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9일, 연변룡정과수농장 제6조를 찾았을 때 짙어가는 봄기운에 과원은 말 그대로 생기발랄했다. 따스한 해볕에 기지개 켜는 나무들, 푸른 하늘로 뻗어간 가지들, 다투어 돋아나는 꽃망울들, 시기를 다잡고 방제작업을 하는 과수재배농들…
“지난해부터 주농업과학연구원 과수연구소의 기술지도를 받았는데 수입이 곱절 늘었습니다. 전지만 봐도 저로서는 도달하지 못할 효과가 나타났으니 탄복하지 않을수 없죠. ”
연변룡정과수농장 제6조 과수재배농 리영수(64세)씨가 올해 추가로 도급을 맡은 900그루의 사과배나무에서 꽃봉오리가 20-30% 많아졌다며 흥에 겨워 말했다. 그가 말하는 효과란 수세(树势)안정, 꽃눈분화촉진, 결과부위증가를 의미한다.
“4월 중순까지 서둘러 토양비료작업을 끝냈는데 지난해보다 량을 더 줄였습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그루당 3킬로그람은 들어가야 과일이 잘된다고 믿었죠. 그런데 지난해 2킬로그람으로도 수확고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전문가의 건의대로 1킬로그람만 밭에 냈는데 생산원가가 더 줄어든셈입니다.” 리영수씨는 과수밭사이로 줄줄이 나있는 시비흔적을 가리키며 지난해부터 한그루에 3-4원은 절약했다고 소개했다.
주농업과학연구원 과수연구소의 리웅박사는 시비량이 많은 나무일수록 웃자람현상이 심해 채광, 통풍, 병충해방제에 불리하며 더우기 질소과다는 영양공급 불균형, 과일품질 저하를 초래하기에 과수재배농들이 중시를 돌릴것을 당부했다.
농업용 뜨락또르 동음이 가까와졌다. 리영수씨의 아들 리철운(34살)이 병충해방제약물을 싣고 과수원에 이르러 아버지가 알려준 요령대로 약물을 살포했다. 4월 중순에 이은 두번째 살균, 살충 작업이라고 한다.
“전에는 여름에 벌레가 득실거려야 약을 쳤죠. 지난해부터 초봄에 착수했는데 효과가 참 좋습니다. 무턱대고 3~4가지 약을 섞어쓰던 방법을 버리고 한가지, 많아야 두가지 약물을 분무했습니다. 그러니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도 과수의 방제와 보호를 빈틈없이 한거지요.”
배나무이 한마리가 봄에 낳는 알은 200개 정도, 반만 까난다 해도 피해를 끼칠수 있다. 5.1절 전후의 주기적인 방제 작업은 나무잎이 없을 때 적은 살충제로 성충, 알, 유충을 초기에 박멸해 과일을 병충해로부터 보호, 건실한 과일이 자랄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사과배가 높은 가격으로 잘 팔린 원인에 대해 리영수씨는 착과후 솎음작업, 여름철 엽면비료 등으로 특등배 비률을 70%에 도달시킨 점을 들었다. 지난해 사과배나무 600대에서 따낸 순수입이 6만원, 한그루에서 기껏 50-60원밖에 수확하지 못하던 그에게는 기적과도 같았다. 재작년에 과수연구소에서 새 기술을 권장할 때 왜 듣지 않았던가 후회하기도 했단다.
“과학적재배의 중요성을 사실에서 터득했습니다. 생산비를 1만원 줄이고도 전해보다 갑절 벌어들였으니까요…30년간 과수재배농으로 살아왔다지만 원리나 기술을 제대로 모르고 재배한셈이죠. 지금에야 제대로 배우는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올초 리영수씨는 과수 900대를 더 도급 맡아 1500그루를 재배하기로 마음먹고 한국 로무중인 아들도 불러들였다…
“10년 동안 외국서 일하다 지난 2월에 고향에 돌아왔습니다. 맘 편히 부모곁에서 일하며 사과배재배기술을 잘 배워 크게 해보겠습니다. 버린거나 다름없는 과일나무라 해도 새로운 기술로 열심히 가꾼다면 꼭 좋은 결실을 따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철운의 말은 고목에도 꽃을 피우는 정성으로 힘다하겠다는, 그동안 소홀했던 농사일을 열심히 배우겠다는 다짐이였다.
아들의 포부와 아버지의 기대가 어우러진 과수원에 활력이 더해가고있었다.
연변일보 글·사진 리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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