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체계 구축·각국 정보 공유… ‘재앙’ 사전 방지 목적
영화 ‘딥임팩트’와 ‘아마겟돈’처럼 소행성이 지구를 위협하는 일이 더 이상 기우만은 아니다.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지난 2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지름 20m짜리 운석이 떨어지면서 1500여명이 부상하는 일이 일어났다. 특히 규모가 작은 소행성일수록 조기에 식별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논의가 유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소행성이나 혜성의 운석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것을 감시하고 비상시 충돌을 피하는 임무를 맡을 국제우주기구에 관한 것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공영 NPR뉴스 등에 따르면 다음달 유엔 총회에서 소행성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우주기구가 승인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소행성경보체계를 구축해 각국이 소규모 소행성에 대해 얻은 정보를 공유하고 각국 우주개발기구에서 전문가를 파견받아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소행성으로부터 위험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이 기구는 소행성이 지구에 근접하면 로봇 우주선들을 소행성에 부딪혀 진로를 변경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미국과 영국, 유럽우주기구 회원국들, 러시아, 일본, 나이지리아, 멕시코 등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미국은 우주항공국(NASA)을 중심으로 2005년부터 세계적인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 소행성 경보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크기가 1㎞를 넘는 소행성의 90% 이상을 탐색해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적지 않은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130m∼1㎞ 크기의 소행성은 감시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 이 정도 소행성이 지구 대기권을 통과해 충돌할 경우 위력은 엄청나다. 웬만한 도시 전체나 미국의 몇 개 주를 파괴할 정도의 파괴력을 갖는다.
나사는 영화 딥임팩트처럼 2005년 혜성에 외부 충격을 가할 경우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을 시도한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임무를 위한 비용이 나사의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 발사와 맞먹는 25억달러(약 2조6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각국이 협력해야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우주탐사자협회의 톰 존스 의장은 “현재 나사가 보유한 천체망원경은 멀리 있는 작고 어두운 소행성까지 식별해 낼 수준이 아니다”면서 “그런 소행성을 발견하는 건 아주 우연이라서 그 소행성이 지구로 향할 때에는 누구나 다 육안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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