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국경없는 여행 끝났다"
佛 국경 봉쇄, 英 안보 회의… 伊, 교황 보호 위해 특수부대
각국 강도 높은 검문검색
- 포용적 난민정책도 '벼랑끝'
폴란드 "난민 이제 안받아", 獨우익 "무슬림 유입 막아야"
유럽이 발칵 뒤집혔다. 13일(현지 시각) 밤 파리발(發) 테러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유럽 각국은 즉각 비상조치를 했다. 이탈리아는 교황청을 보호하기 위해 군 특수부대 병력 700명을 바티칸 주변에 배치했다. 덴마크는 외국 공관에 무장 병력을 보내 경비를 시작했고, 스웨덴은 국가대표 축구 시합이 열리는 경기장에 군 병력을 배치했다.
각국 정부가 서둘러 감시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유럽 전역이 테러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IS 지지자들이 "다음 목표는 로마, 런던, 워싱턴"이라는 글을 트위터에서 퍼뜨리고 있어 긴장감은 극도에 달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내각을 긴급 소집해 안보 회의를 열었다. 러시아는 항공기 수화물 검색을 한층 강화했다. 이탈리아는 로마 콜로세움 등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유적지에서 무장 경비를 시작했다.
각국 정부는 조금이라도 테러를 연상케 하는 흔적이 발견되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영국 경찰은 14일 런던 인근 개트윅 공항에서 무기로 보이는 수상한 물건을 지닌 프랑스인 한 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독일 정부는 지난 5일 폭발물과 소총을 들고 오스트리아 국경에서 넘어오다 붙잡힌 남성이 파리 테러와 관련 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브라힘 알자파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15일 파리 도심 테러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프랑스에 사전 통보했다고 밝혔다. 알자파리 장관은 "미국과 이란에 대한 IS의 공격 정보도 입수했다"고 했다.
이번 테러를 계기로 유럽 통합을 상징하는 솅겐조약(EU 회원국 간 자유로운 국경 출입을 보장하자는 약속)은 효력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유럽의 한가운데에 있는 프랑스가 국경 봉쇄 조치를 내렸고, 이웃 나라들도 강도 높은 검문 검색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르쿠스 죄더 독일 바이에른주 재무장관은 "유럽의 국경 없는 자유 여행은 이제 끝났다"고 했다.
특히 파리 테러범들 가운데 2명이 난민 신분으로 위장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관용을 기반으로 한 유럽의 난민 정책도 벼랑 끝에 서게 됐다. 파리 테러 직후 폴란드 정부는 "난민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독일 우익 단체 '페기다'의 타티아나 페스테를링 대표는 "당장 무슬림의 독일 유입을 막고 국경 검문을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넘어온 난민은 올해만 70만명에 이른다. 워싱턴포스트는 "무슬림을 향한 증오 범죄를 저지르는 극우 세력이 힘을 얻을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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