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고산지대 서식… 회색 가까운 청색, 바위산서 보호색 기능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2015년은 을미년(乙未年), 청양의 해다. 청양(사진)은 평화와 행운을 상징하는 양에 활동적인 청색이 더해져 행운의 동물로 불린다. 청색의 양이 정말 존재할까.
한국에는 없지만 히말라야와 부탄, 파키스탄 고산 등지에는 정말로 ‘청양(blue sheep)’이라 불리는 동물이 살고 있다.
청양은 사람이 털을 얻기 위해 키우는 양보다는 산양을 닮은 동물이다. 몸길이는 약 165cm에 키는 90cm 정도로, 암컷보다 수컷이 대개 더 크고 암수 모두 뿔이 있는 게 특징이다. 이름은 비록 ‘청양’이지만 털빛은 갈색과 회색에 가깝다. 그럼에도 청양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털빛이 희미하게나마 푸른색을 띠기 때문이다. 회색에 가까운 푸른색의 털은 청양이 활동하는 바위산에서 완벽한 보호색 역할을 할 수 있다.
청양의 털이 선명한 청색이 아닌 회색에 가까운 빛깔이듯, 선명한 청색의 털빛을 가진 지상 동물을 찾기는 쉽지 않다.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은 “일반적인 지상 환경에서 가장 찾기 힘든 색이 청색이기 때문에 이런 빛깔을 가진 동물은 생존에 불리할 수 있다”며 “덕분에 선명한 청색 색소를 가진 동물의 수는 상당히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몸이 선명한 청색인 동물들은 청색을 몸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눈에 띄게 하기 위해 사용한다. 중앙아메리카와 라틴아메리카 열대우림에 사는 독화살개구리의 선명한 청색은 ‘위협’의 의미다. 이 개구리로부터 얻은 독 1g이면 사람 8333명의 목숨을 뺏을 수 있다.
화려한 청색이 실제로는 청색이 아닌 경우도 있다. 공작새의 깃털이나 모포나비 날개의 진짜 빛깔은 청색이 아니라 투명하다. 공작새의 깃털에는 10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지름에 수백 nm 길이의 투명한 단백질이 층층이 쌓여 있는데 여기에서 빛의 산란이 일어난다. 태양빛이 총천연색으로 분리된 뒤 청색만 외부로 반사되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화려한 청색으로 보이게 된다.
호주 연구팀이 주도하고 8개국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양이 400만 년 전 염소와 분리돼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진화해 왔다고 지난해 6월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2003년 완성된 인간게놈프로젝트(HGP)처럼 양의 유전체를 분석해 알아낸 결과다. 연구팀은 “오늘날 의류로 흔히 쓰이는 양털(wool) 또한 진화의 산물”이라며 “되새김질 중에 나온 지방산을 처리하는 과정이 기름지고 따듯한 양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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