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지혜담긴 최고의 음식 산업화해 민족의 재부(財富)로 만들터
中옌볜민들레산업공사 이동춘 회장, 전통된장 성분 ‘오덕 장로주’
"우리 조상들이 먹던 전통된장과 술 등 민족의 지혜가 담긴 최고의 음식을 산업화해 민족의 재부(財富)로 만들 생각입니다"
최근 방한한 조선족 기업가 이동춘(57)씨는 2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쌀로 만든 술에 전통된장의 영양 성분을 고스란히 담은 `된장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이씨는 이 술을 `오덕장로주'(五德醬露酒)라고 명명하고 중국과 한국에 발명특허를 출원했다. 술 허가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중국에서 술 제조비법으로 발명특허를 신청한 것은 중국을 통틀어 그가 처음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관계당국의 성분 검사가 다 끝나 그 효능을 인정받았고, 앞으로 1년간 전문가나 주류업계의 이의 제기가 없으면 특허증을 받게 된다. 정식으로 제품을 내 놓은 것은 올해 초지만, 지난 2년간의 시음기간을 통해 시장성을 확인했다.
그는 "모든 술은 주정과 물, 향신료를 섞은 것이어서 특허 대상이 아니지만, 된장 술에는 아미노산과 칼륨, 칼슘 등 된장의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에 발명특허 신청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출신으로 2005년부터 지린(吉林)성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에서 옌볜민들레생태산업연구유한공사를 설립, 전통 된장을 만들어온 이씨는 몇 년 전 옌볜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술과 된장의 결합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씨는 "북한 조선사회과학원 노학자로부터 `우리 민족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최고의 식품 두 가지가 바로 발효식품은 된장과 술이다. 이 둘을 결합하면 세계가 놀랄 식품이 나올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위암 수술을 받은 뒤 전통된장과 청국장 위주의 섭생을 통해 건강을 회복한 경험이 있는 이씨는 이후 숱한 시행착오 끝에 술에 된장의 영양소를 담아내는 기술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는 "술을 마시면서 영양소도 섭취할 수 있는 기능성 술은 우리 된장술이 처음일 것"이라며 "수 천 년 술의 역사가 바뀔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전통된장을 먹으면, 변하지 않는 정신인 단심(丹心)과 오랠수록 원숙해지는 성질인 항심(恒心), 비리와 부정을 멀리하는 불심(佛心), 지나침을 억제하는 선심(善心), 남과 더불어 화합하려는 화심(和心) 등 다섯 가지 덕목을 키울 수 있다고 믿는다. 된장술의 이름을 `오덕장로주'라고 붙인 이유다.
그는 "이런 음식을 전파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씨가 옌볜에서 된장 사업에 나선 것도 옌볜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전통적 생활양식과 문화가 가장 원형에 가깝게 보전돼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는 2009년 헤이룽장성 당국으로부터 전통된장 제조법 전승인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또 그가 만든 된장술은 이미 ‘옌볜민속문화주’로 인정받았다.
이씨는 "전통된장은 최고의 기능과 영양이 담긴 식품이지만, 한국에서는 그 가치를 아는 이가 드물다"며 "특히 개량된장을 대량으로 만들어 파는 유명 기업들은 전통된장의 가치가 널리 알려지는 것을 막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1990년대 초 헤이룽장성 서부 해림시에 조선족 신도시를 건설한 공로로 1997년부터 2002년까지 헤이룽장성의 소수민족 대표로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참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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