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한 마을에서 여행 중이던 일가족이 아이들에게 초콜릿을 나눠주다가 주민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그중 한 명이 사망했다.
최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 티루반나말라이(Tiruvannamalai)지역을 방문한 일가족 5명이 현지 주민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이 가운데 루크마니(65·여)가 현장에서 숨지고 다른 4명도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티루반나말라이에서 약 200km 떨어진 첸나이에서 여행 온 이 가족은 인근의 힌두사원을 방문하려고 한 노인에게 길을 물었다가 변을 당했다. 루크마니가 손주들와 함께 있던 할머니에게 길을 물으면서 아이들에게 초콜릿을 건네자 할머니는 아동 유괴범이 나타났다고 소리쳤다.
이에 주민 40여 명이 몰려들었고 위협을 느낀 가족은 차를 몰아 달아나려 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차를 잡아 세우고 유리창에 돌을 던져 파손시킨 후 가족을 끌어냈다.
가족은 여권을 내보이며 유괴범이 아니라고 해명했으나 흥분한 군중은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잔인하게 구타했다.
주민들이 애꿎은 가족을 아동 유괴범으로 오인한 것은 최근 이 지역에서 흉흉한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인도 매체 더 힌두에 따르면 티루반나말라이 일대에서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누군가에게 납치된다는 거짓 소문을 퍼트린 29세 남자가 경찰에 최근 붙잡힌 바 있다.
동네에 유괴범이 돌아다닌다는 소문을 접한 주민들은 불안이 고조돼 있던 차에 외부인이 아이들에게 초콜릿을 주는 모습을 발견하자 유괴범으로 의심했고, 도망가려는 모습에 더욱 흥분해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집단 폭행했다.
경찰은 “아동 유괴범이 마을을 돌아다닌다는 소문이 주민들의 공격을 촉발 했다”며 “지난 며칠 동안 비슷한 의심 신고 전화를 여러번 받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폭행과 관련된 주민 43명(남 33명, 여 10명)을 소환해 조사하고 이 가운데 23명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우리는 허위 소문을 믿는 주민들을 교육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거짓말을 믿지 말고 의심스러운 일이 있으면 경찰에게 먼저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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