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춘<중국 지린성>=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 후 사흘째인 5일 중국 지린(吉林)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일대의 눈보라 속에 옌지(延吉)를 출발해 훈춘(琿春)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눈 때문에 옌지∼훈춘 간 고속도로가 폐쇄되는 바람에 국도로 진입했으나, 역시 며칠간 내린 눈이 녹았다 얼면서 빙판길이었다.
조선족 운전사가 모는 차량은 평소 1시간 30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4시간이나 달려 훈춘에 도착했다. 옌지에서 훈춘까지는 114㎞ 거리다.
훈춘시에서 찾아간 취안허(圈河) 통상구는 북한 원정리 통상구로 이어지며 중국에서 북한 나선 경제특구로 가는 중요한 중국 쪽 관문이다. 두 통상구는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했다.
이날 오후 도착한 취안허 통상구의 출입구는 닫혔고 트럭 10여 대가 통관절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 통상구 주변 도로 1∼2㎞까지 화물차량들이 도로를 가득 메우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같은 두만강 접경인 투먼(圖們) 통상구의 교역차량이 감소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곳에도 찬 바람이 불고 있었다.
비옷 차림의 위병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 이후)북한으로 향하는 차량이 갑자기 줄었다"고 답했다. 위병은 오후 뿐만 아니라 오전에도 통상구를 지나 북한으로 간 차량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취안허 통상구 주변에 들어선 간이식당에선 트럭 운전기사 6∼7명이 카드놀이에 한창이었다.
"무역물품을 싣고 빨리 가야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기사들은 "(국제사회 제재 때문에)이제 조선(북한)과의 무역은 끝났다, 호시절은 옛말이다. 기존 계약물량을 싣고 가는데 천천히 가도 문제없다"고 대답했다.
택시를 타고 도착한 여성 무역상 스(史)모씨에게 향후 북중무역 전망을 물었다.
훈춘시내에서 의류가공업을 한다는 스씨는 "외국업체 주문을 받아 1차가공을 거쳐 조선에서 완성하는 위탁가공업으로 재미를 봤는데 이젠 힘들 것 같아 앞날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1시간 동안 통관을 기다리는 차량들은 대부분 중국 지린성 번호판을 달았고 북한 나선(나진선봉) 번호판을 달고 푸른색 적재함을 운반하는 트럭도 간간이 있었다.
북한으로 가는 무역트럭들은 대부분 곡물, 채소, 비료, 가전제품, 경공업 제품, 일용품 등을 실어나르고 북한에서 수산물, 원목, 석탄, 약재 등을 중국으로 들여온다.
보따리상 수십명이 통상구로 들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정문을 지키는 위병이 드나드는 차량 운전기사들과 보따리상들을 상대로 일일이 신분확인 절차를 거쳐 통과시켰다.
통상구로 들어가던 중국인 무역상 웨이(偉)모씨는 "조선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감행해 국제사회 제재를 자초했다"면서 "중국도 말리는 짓을 왜 하는데 알 수 없고 우리같은 장삿꾼들의 피해가 적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쪽 취안허 통상구과 북한쪽 원정리통상구를 잇는 신두만강대교는 거의 완공단계였다.
북한과 중국은 2014년 6월 노후화로 40t 이하 차량에 대해서만 통행을 허용하는 기존 두만강대교를 대신할 새 다리를 놓기로 합의했다.
총길이 637m, 폭 23m의 왕복 4차선 신두만강대교는 기존 다리의 2배 규모로 현재 교각건설을 완료하고 상판설치도 60% 정도 끝난 상태였다.
북한 쪽 상판은 설치가 끝났으며 크레인이 중국쪽 상판에 대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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