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목표, 같은 전략 내세워
삼성, 스마트폰에 알리페이 탑재… 애플, 디디추싱에 애플페이 연동
- "거대시장 中 놓치면 끝장"
팀쿡, 취임 후 中만 8차례 방문… 고동진 사장, 갤럭시S7으로 訪中
'중국 시장을 재(再)탈환하라.'
세계 스마트폰 시장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미국 애플이 나란히 같은 목표를 세웠다. 양사(兩社)는 같은 목표를 세운 만큼 들고 나선 전략도 비슷하다. 지금까지 고수해왔던 '단독 진출' 전략을 접고 중국 현지 업체들과의 '제휴·협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간편결제 업체인 알리바바와 손을 맞잡았고, 애플은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디디추싱에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를 투자하며 중국 내 우호 세력 확대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행보에 대해 스마트폰의 제품 경쟁력을 내세우는 차원을 넘어, 중국 시장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를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라고 본다. 서울대 이정동 교수(산업공학)는 "이제는 제품 하나만 가지고는 큰 차이를 낼 수 없는 시기가 왔다"며 "삼성·애플 같은 글로벌 1등 기업들도 현지 기업들과 손을 잡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중국에서 재기를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통의 목표, 비슷한 전략
삼성전자는 지난 20일부터 알리바바의 중국 최대 간편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를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 스마트폰에 있는 '삼성페이' 서비스를 실행해 알리페이 계정을 한 번만 로그인하면 다음부터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편하게 쓸 수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인종 부사장은 "4억5000만명에 달하는 알리페이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삼성 스마트폰을 이용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번을 시작으로 알리바바의 다른 서비스와 제휴도 확장할 계획이다.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서비스인 '알리익스프레스'를 스마트폰에 탑재한다거나, 알리바바의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사업인 '알리 클라우드'를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식으로 제휴 폭을 넓힌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양사의 협력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알리바바의 다른 서비스와 삼성 스마트폰을 어떻게 제휴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 역시 3억명이 넘는 디디추싱 사용자들이 아이폰의 애플페이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연동할 계획이다. 또 디디추싱의 주요 주주인 알리바바·텐센트와도 협력 관계 구축을 노린다.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게임과 애플의 스마트폰을 연동시킨다면 중국 내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팀 쿡은 벌써 8번째 방중… 중국 환심 사기 나서
삼성·애플의 최고경영자(CEO)들 역시 발 벗고 뛰고 있다. 애플의 팀 쿡 CEO는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현지 개발자들과 만났다. 본래 인도를 방문할 일정이었지만, 이 중 하루를 빼서 중국을 들렀다. 팀 쿡의 방중은 2011년 CEO 취임 이후 지금까지 벌써 8번째다.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고동진 사장(무선사업부장) 역시 지난 3월 갤럭시S7 출시 당시 한국보다 중국을 먼저 찾았다. 출시 행사를 진행한 것과 함께 현지 판매망, 협력 업체 임원들을 대거 만나 현지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고 사장은 "중국 내 이동통신사부터 유통단(판매점)주들까지 만나 현황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파악했다"며 "올해 다시 중국 시장을 접수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사가 중국 시장 재탈환에 나서는 것은 중국 사업 성공 없이는 글로벌 1등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이 2020년 연간 5억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소비자들의 구매력도 인도·동남아시아·아프리카 같은 신흥 시장보다 훨씬 높아 시장점유율과 수익성 경쟁에서 밀려서는 안 되는 전략 지역이다. 서강대 정옥현 교수(전자공학)는 "단일 시장으로는 중국이 압도적인 1위 시장이기 때문에 여기서 밀려나면 성장이 힘들다"며 "실적 개선에 나선 삼성, 애플 모두 올해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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