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肝癌 원인 70% 'B형 간염 바이러스' 잡으니… 생존율 3배 껑충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11월29일 08시58분    조회: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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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간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32명으로, 국외보다 발생이 많아(영국 8.4명 수준) '한국인 요주의 암'으로 꼽힌다. 2017년 기준 사망률은 10만명당 20.9명으로, 폐암에 이어 2위다. 그러나 생존율은 크게 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신동현 교수는 "90년대에 비해 간암 5년 생존율이 급격히 좋아졌다"며 "간암에서 큰 원인을 차지하는 간염 바이러스 관리, 간 자체를 보호하는 시술·수술법 발달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90년대 비해 간암 생존율 3배 향상

2019년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주요 암종 5년 생존율 자료에 따르면, 간암 생존율은 1993~1995년 10.7%에서 2012~ 2016년 34.6%로 3배 이상 높아졌다〈그래픽〉. 전립선암·위암을 제외하고 5년 생존율이 가장 크게 증가한 암이기도 하다.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김보현 교수는 "간암의 70%를 차지하는 간세포암 환자만 살펴봤을 때, 2000년대 초반과 후반의 생존기간은 큰 차이가 난다"며 "2018년 국제학술지 '내과학'에 소개한 논문에 따르면 2003~2005년 사이 간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중앙생존기간은 17.2개월이었지만, 2008~2010년 사이 진단 환자의 중앙생존기간은 28.4개월로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다양한 치료 전략… 새 약제 등장·간기능 보존 치료법 등

생존율·생존기간이 향상된 이유는 ▲간염 바이러스 관리 가능 ▲간 보호 치료법 다양화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 등 수술 기술 발달 ▲항암제 발달 ▲조기 발견 때문이다.

/그래픽=김성규, 게티이미지뱅크
▷바이러스 관리=신동현 교수는 "한국 간암 환자 70%가량은 만성 간염을 동반하는데, 간염 바이러스는 간세포를 공격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시킨다"며 "1997년부터 B형 간염 백신이 보급되고 90년대부터 항바이러스제가 도입되면서 간염 바이러스 관리가 가능해져, 암이 덜 생기거나 암이 생겨도 간기능이 떨어지는 정도가 줄어 예후가 크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암 진단 시 간기능이 나쁘면 간이식밖에 답이 없는데, 최근에는 항바이러스제 복용 덕택에 간기능이 좋은 상태에서 진단받는 환자가 많아 다양한 치료 시도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주요 간염 바이러스인 B형 외에도, C형의 경우 최근 완치 가능(95%)한 치료제가 나오면서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간기능 보존 치료=치료법이 간기능을 좀 더 보존하는 쪽으로 발전했다. 간기능이 보존될수록 다양한 치료를 시도할 수 있고, 간경화로 사망할 확률도 줄어든다. 간 동맥을 찾아내 항암제를 투여하는 경동맥화학색전술이 대표적이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심재준 교수는 "기존 색전술에 비해 최근에는 '초(超)선택' 개념을 도입, 간암 세포와 연결된 특정 혈관에 항암제를 집중 투여해 간 손상, 발열, 통증을 줄였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윤준 교수는 "혈관을 세심하게 찾아 색전술을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대표적이며, 미국 등에선 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사선색전술 역시 최근 관심받고 있다. 색전술 시행 중 방사선 방출 물질(이트튬)을 주입, 국소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방법이다. 방사선색전술은 기존 항암치료와 성적은 비슷하면서, 환자의 불편함이나 부작용이 적어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연구가 있다. 김윤준 교수는 "현재는 보험 적용이 안 된다는 한계로 간문맥 침범이 있거나 암의 크기가 큰 환자에게만 방사선색전술을 사용하고 있지만, 보험 적용이 되면 더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 양성자 치료 등도 등장했다. 암 세포에 많은 양의 방사선을 집중 전달하는 방식이라 정상 간에 주는 충격이 덜하다.

외과 수술에서도 절제 시 복강경 사용이 늘면서 간 관련 혈관 절제가 덜해 간이 받는 부담이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간기능을 더 살리는 치료 옵션이 많아졌다.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간이식은 말기 간질환의 근본 치료다. 기증자와 환자 혈액형이 일치해야 가능했지만, 혈액형이 달라도 간이식이 가능해졌다. 중앙대병원 간담췌외과 서석원 교수는 "수술 3주 전 골수에서 혈액형 항체 생성을 억제시키는 약을 투여하고, 수술 1주 전 기존에 만들어진 혈액형 항체를 없애는 혈장교환술을 시행하면 면역 부작용 없이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항암제 발달=항암치료제 역시 계속 발달하고 있다. 1차 항암 치료제는 소라페닙 제제가 있다. 여기에 2018년 렌바티닙이 FDA로부터 새롭게 승인받아 1차 치료제에 추가됐다. 1차 약 치료에 반응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항암제도 출시됐으며(카보잔티닙 등), 1차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국소 치료가 불가능한 진행성 병기일 때 면역항암제(아테졸리주맙, 펨브롤리주맙 등)를 사용하기도 한다.

▷조기 발견=2008년부터 초음파 외에 MRI 검사를 통한 간세포암 초기 발견이 쉬워졌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는 "간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70% 이상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좋은데, 최근에는 간세포 특이 조영제를 사용한 MRI검사가 간세포암 극초기 발견율을 84.8%까지 올렸다"고 말했다. 초음파 검사의 극초기 발견율은 27.3% 수준이다.

◇맞춤치료 시대 왔다… 치료 성적 기대

간암 생존율은 계속 향상될 전망이다. 신동현 교수는 "최근 간암은 맞춤치료가 트렌드"라며 "여러 과 의사가 함께 진료에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 환자에 따른 항암제 사용, 조기 발견에 대한 연구가 계속해 발표되고 있어 생존율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준 교수는 "간암에서 약제를 1가지만 사용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환자 상태에 따라 2가지 이상 약제를 사용하는 병행 치료가 효과를 얻고 있으며 이런 치료법 확대에 따라 간암 환자 생존율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김수진 헬스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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