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살에 묻은 장갑 자국서
DNA 발견…일당 2명 구속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다세대 주택가 연쇄 빈집털이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에 열중한 나머지 흘린 땀이 현장에서 발견된 것이 단서가 됐다.
29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 송파구 방이동의 한 다세대주택 빈집이 털렸다. 누군가 방범 창살을 뜯고 들어가 현금과 귀금속만 골라 훔쳐 달아났다.
이후 송파구 외에도 강동, 강서, 관악, 금천구 등에서 같은 수법의 빈집털이가 이어졌다.
범인은 퇴근 시간 전이지만 어두컴컴해진 초저녁 오래된 다세대주택 반지하나 1층 빈집을 노렸다. 공구로 방범 창살을 뜯어내고 집에 침입했다.
경찰의 수사는 쉽지 않았다. 폐쇄회로(
CC)
TV에 남은 범인의 모습은 희미해 누구인지 알아보기 어려웠다. 장갑을 끼고 있어 현장에 남은 지문도 없었다.
그러던 중 결정적 단서가 발견됐다. 범인이 방범 창살에 장갑 자국을 남겼는데 이를 감식해보니
DNA가 나왔다. 범인이 창살을 꼭 쥐고 이를 자르다 보니 손에서 난 땀이 장갑 밖으로 스며 나온 것이다.
경찰은 땀으로 밝혀낸
DNA와 전과자
DNA 데이터베이스를 대조해 절도 등 전과 14범인 조모(42)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사흘 여간 잠복한 끝에 이달 12일 경기도 남양주에서 그를 검거했다.
조씨는 좀처럼 범행 사실을 털어놓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은 조씨가 빌린 렌터카가 이동한 지역에서 비슷한 절도 사건이 이어졌다며 그를 추궁했다.
수사 결과 조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설 연휴 직전인 이달 초까지 16차례에 걸쳐 금품 2천만원 어치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금붙이는 장물아비 김모(44)씨에게 수고비를 주고 금은방에서 팔아오게 했다.
조씨는 이전에도 절도로 수차례 붙잡혀 10년 가까이 교도소를 들락거렸다. 지난해 10월 말 출소한 지 한 달여 만에 다시 범행에 손을 댄 것이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한 때 노래방 운영기계 관련 일을 했는데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범행하게 됐다"며 "훔친 돈은 생활비 등으로 다 썼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달 24일 장물아비 김씨도 붙잡았다. 그는 이전에도 조씨가 훔친 물건을 팔아넘기다 적발된 적이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조씨를 상습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장물아비 김씨 역시 장물알선 혐의로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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