고 물가에 가보려고 계획했었지만 시종 시간을 탈수 없었다. 하여 그들은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물통보다 더 넓은 수면을 보지 못했던것이다.
나는 그놈들을 목장남쪽의 습기가 없는 풀밭에 묻어주었다. 세퍼드나 맹수들이 파낼가봐 근심되여 구덩이를 매우 깊이 팠다.
나는 그해 늦여름에 친구네 목장을 떠나왔다.
이듬해봄, 친구는 나에게 편지를 보내와 목장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늙은 오소리가 추운 겨울을 나지 못하고 굴옆에서 얼어죽었다는것이였다. 기나긴 겨울을 나기에 그놈은 너무도 늙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두마리의 암세퍼드가 새끼를 낳았는데 모두 아홉마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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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망아지가 강을 건너다*거르러치무거 헤어 2014-01-07 0 1664
15 백조목장*거르러치무거 헤허 2013-12-23 1 2093
14 매트리스우에서 자는 곰*거르러치무거 헤허 2013-12-11 0 2130
13 엘크*거르러치무거 헤허 2013-12-06 0 1755
12 고요한 자작나무숲*거르러치무거 헤허 2013-12-03 2 1859
11 스키장의 썰매견*거르러치무거 헤허 2013-11-29 1 2348
10 나에게 리유를 달라 * 리치방 2013-11-18 0 2058
9 그 세월의 그 꽃신* 효소 2013-08-11 0 2127
8 호불귀(胡不归) * 적안 2013-07-03 0 1824
7 황금엽* 종리화 2013-05-02 0 1868
6 백구그네대 * 막언 2013-03-15 3 3140
5 고소공포증 * 왕옥각 2012-12-19 0 2121
4 폭풍우가 내리던 그날 * 구산산 2012-05-02 0 2014
3 들고양이호수 * 진응송 2012-04-24 0 1987
2 13층 1509 * 류대 2012-04-24 0 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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