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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최동일 동시집-외롭지 않다

동년은 없다
2011년 10월 23일 11시 55분  조회:1765  추천:0  작성자: 동녘해
동년은 없다
 
 
이불을 쓰고 침대에 누워 
무작정 울고싶을 때가 있다.
그러는 나를 두고
아홉살의 가슴에
령감님이 들어앉았다고 한다
 
나는 그렇게 말씀하는
어머니가 참 서운하다.
 
진종일 학교에서
숨 돌릴 새도 없이
공부하다왔는데
집에 들어서자바람으로
숙제를 하라고 닥달을 한다.
 
숙제가 끝나면
과외독서를 해야하고
독서가 끝나면
손풍금을 타야하고
손풍금을 다 타면
일기를 써야하고…
 
울고싶어도
울 시간이 없고
울 맥이 없다.
 
차라리 나도 령감님이고싶다.
 
그러면 어머니는
“아버님,
힘들게 책 보지 마시고
편히 쉬세요.
그러다 눈 버리겠어요.”
하고 깎듯이 인사를 올릴거니까.
 
과연 내 가슴에
령감님이 들어있는것일가?
모르겠다.
 
하지만
내 가슴에
동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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