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조선족이 연루된 살인 사건이 잇따르면서 중국동포사회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일부 동포들이 저지른 잔혹한 범죄가 전체 동포사회에 대한 편견을 부채질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수원 팔달산 토막 살인 사건의 범인이 잡힌 지 한 달이 채 안 된 지난 29일, 경기도 김포에서는 40대 조선족이 동거녀를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 남성은 길거리에서 동거녀를 흉기로 2차례 찌른 뒤 달아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줬다.
앞서 전국을 떨게 한 팔달산 살인 사건의 범인도 조선족 박춘봉으로 드러나면서 동포사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오원춘 사건이 벌어진 지 2년 만에 가까운 장소에서 또다시 잔혹한 범죄가 조선족에 의해 벌어졌다는 사실에 충격은 더욱 컸다.
조선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런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속이 편하지 않다' '오원춘과 박춘봉 사건 때문에 신경이 무척 예민해진 것 같다'는 등의 글이 잇따랐다.
전체 동포사회에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재한조선족연합회 유봉순 회장은 "동포사회 안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데 일부의 잘못으로 중국동포 전체를 나쁘게 보는 사람들이 있다"며 "인터넷이나 언론에서 개인이 아닌 조선족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것도 문제"라고 토로했다.
이주민 지원단체 지구촌사랑나눔의 김해성 목사는 2007년 미국에서 있었던 한인 학생 조승희의 총기 난사 사건을 언급하며 "당시 미국이 교민사회를 싸잡아 비난하지 않았다"며 "특정 사건들 때문에 중국동포가 다 범죄인인양 매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족 역시 종종 범죄의 피해자가 되곤 하지만, 제대로 관심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염 상임대표는 "박춘봉 사건의 피해자 역시 조선족이었지만 가해자만큼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조선족이 가해자일 경우 크게 주목하지지만, 정작 피해자일 경우 외면하는 이중 잣대가 작용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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