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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매장과 화장을 위한 대기명단이 있을 정도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시달리는 이탈리아 상황을 전하며 이렇게 썼다. 이탈리아 한 지역신문에는 평소 3~4배에 달하는 부고란이 등장했다.
WP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이탈리아 화장터는 24시간 운영되고 있다”며 “관들이 영안실을 가득 채웠고, 그다음에는 묘지 영안실을 채웠다. 이제는 묘지 내부에 줄지어 보관돼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 조치 때문에 상당수의 장례식에는 장의업체 직원들만 참석한 채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도시인 베르가모에서 발행되는 ‘레코 디 베르가모’의 13일 자 신문은 어딘가 이상했다. 비슷한 소식들이 평소보다 유독 많아 보였다. 평범한 날이라면 2~3페이지에 불과했던 부고면이 10면으로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실린 고인 대부분이 코로나19로 눈을 감았다.
이같은 현상은 하루로 끝나지 않았다. 다음날에는 한 페이지가 더 늘어나 11면이 됐다. 그다음 날과 또 그다음 날 역시 10면에 사망자 150여명의 이름이 실렸다. 전직 정치인, 전기 기술자, 비상 전화 운영자, 목사 등도 있었다.
이 신문의 부고면을 담당하는 편집자는 “마치 전쟁 소식지 같다. 화학무기가 폭발한 듯한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고인들의 짧은 부고에는 사인이 적혀있지 않았으나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고 편집자는 말했다. 이들 중 90%가 코로나19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알베르토 체레솔리 편집국장은 “안 그래도 스트레스를 받는 독자들이 더 힘들어할까봐 부고란을 신문 맨 뒤쪽에 넣으려 했지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전달하기 위해 중간에 실었다”고 말했다.
베르가모는 경제금융 중심지로 서울의 4배 정도 크기이며 인구는 110만명 정도다. 공업 발달로 이탈리아 내에서는 부유한 도시였으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주일 만에 약 400명이 사망하는 사태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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