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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짜리 어린이 위장에서 1.8㎏에 달하는 ‘헤어볼’이 나왔다.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는 페이페이(菲菲)라는 이름의 한 소녀가 지난달 초 심한 복통과 구토, 식욕부진에 시달리다 병원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녀의 어머니는 아파하는 딸의 배를 쓰다듬어주다 위 자리가 볼록한 것을 발견하고 병원을 찾았다. 단순히 체기가 오래가는 줄로만 알았던 소녀의 어머니는 며칠이 지나도 딸의 증세가 나아지지 않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의료진 역시 과식으로 인한 복통으로 여기고 치료를 이어갔지만 차도가 없자 의문을 가졌다. 해당 병원의 의사는 남방도시보와의 인터뷰에서 “과식에 의한 복통으로 여기고 관을 삽입해 위세척을 했다. 3일간 보수적 치료 후에도 증세가 악화돼 CT검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소녀의 위장 CT 사진에서 정체불명의 커다란 덩어리를 발견하고 긴급 수술에 들어갔다. 수술 결과 소녀의 위장에 자리잡고 있던 건 다름 아닌 ‘머리카락 덩어리’였다. 담당의는 소녀의 위장에서 1.8㎏에 달하는 머리카락 덩어리가 나왔으며, 크기로 볼 때 소녀가 오래 전부터 머리카락을 먹어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녀의 어머니는 딸이 2살 때부터 머리카락을 먹는 나쁜 습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딸이 5살이던 해 여름을 할머니댁에서 보냈다. 방학이 끝나고 찾아가보니 머리카락이 반이나 빠져 있어 깜짝 놀라 딸에게 자초지종을 물으니 머리카락을 먹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페이페이는 심심할 때마다 머리카락을 뽑아 입에 물고 놀다 먹었다고 털어놨다. 소녀는 이식증(異食症)이 식모벽(食毛癖)으로 발전한 케이스였다.
이식증은 모래나 자갈, 곤충, 머리카락 등 음식이 아닌 것을 먹는 증상으로 만 1세에서 2세 사이에 나타난다. 초기 아동기에 이식증을 보인 아동은 9~18세 사이 아동청소년기에 식모벽, 폭식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다. 페이페이가 가지고 있던 식모벽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아 먹는 증상으로 ‘라푼젤 증후군’이라고도 하며 아직 정확한 원인과 치료법은 밝혀지지 않았다. 1779년에는 이 증상을 가지고 있던 여성이 소화기관에 쌓인 머리카락 덩어리 때문에 사망하기도 했다.
의료진은 “수술 후 다행히 페이페이의 상태는 안정됐으나 나쁜 습관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페이페이의 어머니는 딸의 나쁜 버릇을 발견하고부터 딸 옆에 붙어 머리카락 먹는 것을 막았지만 과거에 먹은 머리카락이 쌓여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계속해서 딸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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