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농력으로 임진년, 룡띠해이다. 갑자를 한번 돌았으니 나도 인젠 환갑년이다. 그래서 더욱 감회가 깊다.
올해는 양력설을 쇤지 스무날이 지나면 곧바로 음력설이라 설명절이 련속 들이닥친다. 그래선지 줄곧 명절의 분위기에 푹 빠져있는 상태이다. 친척, 친우를 례방하고 상가를 산책하는가 하면 음식점에서, 술집에서, 노래방 같은 유흥업소에서 설명절의 즐거움을 한껏 만끽하고있다. 이제 음력설을 쇠고나면 정월 대보름이 기다린다. 그리고 “3.8녀성의 날”까지 지나야 새해의 일들을 시작하는것이 인젠 습관이 아닌 습관으로 자리매김한 실정이다.
음력설은 실상 지구촌의 중화권은 물론이고 특히 동아시아 여러 나라들에서 공동히 즐기는 민족을 초월하고 국계를 초월한 만천하가 공동히 즐기는 전통적인 명절이다. 전통적인 문화습관에 따라서 그 어떠한 정치적색채도 띠지 않고 오직 만물이 소생하는 새봄에 대한 동경, 미래의 생활에 대한 아름다운 축원, 가정과 고향에 대한 사랑, 친척과 친우들에 대한 우정 등 인간본능에서 출발한 순수한 명절인것이다. 여기서는 피부와 종족이 관계없이 모든 인간들에게 접수되는것이다.
설명절은 련휴일과 본질적인 구별이 있다. 련휴일은 공민들에 대한 복리의 일종으로서 일주일간의 사업에서 쌓인 피로를 푸는것이 주되기에 아무렇게나 휴식을 취하면 된다. 하지만 설명절은 의미가 심오한바 풍부한 문화적내포와 민족적정신을 함유하고있는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 민족으로 말하면 응집력을 한결 결집시키게 되는것은 곧바로 설명절로 하나의 문화풍경선을 이루기때문이다.
설명절은 실상 감정을 나누고 마음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베푸는 나눔의 명절이다. 지난 세기 70년대초, 농촌에서 생산대장사업을 할 때이다. 그때는 가정에서 동네에서 서로 돌보면서 누구네가 새해에 무엇이 부족한가를 서로 살피고 돌봐주는것도 주요한 행사였다. 설명절을 앞두고 며칠전부터 동네에서 가장 어렵게 사는 집들을 찾아서는 묵은 년을 여한이 없이 훌훌 털어보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새 년을 맞도록 관심과 배려를 돌리는것이다. 그래서 먼 옛날부터 우리 민족에게는 “담치기”라는 미풍량속도 생겨났으리라.
설명절은 고향을 찾고 온 가정이 단란하게 한자리에 모여서 천륜지락을 향수하는것이 기본이다. 지구촌의 그 어디까지 일자리를 찾아서, 돈벌이를 찾아서 출국한이들도 될수 있는 한 고향으로, 부모곁으로 돌아왔다. 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화를 하고 이메일로 통하고 지어 인터넷을 통하여 화상상봉도 하면서 정을 나누는것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 민족의 인구가 길림성과 흑룡강성에서는 대폭 줄었지만 료녕성을 포함한 국내 거의 모든 지역에서 대폭 증가된것으로 나타났다. 하다면 개혁개방의 물결을 타고 신주의 그 어느 구석이든지, 지구촌의 어디든지, 나갔지만 음력설을 맞아 거지반 집에 돌아온것이다. 뿌리를 찾아온것이다. 먼 옛날 고구려시기나 리씨조선시대에도 우리 민족은 타국의 먼곳에 갔다가도 설명절이면 백방으로 고향을 찾았다. 집안의 웃어른들을 모시는 미풍량속이 지금까지 그 맥을 이어오고있는것이다.
설명절이면 정을 나누는것이 기본이다. 빈손으로라도 고향을 찾아 부모님곁에서 뜨근뜨근한 온돌방에 앉아 토장국에 김치를 찢으면서 소주잔을 기울이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간다. 기별없이도 이웃들을 찾아다니면서 이상분들한테 세배를 올리고 술 한잔을 얻어 마시면서 진솔한 정을 나누면 만족이였다. 그리고는 손풍금반주에 기타를 타고 바가지장단에 맞춰 도라지를 추었건만 하냥 즐겁기만 하였다. 그래서 늘 “덜도 말고 더도 말고 설만 같아라”고 말하였던것이다.
설명절의 내포가 이럴진대 최근년간에 문화적색조가 많이 퇴색하였다는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있는것만큼 정성을 다하면 되는것이고 그리움을 해소하고 살뜰한 정을 나누면 그만이건만 돈냄새가 너무 풍긴다는것이다. 그래서 원래 화기애애하여야 할 현장이 서로가 말 못할 억울함과 알륵으로 이가 벌어지고 얼룩이 간다. 내놓는 설선물과 풀어헤치는 돈주머니의 무게에 따라 대접이 달라지는 그런 어설픈 상황이 재현되여 심히 서운하고 서글프다. 혹자는 출국해서 혹은 연해지역에 가서 목돈이나 쥐였다고 통이 크게 내번지는바람에 곁사람들이 불편할 때가 많다. 그에 뒤지지 않으려고 봄농사준비로 마련한 자금을 설에 탕진한 지방의 새내기들도 적지 않다.
우리 민족 전통적설명절문화가 색바래지고 가장 퇴색된것이 바로 세배라 하겠다. 지난날에는 설명절이면 집안에서 웃어른들에게 세배를 하고는 귀밝이술을 받아 마셨다. 그리고 아침 일찍 동네를 돌면서 동네 좌상어른들을 모시고 설세배술을 받아 마시면서 건강장수를 축하하면 덕담으로 젊은이들을 격려하여주었댔다. 헌데 인젠 거의 사라지고 천방야담처럼 들린다. 세배돈도 마찬가지이다. 웃 어른들은 세배값으로 가정을 이루지 못한 자식들에게 자그마한 용돈을 주거나 그렇잖으면 간단한 술상을 차려 한두잔 나누면 고작이였다. 아이들은 상징적으로 받은 세배돈으로 학용품이나 사면 고작이였다. 헌데 지금은 상승세를 타다 못해 어지간해서는 오히려 세배를 시키기 저어하고 세배를 받기도 무섭다. 준비가 없으면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어지간해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어른들은 세배돈을 많이 준것으로 안위하고 아이들은 많이 받으면 어깨를 으쓱한다. 그리고는 마구 탕진하는데 실상 얻는것보다 잃는것이 훨씬 많아서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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