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홀로 출산한 인도의 17세 소녀 노숙인의 이야기가 세계인을 슬픔에 빠뜨렸다. 소녀의 사연은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를 타고 전해졌다.
사연은 이렇다. 소녀는 같은 마을에 사는 남성과 사랑에 빠졌고 아이를 갖게 됐다. 하지만 임신 사실을 말하자 남자는 떠났다. 소녀의 가족은 “수치이자 집안 망신”이라며 등을 돌렸다. 가족의 외면으로 소녀는 집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임신한 채로 4개월 넘게 길거리에서 노숙했다.
소녀는 지난 21일 저녁 7시쯤 출산이 임박한 것을 느꼈다. 지역 병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병원은 보호자가 동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보호자가 없으면 불운한 사고가 발생했을 시 병원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튿날 새벽 5시, 소녀는 병원에서 약 30m 떨어진 길 위에서 아이를 낳았다. 주위에 바리케이트를 쳐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도움을 준 지역주민마저 없었으면, 소녀는 거리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소녀를 도왔던 주민 옴 프라카쉬 샤르마(50)는 “피로 젖은 옷을 보았고, 탯줄이 아직 아기에게 연결돼 있었다. 비명도 들렸다”며 “소녀와 아기 둘 다 고통스럽게 거리에 누워 있었다”고 말했다.
샤르마는 소녀를 거부했던 병원에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병원 직원들은 같은 이유로 거절했다. 샤르마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소녀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 병원 의사는 소녀와 아이의 탯줄을 잘랐다.
병원의 라킨드라 한스다 의사는 “산모와 아기는 현재 잘 지내고 있다. 안정적인 상태에 있으며 여성용 쉼터로 거처를 옮겼다”며 “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려서 소녀가 필요한 지원을 받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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