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세월호 참사로 잃은 아들의 휴대전화 번호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뜻밖의 답장을 받은 사연이 최근 공개돼 네티즌들의 코끝을 찡하게 했다. 번호교체로 희생자의 휴대전화 번호를 얻게 된 사람이 남성에게 답장을 보냈던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연이 공개돼 많은 이들을 울리고 있다. 아버지를 여읜 20대 여성이 매년 아버지의 생일에 맞춰 하늘로 풍선편지를 띄웠다가 멀리서 이를 발견한 사람으로부터 답장을 받은 것이다.
영국 미러 등 외신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한 도시에 사는 애쉴린 말라키노(21)의 사연과 관련해 지난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애쉴린의 아버지는 2010년 뇌동맥류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16살이던 애쉴린은 아버지가 숨지기 전까지 1년 정도밖에 같이 살지 못했는데, 이는 애쉴린의 아버지가 줄곧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추억을 쌓을 시간이 애쉴린에게는 없었다.
그러나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애쉴린은 지난 4년간 아버지의 생일에 맞춰 하늘로 편지를 띄웠다. 그는 풍선 겉면에 아버지를 생각하는 메시지를 적은 뒤, 부디 그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하늘로 띄워 보냈다.
“아빠가 내 인생에서 그리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않았지만 그건 중요치 않아요. 며칠 전에는 소프트볼 시합에서 홈런을 칠 수 있었는데, 난 그게 아빠가 하늘에서 날 도와준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아빠가 하늘나라에서 잘 있다는 신호를 한 번만이라도 받았으면 좋겠어요. 아빠가 정말 그리워요. 나와 다시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애쉴린이 사는 마을에서 무려 436마일(약 700km)을 날아간 풍선이 뉴욕주 중부에 있는 오번에 떨어진 것이다. 그리고 떨어진 풍선은 오번에서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리사 스위슬리의 눈에 띄었다.
글을 읽은 리사는 애쉴린에게 답장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그가 적은 글은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마음을 울렸다.
“네가 나를 그리워하는 만큼 나도 네가 무척 그립단다”
리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메시지를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네티즌들의 동참을 부탁했다. 정확한 수량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의 글을 본 네티즌들 중 일부가 애쉴린에게 격려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리사와 애쉴린은 영상통화를 나눌 만큼 가깝게 지내는 사이로 전해졌다.
애쉴린은 “편지를 쓰는 동안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며 “편지가 하늘로 날아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곤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난 정말로 누군가가 내 편지를 발견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덧붙였다.
리사는 “애쉴린의 풍선이 내게 날아온 건 분명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애쉴린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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