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4월15일(현지시간). 아드리안 해슬릿-데이비스(32)는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의 수많은 구경꾼 중 한명이었다. 그리고 그는 같은날 발생한 보스턴 폭탄테러 부상자 264명 중 한명이기도 했다.
끔찍했다. 눈 깜짝할 사이 벌어진 테러로 거리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여기저기서 다친 사람들의 신음과 울부짖음이 들렸다. 다친 몸을 이끌고 근처 건물로 기어간 아드리안은 아랫도리가 휑한 것을 느꼈다. 그의 눈이 미친 곳에 원래 있어야 할 왼쪽 발과 발목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댄서로 활동해 온 아드리안에게는 날벼락이었다. 마라톤 대회 구경 중 불특정 다수를 노린 폭탄 테러 때문에 왼발을 잃었다.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왼쪽 무릎 아래 관절을 모두 잘라내야 했다. 다시는 무대에 설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아드리안은 포기하지 않았다. 재활치료를 마치고 반드시 무대에 다시 오르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아드리안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바꾼 보스턴 마라톤 대회를 완주하기로 결심했다. 사고 당시의 충격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지만, 아드리안은 완주로 그동안의 아픔을 모두 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아드리안에게 의족을 만들어준 이는 브라이언 해카소른 박사. 그는 의족을 찬 아드리안이 일어나 걷는 것부터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는 것까지 옆에서 모두 지켜봤다. 덕분에 아드리안은 42.195km를 달리는 게 불가능이 아니라는 생각을 점점 하게 됐다.
헤카소른 박사는 18일 열리는 ‘제120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아드리안의 현장 코치로 함께 뛸 예정이다.
헤카소른은 미국 CBS 뉴스에 “아드리안이 대회를 잘 마치도록 돕겠다”며 “그가 열정을 불태울 수 있도록 할 것이고, 이날을 위해 우리가 함께 있었음을 확신시키겠다”고 말했다.
아드리안은 헤카소른 없이는 대회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헤카소른이 아드리안에게 큰 힘이 된 것으로 생각된다. 아드리안은 치료받는 동안 헤카소른과 인연을 맺었다.
아드리안은 “마라톤 대회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도전이 될 것을 안다”며 “그래도 잘 해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데일리메일은 “아드리안은 월요일에 펼쳐질 마라톤 대회 참가자 2만5000명 중 한명이 된다”며 “6개월간 맹훈련을 펼쳐온 그는 의족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비영리 단체 ‘Limbs for Life’의 이름으로 레이스에 참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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