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됐다 탈출한 나이지리아 소녀 "교사들이 문 잠그고 도망갔었다"
"선생님들이 우리를 학교에 내버려둔 채 도망갔어요."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극단 원리주의 단체 보코하람이 지난달 여학생 200여명을 납치했을 당시 해당 학교 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둔 뒤 도주한 상태였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현지 언론이 12일 보도했다.
보코하람에 납치됐다 탈출한 여학생 고디야 사이먼의 아버지는 현지 일간 디스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납치가 일어난 밤 모든 교사가 학생들이 있던 곳의 문을 잠근 뒤 도망쳤다. 심지어 도주 전 학생들에게 '도망가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아버지 와탈라씨는 납치 몇 시간 전 보코하람이 마을을 습격하자 급하게 딸 고디야양에게 전화를 걸었다. 와탈라씨는 "지금 보코하람이 마을에 불을 지르고 있다. 만약 이들이 학교에 도착하면 바로 도망가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딸에게 '선생님들과 같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아무도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회상했다. 딸 고디야양은 납치된 뒤 보코하람 일당들에게 "화장실에 가고 싶다"며 시간을 끈 뒤 인근 수풀 속으로 도망쳤다고 디스데이는 전했다.
보코하람은 지난달 14일 밤 나이지리아 보르노주(州) 치복공립중학교를 급습, 기숙사에 있던 여학생 276명을 납치했다. 보코하람은 12일 납치된 여학생 일부를 공개하며 "감옥에 갇힌 우리 형제를 석방하지 않으면 여학생들을 풀어주지 않겠다"고 포로 교환을 요구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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