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말라위에서 ‘정화(淨化) 의식’이라며 돈을 받고 사춘기 소녀들과 성관계를 해온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남성이 대통령 명령으로 체포됐다.
영국 BBC는 26일(이하 현지시간) 말라위에서 일명 ‘하이에나’로 통하는 40대 추정 남성 에릭 아니바가 피터 무타리카 말라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하이에나’는 말라위 전통에서 미망인이나 불임인 기혼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관계를 통해 ‘성적(性的) 정화 의식’을 치러주는 남성을 칭하는 말이다.
무타리카 대통령은 앞서 21일 BBC 보도를 통해 말리위 남부 은산제 지역의 ‘하이에나’인 아니바가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에 감염됐음에도 불구, 소녀·성인여성 100여 명과 성관계를 해온 것으로 알려지자 체포 명령을 내렸다.
21일 BBC 보도에 따르면, 아니바는 은산제에서 하이에나로 고용돼 그동안 수많은 소녀·성인여성과 성관계를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12세 소녀와도 성관계를 한 적이 있다”며 “건당 4~7달러(약 4500~7900원)를 받았다”고 말했다.
아니바가 이처럼 어린 소녀들과 성관계를 하게 된 건 은산제 지역에서는 초경을 한 십대 소녀들도 하이에나와 3일 간 잠자리를 가져야한다는 풍습이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소녀들이 이를 잘 치러야 남편을 만족시키는 좋은 아내가 되며, 이를 거부할 경우 가족이나 마을에 질병 등 큰 불행이 닥친다고 믿는다.
풍습에 따르면 하이에나와의 성관계에서 콘돔 사용은 허용되지 않는다. HIV 등 성병 감염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
BBC는 이와 관련, 이러한 전통을 주관하는 관리인들에게 그 위험성을 설명했지만 “우린 도덕적인 남성을 하이에나로 엄선하기 때문에 HIV 감염 위험성은 없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아니바는 HIV 감염자였다. 그는 이 사실을 인정하며 “날 고용한 부모들에게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BBC에 그동안 104명의 여성들과 성관계를 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지만, 지난 2012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똑같은 숫자를 말한 것으로 봤을 때 실제 아니바와 성관계를 한 여성의 수는 훨씬 더 많을 수 있다.
무타리카 대통령은 “아니바는 소녀들을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위험에 노출한 책임이 있어 그에 상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며 “이 같은 해로운 관습은 이 나라에서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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