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56명과 승무원 7명을 태우고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카이로로 향하던 이집트항공 여객기가 29일(현지시간) 공중 납치돼 키프로스에 착륙했다.
이집트인으로 알려진 납치범은 모든 승객과 승무원을 풀어준 뒤 당국에 체포됐다. 사건 발생 뒤 약 5시간 만이다. 납치범이 입었다고 주장한 폭탄조끼는 가짜였다고 키프로스 당국이 밝혔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피랍 항공기는 이날 오전 8시 알렉산드리아 공항에서 이륙했으며 공중 납치된 뒤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키프로스의 라르나카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이집트 항공 당국은 “조종사가 ‘폭탄조끼를 착용했다고 주장하는 납치범이 강제착륙을 요구했다’고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당초 납치범은 터키 이스탄불까지 가자고 요구했으나 조종사가 “기름이 부족하다”고 말해 기수를 키프로스로 돌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납치범은 착륙 뒤 승객 대부분을 풀어주고 승무원 4명, 승객 3명만 인질로 잡은 채 협상을 벌였다. 키프로스 당국은 납치범이 세이프 에딘 무스타파라는 남성이라고 밝혔다. 현지 방송
CYBC는 “범인이 착륙 뒤 키프로스 당국에 망명과 통역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범행 동기는 불명확하지만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테러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 남성이 여성 문제로 납치를 저질렀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목격자는 납치범이 키프로스에 살고 있는 전 부인에게 전해달라며 아랍어로 적힌 편지를 비행기 밖으로 던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은 “사랑과 관련된 납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언제나 여성이 관련되기 마련”이라고 답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이집트 공항의 허술한 보안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러시아 국적 여객기 폭탄테러 사건이 발생한 지 5개월 만에 이번 사건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이집트 정부와 공항 당국은 국제사회의 질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10월 31일 러시아 항공사 소속 에어버스 A321 여객기가 홍해의 휴양지 샤름엘셰이크 공항을 이륙한 지 20여분 만에 시나이 반도 상공에서 폭발해 탑승자 224명 전원이 숨졌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
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고 조사결과 여객기 내부 좌석 아래에 폭발물이 설치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조직적인 납치나 전문 테러범 소행이 아닌 평범한 남성의 개인적인 문제로 여객기 납치가 성공한 것이어서 현지 공항이 사실상 테러에 무방비 상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민일보
이미지를 클릭하면 다음이미지가 보여집니다.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