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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 아빠 얼굴 공개합니다" 등촌동 세 자매의 분노
이혼한 아내를 아파트 주차장에서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씨가 11월 1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등촌동 전처 살인 사건’의 피해자인 전 부인의 세 딸들이 ‘살인자 아빠’의 이름과 사진 등 신상정보를 20일 온라인에 공개했다. 딸들은 “이 잔인한 살인자가 다시는 사회에 나오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가해자는 지난 10월 22일 오전 4시 45분께 등촌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 부인 A(47)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딸은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등촌동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이다. 살인자인 아빠 신상을 공개한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딸은 “오늘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로부터 60일이 되는 날”이라며 “우리 가족은 아직도 그 날을 잊지 못한다. 살인자가 엄마와 우리 가족 중 누구를 죽일까 저울질했다더라. 이에 또 한 번 우리 가족은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등촌동 전처 살인사건의 피의자 사진과 이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됐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이어 “22일 1심 첫 재판이 열린다”면서 “저는 아직 그 살인자가 두렵다. 하지만 사랑하는 엄마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살인자에 대한 두려움을 이길 수 있게 작은 힘을 보태달라. 길고 긴 싸움에 무너지지 않게 도와달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사진 두 장과 이름을 공개했다. 딸은 “이 잔인한 살인자 김OO씨가 다시는 사회에 나오지 못하도록 (사진을) 멀리 퍼트려달라”고 덧붙였다.
21일에는 ‘등촌동 전처 살인사건’의 결심공판이 열리기도 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둘째 딸 B(21)씨는 “한때 아빠로 불렀지만, 엄마를 죽인 살인자 앞에서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B씨는 아버지인 피고인을 시종 ‘살인자’라고 칭했다.
검찰은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하고 위치추적장치 부착 10년 등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B씨는 “(피의자는) 원래 의처증이 심했다. 이혼 후 4년 동안 엄마의 뒤를 밟아서 찾을 정도로 집착이 심했다”라며 “이혼 전까지는 멀쩡했다는 식으로 얘기했지만, 이혼 원인이 폭행에 있었다. 이미 그 전부터 (가족들이) 고통받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 사실을 대부분 인정했다. 1심 선고는 내년 1월 25일로 예정됐다.
중앙일보
"살인자 아버지 얼굴 공개가 죄라면 처벌받겠다" 등촌동 세자매 인터뷰
‘서울 등촌동 전처 살인 사건’ 세 자매, 단독 인터뷰 부친 얼굴 공개…"수사기관이 공개안해 우리가 직접 했다" "살인자가 고개 들고 활보하는 게 두려울 뿐" "성(姓) 바꾸고 엄마 딸로 살겠다" 검찰, 피의자 김종선에 무기징역 구형
"살인자에게 법이 정하는 최고의 벌을 주어 엄마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리기를 부탁드립니다."
2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심형섭) 법정.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김모(22)씨는 "아버지를 엄벌해달라"고 했다. 김씨는 남편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피해자 이모(47)씨의 딸이자, 살인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 김종선(49)의 딸이다. 검찰은 이날 김종선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에 들어가기 전, 세 자매는 온라인에 아버지 김종선의 실명(實名)과 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피의자의 직계 자녀가 사적(私的)으로 신상을 직접 공개를 한 것은 전례가 없다. 재판 직후, 서울남부지법 근처 카페에서 김씨를 만났다. 김씨는 부친인 김종선을 ‘그 사람’ 혹은 ‘살인범’으로 지칭했다.
ㅡ범인의 신상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했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수 차례 범인의 신상공개를 요청했다. ‘안 된다.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검찰에 부탁했더니 ‘한번 얘기는 해보겠다’는 반응이었다. 그리고 나서 변한 것이 없더라. 수사기관이 요구를 들어줬다면 우리가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 사람(김종선)이 살인자라는 것을 세상이 알 수 있도록, 그가 사회에서 고개 빳빳이 들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언론 보도로 범인의 신상이 공개되기를 원한다."
ㅡ신상공개에 따른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명예훼손 소송이 두렵지 않다. 그 사람은 돌아가신 엄마와 우리 가족 가운데 누구를 죽일까 저울질했다고 한다고 한다. 살인자가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활보하는 게 두려울 뿐이다. 다만 (가벼운 처벌로 범인이) 세상에 풀려난다면, 우리 가족 중 누군가에게 보복할까 봐 불안하다."
ㅡ성(姓)을 바꾸기로 했다고 들었다.
"피의자 딸이 아니라 피해자의 딸로 살아갈 생각이다. 세 자매 모두 엄마 성(姓)을 따라서 이씨로 바꾸기로 했다. 우리는 김종선의 딸이 아닌 고(故) 이OO의 딸이다. 아빠가 불렀던 이름도 싫어서 바꾸고 싶지만, 내 이름은 엄마가 불러줬던 이름이기도 하다. 이름도 바꿀지는 고민이 있다. 가족관계증명서를 떼면 아직도 김종선이 아빠로 등록돼 있다. 동생인 셋째는 미성년자인데, 최근 동생 인감증명서를 떼러 주민센터에 갔더니 ‘부모님과 오라’고 하더라.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했더니 ‘아빠랑 오라’고 했다. 아직 김종선의 딸인 것이 화가 난다. 서류상으로도, 성으로도 완전히 떨어지고 싶다."
ㅡ어머니 장례 이후 60여 일이 지났다.
"엄마 생각이 항상 난다. 엄마와 함께 걸었던 길을 걸을 때, 같이 밥 먹었던 식당을 지나칠 때…. 그리고 자기 전에는 항상 엄마 생각이 난다. 사건 당일 엄마가 새벽에 ‘수영하러 가겠다’면서 집을 나섰다. ‘가지 말라고 말렸어야 했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계속해서 자책감이 든다."
ㅡ검찰이 김종선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우리가 원한 것은 사형이다. 여기서 더 감형되면 절대 안 된다. 그 사람(김종선)은 법을 우습게 알고 있다. 그 사람은 지능범이다. 심신미약을 주장하기 위해 (범행 전) 정신과 치료를 일부러 받아왔다. 우리에게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심신미약 감형으로) 6개월만 살다 나오면 된다’였다. 감형된다면 그 사람의 의도대로 되는 것이다. 용납할 수 없다."
ㅡ법정에서 김종선을 마주쳤나.
"평온해 보였다. 얼굴도 좋아진 것 같다. 보자마자 느꼈다. 말로는 ‘반성하고 있다’고 하는데 전혀 뉘우치지 않는다는 점을 나는 알고 있다. 김종선은 반성문을 하나도 제출 안 했다. 속으로는 본인의 목적(살인)을 달성해 만족스러워하고 있을 것이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경찰에 따르면 김종선은 지난 10월 22일 오전 4시 45분쯤 서울 강서구 등촌동 한 아파트의 지상주차장에서 이혼한 아내 이씨를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상습적으로 이씨와 세 딸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어린 딸들을 때릴 때마다 "짐승도 때리면 말을 듣는다"고 말해왔다고 한다. 이 일을 계기로 정부는 지난달 가정폭력 가해자는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도록 하는 ‘가정폭력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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