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진, 그는 실농군이자 가전제품수리, 농기계수리 등 여러가지 손재간이 있다. 손재간에 부지런하기까지 하니 해마다 10만원 가량의 알찬 수입이 있었단다.
춘광촌의 회계 리용진씨
그런데 촌회계로 되면서 촌간부는 지난해부터 규정에 의해 아침 8시 30분부터 저녁 4시 30분까지 꼬박꼬박 촌사무실을 지켜야 하니 농사 일은 커녕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란다.
리용진, 그는 매일 왕복 30리 길을 차를 몰고 출퇴근한다. 국가에서 주는 1년에 1만 7,600원의 로임, 한달 기름값을 적어서 500원으로 쳐서 기름값을 떼내고 나면 한달 로임이 1, 000원 가량 남는다.
리용진, 그가 지금 사는 마을의 이름은 량방툰이다. 원래 70호의 농가에 61 헥타르의 땅을 갖고 있는 광명촌이란 이름을 가진 조선족촌이 있었다. 1998년 이 촌이 춘광촌과 합병되면서 광명촌이라는 이름은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리용진, 그는 조선족 촌민들이 떠난 이 마을에 홀로 살아온지도 벌써 칠팔년째 된다.
하지만 그는 아무리 쓸쓸하고 적막해도 정든 고향을 사랑하기에 끝까지 고향을 지키겠다는 마음을 굳히고 있단다. 어르신들이 아글타글 세세대대 가꾸어 온 옥답을 버리고 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한족 안해와 함께 가정을 이루고 열심히 살고 있는데 땅과 마을을 지키자면 수입이 보장되여야 한다. 그러자면 부득불 촌 회계사업을 그만둘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야 해오던, 하고 싶었던 업을 벌릴 수 있다. 자기만 부지런하고 거기에 재간까지 좀 갖추면 농촌에서 무얼해도 먹고 살기에는 걱정없다는 리용진씨다.
리용진씨처럼 그나마 마을에 남아 고향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 특히 여러가지 부담이 많은 조선족촌간부들의 대우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도 조선족촌 건설과 발전에서 시급한 문제중의 하나라고 기자는 생각했다.
길림신문/ 최승호 홍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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