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수송기에 매달렸다 추락사한 아프간인 두 명의 비극에 전 세계가 충격을 금치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한 온라인 쇼핑몰이 이런 장면을 형상화한 T셔츠를 판매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16일 카불 공항은 아수라장이었다. 카불을 탈출하기 위해 활주로로 몰려든 아프가니스탄 피난민들이 이륙 준비 중인 미 공군 수송기에 타려고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동영상을 보면 미 공군 수송기가 카불 공항에서 이륙한 후 두 개의 검은 그림자가 떨어지는 모습이 포착된다. 공항 인근에 사는 한 목격자는 이웃집의 지붕에서 시신 두 구를 발견했다면서 희생자는 수송기 랜딩기어 부분에 숨어 있다가 수송기가 이륙한 후 추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비참한 장면이 T셔츠 디자인으로 활용돼 공분을 사고 있다. 디자이너들은 T셔츠에 ‘카불 스카이다이빙 클럽 Est. 2021’(Kabul Skydiving Club Est. 2021)’이라는 문구를 새겼다. 누리꾼들은 T셔츠 추천 동영상의 댓글창에 이런 디자인은 “인간성을 상실했다”, “구역질난다”라고 성토했다.
유튜브의 T셔츠 광고 캡처
미국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의 연구원인 이란계 미국인 Holly Dagres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프간인들이 절망에 빠져 비행기를 붙잡고 탈출하려고 할 때 누군가는 이런 혐오스러운 티셔츠를 만들어 그들의 고통과 불행으로 돈을 벌려고 했다”면서 “현재 T셔츠는 최소 6개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다. 인간이 이처럼 잔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의 연구원인 이란계 미국인 Holly Dagres의 트윗 캡처
Dagres의 트윗에 많은 누리꾼들이 댓글을 달았다.
“역겹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전락했다”
“그들을 사람이라고 부르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모욕감을 느낄 것이다”
이란 외교부 서아시아국의 Rasoul Mousavi 국장은 트윗에서 “아프간에서 탈출할 때 미국인들이 만든 가장 고통스럽고 가장 가슴 아픈 장면이 T셔츠로 변했다… 이는 정말 인간성의 추락!”이라고 말했다.
이란 외교부 서아시아국의 Rasoul Mousavi 국장의 트윗 캡처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문제의 T셔츠 사진과 판매 사이트 중 하나인 미국 핸드메이드 전문 이커머스 기업 엣시(Etsy)의 ‘Our House rules’를 나란히 올린 뒤 ‘그들의 룰은 말뿐”이라고 꼬집었다. Etsy는 증오와 폭력을 지지하고 선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명시했다.
누리꾼들은 Etsy가 이런 티셔츠 판매를 허용한 것은 자사의 이용약관을 어긴 것이라고 비판하는 트윗을 올렸다.
비난 여론이 빗발치면서 Etsy는 문제의 상품을 내렸지만 아직까지 문제의 T셔츠를 버젓이 판매하는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도 있다. (번역: 인민망 이인숙)
원문 출처: 신화사(新華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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