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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내와 아들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범인이 아닙니다. 억울합니다."
아내와 6살 아들을 흉기로 잔혹히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편 조모(42)씨는 법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손동환) 심리로 열린 자신의 살인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다.
담담한 자세로 재판에 임하던 평소 모습과 달리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너무너무 억울하다. (제가) 아내와 아들을 왜 죽이나. 그런 흉악한 일을 할 정도로 정신이 나가지 않았습니다"며 "아들이 놀이터가 있는 곳으로 (이사)간다고, 식탁을 산다고 신나했는데 어떻게 살인을 하느냐"고 거듭 반문했다.
조씨는 또 "저도 사랑하는 와이프와 아들을 잃은 피해자다. 살인자가 아니다. 누구보다 범인을 잡고 싶어하는 아빠다"며 "그날 그냥 가지말고 잘걸, 나도 내가 밉다. 아내와 아들에게 미안하고 후회스러워 억장이 무너진다. 너무 억울한다"고 했다.
조씨가 말한 그날은 지난해 8월21일. 도예가인 조씨는 오랜만에 아내와 아들을 보기 위해 전날 밤 집으로 왔다. 그는 다음날 오전 1시35분께 공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리를 떴는데, 조씨의 아내와 아들은 다음날 살해된 채로 발견됐다.
수사기관은 조씨를 용의자로 지목했고, 지난해 10월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범행 현장에 제3자의 침입 흔적이 없는 점, 조씨가 오랜시간 내연녀를 만나온 점, 아내는 물론 아들에게도 큰 애착이 없어보였다는 점, 경제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조씨를 범인이라고 보고있다.
반면 조씨 측은 부인과 아내를 살해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조씨는 사건 당일 아내와 아들이 잠든 사이 집에서 나왔다는 진술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수사기관은 조씨를 범인으로 특정할 직접적인 증거를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조씨 변호인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무죄가 선고돼야한다고 주장 중이다.
하지만 조씨의 수상한 행적은 법정에서 꾸준히 드러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사건 전후로 '진범', '도시경찰', '라이프 온 마스', '재심', '웰컴 투 라이프' 등 범죄 영화나 프로그램을 집중 탐구한적이 있다고 한다. 이 영화들은 공통적으로 살인 관련 범죄수사나 재판을 다루고 있는데, 조씨가 이를 토대로 치밀한 범행을 완성했다는 것이 검찰 주장이다.
지나치게 담담해보이는 조씨의 태도도 구설에 올랐다.
직접 피의자 신문에 나선 재판부는 조씨가 처가식구들의 반대로 장례 절차에 제대로 참석하지 못했다고 주장하자 "내 자식이 죽고, 마누라가 죽었는데 나가서 싸워야하는 것 아니냐. 왜 특별히 뭔가를 하지는 않고 검색해서 영화나 (다운)받고, 이상한 행동을 왜 했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조씨는 그저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같은 날 검찰은 피해자들의 사진을 법정에서 제시하기도 했다. 방청객에서는 곧장 흐느낌 등 격한 반응이 흘러나왔지만 조씨는 담담해보였다. 재판부가 "아이 모습을 보면 울컥하지 않느냐"고 묻자 "냉정하게 보이려하고있다"고 답했다. 그런 조씨도 재판 말미 최후진술에서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검찰이 조씨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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