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아르헨티나 법원, 29살 오랑우탄 산드라에게 “기본권 있다”
동물원이 항소 안 하면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자유의 몸’
동물원에 갇혀 살던 29살짜리 오랑우탄 산드라. 사진 <비비시>(BBC) 방송 누리집 갈무리
동물원에 갇힌 동물에게도 ‘신체의 자유’가 있다!
아르헨티나 법원이 동물원에 갇혀 살던 29살짜리 오랑우탄 산드라에게 “기본권이 있다”는 판결을 했다고 지역 일간지 <라 나시온>이 21일 보도했다. 열흘 안에 동물원이 항소하지 않으면 산드라는 브라질의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이송돼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 법원은 산드라가 불법적으로 자유를 빼앗긴 “비인간 개체”(
non-
human person)라며, ‘비인간 개체’도 기본권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동물 권리 활동가들은 지난달 산드라를 대신해 ‘헤비어스 코퍼스’(인신 보호) 청원을 냈다. 헤비어스 코퍼스는 통상 신체 구속에 대한 위법성으로부터 신체의 자유권을 제기할 때 사용되는 제도다. 이들은 산드라가 충분한 인식 능력을 소유하고 있으며, 사물로 취급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동물 권리 단체 변호사 폴 부옴라드레는 “다른 유인원 뿐 아니라 불공평하고 독단적으로 자유를 빼앗겨 동물원과 서커스, 놀이공원, 실험연구소 등에 갇힌 다른 자각력 있는 동물들에게 새로운 길이 열렸다”고 기뻐했다.
동물 권리 활동가들이 동물원에 갇힌 야생동물을 풀어주기 위해 인신 보호를 제기한 것은 산드라가 처음은 아니다. 앞서 이달초 미국 뉴욕법원은 뉴욕시가 소유한 침팬지 토미의 자유를 위해 활동가들이 낸 소송에서 토미가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헤비어스 코퍼스에서 보장한 권리를 누릴 수 없다며 기각했다. 2011년에는 동물에 대한 윤리적 처우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야생 범고래 5마리를 노예처럼 부린다며 해양공원 시월드 운영자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미국 샌디에이고 법원은 사건을 기각했다.
오랑우탄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어에서 ‘숲에 사는 사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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