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군이 국방예산 감축에도 불구하고 기존 B-52와 B-2폭격기를 대체할 차세대 장거리 폭격기(LRS-B) 개발 및 획득 프로그램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의 방공망 강화에 대응하면서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 등에 대처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최강의 공군력을 유지하겠다는 목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13일 마크 웰시 미 공군 참모총장은 워싱턴DC 인근에서 가진 국방·군사 전문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공군의 차세대 장거리 폭격기 프로그램은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최고위급들은 적기에 예산이 집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LRS-B 프로그램에 대해서 “합당하다는 확실한 납득이 없는 한 어떤 변경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웰시 공군참모총장은 시퀘스터(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로 향후 10년동안 4890억 달러(약 524조 원)의 국방예산이 삭감되더라도 LRS-B 프로그램은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미 국방부의 LRS-B 프로그램에 따르면 미 공군은 초음속, 장거리, 스텔스 기능을 갖춘 차세대 장거리 폭격기를 개발해 오는 2025년부터 80∼100대를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대당 가격은 5억5000만 달러(약 5868억 원)로 최대 550억 달러의 예산이 투입된다.
먼저 1954년에 도입된 낡은 B-52 전략핵 폭격기를 교체하고 1988년에 생산된 비교적 신형인 B-2 스텔스 폭격기와 함께 운용해 세계 최강 공군력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은 오는 2030년까지 3960억 달러를 투입해 최첨단 F-35 전투기 2456대도 보유할 계획이다.
미 국방부는 차세대 장거리 폭격기 프로그램을 위해 일단 올해 4억4000만 달러를 투입하고 예산을 점차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현재 미국의 1, 2위 군수업체인 록히드 마틴과 보잉은 LRS-B 프로그램에 공동참여 의사를 밝히고 B-2 스텔스 폭격기를 생산한 노스롭 그루먼사와 수주 경쟁을 하고 있다.
웰시 공군참모총장은 “가장 중요한 사실은 미국은 대규모 작전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 폭격기 편대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차세대 폭격기와 차세대 전투기에 대한 집중적 투자는 상대적으로 지상군 병력의 감축을 예고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현재 57만 명인 육군을 10년안으로 49만 명선으로 줄이고, 20만2000명인 해병대도 18만 명 안팎으로 감축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미국은 한반도 안정을 위해 2만8000명 안팎인 주한미군 인원은 줄이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주변국 상황과 군사체제 전략에 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최근 “국방예산이 감축되는 상황에서 군사체제를 새롭게 짜야 한다”면서 “비대칭적인 군사력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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