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ㅡ앗, 좀 비켜설거지?
겨울 속에 하얗게 묻힌
겨울나무에
달려가던 바람이
걸려 넘어지며 두덜거렸다
ㅡ눈 좀 뜨고 다녀!
겨울나무는
래년 봄에 파랗게 돋아오는
아이들이 길을 잃을가봐
그냥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우물
우물은
하늘도 빠졌다고
해도 빠졌다고
모두들 와보라고
좋아서 벙글벙글
길가던 아지미가
ㅡ누가 뚜껑을
열어놨어?
우물뚜껑을 꾹
닫아놓자
우물은 노여워
온 하루 꼭 입 다물고
말 안한다
작가 | 김일량
작가: 김일량
1958년 안도현 량병진 출생. 고중을 졸업한 후 농업에 종사. 연변일보 “제일제당”상, “해란강”문학상, 제17회 연변정지용문학상 등 다수 수상. 시집 “가을밤” 등 다수 출간. 연변작가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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