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비행기를 타지 않고 중국 현지 문화를 느끼고 싶다면 토요일 저녁 서울의 지하철 7호선 대림역 12번 출구로 나가보시길. 귓가에는
중국어가, 코로는 산초와 팔각의 코를 톡쏘는 매운 향기를, 눈으로는 중국어로 가득한
간판들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 하늘 아래 가장 많은 중국인들이 모여사는 곳은 영등포구 대림2동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대림2동 전체 주민은 약 1만7100명 규모인데 이중 조선족 동포를 뜻하는 한국계중국인과 중국인이 7000명이 넘는다. ‘한국 속 작은 중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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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대림역 12번 출구 방향 중국인거리에 위치한 한 중국 음식점 외관. 메뉴 설명이 모두 중국어로 써있다. |
지난 25일 토요일 저녁, 대림역 12번 출구에서 이어지는 이른바 ‘중국인 거리’를 찾았다. 토요일 밤이면 이곳은 그야말로 ‘불야성’이다. 평일과 일요일에는 일을 하고 토요일 하루 휴일을 즐기는 중국인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어서다.
동창회,
결혼식,
환갑잔치 등 중국인들의
단체 모임도 종종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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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대림역 12번 출구 방향 중국인거리 모습. |
이날도 양복을 차려입은 한국계 중국인 남성 십수명이 한
고깃집에서 모임을 진행 중이었다. 친구의 결혼식 후 뒷풀이 중이었다. 한 중국인 유학생은 “중국에서 서로 다른
대학에 진학해 헤어졌던 친구를 얼마 전 대림동에서 몇년 만에 다시 만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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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이 즐겨먹는 튀긴 빵 ‘요우티아’를 판매하는 한 상점의 모습. |
중국인 거리에는 마라탕(중국식 매운
샤브샤브), 띠싼시엔(가지 볶음), 요우티아오(중국식 꽈배기) 등 중국 현지의 길거리 음식이 그대로 재현돼있다.
오리목튀김, 소힘줄튀김 등 국내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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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통 향신료, 소스, 식자재들을 판매하는 상점의 내부 모습. |
산초, 팔각, 마죠 등 강하고 매운 향이 강한 중국 특유의 향신료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강한 매운 맛을 자랑하는 산초(마라ㆍ麻辣)를 가득 넣고 각종 야채, 당면 등을 넣고 끓인 중국식 샤브샤브 ‘마라탕’은 국물 한
숟가락을 뜨는 순간 코와 입을 얼얼하게 하는 마력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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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이 즐겨먹는 각종 채소들을 판매하는 모습. |
대림역 인근에서 중국 식자재를 판매하는 한 한국계 중국인은 “인천 차이나타운은 한국인들이 찾는
관광지라면 대림동은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터전이라고 보면 된다. 이곳을 찾는 사람의 80% 이상이 중국인이고 상점들도 모두 중국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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