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벽 (고양=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2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 화재현장에서 깨진 2층 유리벽이 보이고 있다. 지상 2층은 폐쇄된 구조로 사망자 대다수가 이곳에서 발견됐다.
(고양=연합뉴스) 우영식 권숙희 기자 = "노총각 아들이 두 달 뒤엔 결혼한다고 좋아했는데 이런 변을 당하다니 하늘이 무너진 듯 아프다." "평소보다 버스가 빨리 도착한 것이 원망스럽다." "돈 아낀다고 KTX 대신 시외버스 타시더니…"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 화재사고 희생자들의 사연이 27일 하나 둘 알려지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중국 국적 동포 김모(37) 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8월 결혼을 위해 양가가 날을 잡던 중이었다"며 마음 아파했다.
희생자 중 유일한 외국 국적자인 김씨의 어머니는 "울산 현대자동차 하청업체에 근무하는 아들이 나를 보러 왔다 야근 시간에 맞춰 아침 9시 버스를 타려다 변을 당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한족인 며느리가 제주도를 워낙 좋아해 신혼여행지는 제주도로 결정한 상태였다"며 "3년이나 고양터미널을 이용해 통로를 잘 아는데 왜 대피하지 못했는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숨진 김씨는 부모에 이어 2011년 한국에 왔다. 조선족인 어머니와 아버지(2012년 작고)는 2006년 귀화했다. 김씨는 당시 미성년자가 아니어서 귀화를 못해 현재까지 중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
김씨는 아버지가 2년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외로운 어머니를 위해 시간이 나면 울산에서 고양시까지 천리가 넘는 길을 올라오곤 했다고 한다.
김씨는 담배도 안 피우며 성실히 모은 돈을 밑천으로 중국에 있는 애인과 결혼, 한국에서 신혼집을 차릴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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