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흉악범죄로 차가운 시선…경찰 "범죄발생 평균 이하"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구로구 대림역 12번 출구. 조선족들의 만남의 장소로 통하는 이곳에서 시장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빨강색 중국어 간판이 빼곡하다. 채소장수의 외침과 중국 순대를 파는 중국어가 동시에 울려퍼진다. 주택가 골목 앞에서는 조선족 주부 박모(31)씨가 대림초등학교에서 하교하는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 200만명 시대를 맞아 전국 곳곳에 외국인촌이 형성되고 있다. 중국, 네팔, 터키, 필리핀 등 각 나라 출신들이 모여살거나 자주 만나는 장소는 한국 속 외국이다. 그에 맞춰 해당 나라의 문화 유입속도가 빠르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에 대한 태도는 크게 나뉜다. 우선은 공포나 혐오의 감정을 갖는 경우다. 특히 외국인의 흉악범죄는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를 부른다. 온라인에서는 극단적 주장을 내놓는 이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이로인해 외국인 거주지 외부의 시선은 차갑다. 대림동의 부동산 공인중개사 A씨는 "조선족 흉악범죄 기사가 연이어 나오자 '조선족이 너무 많아 무섭다'며 방을 알아보다 취소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들이 더 많다. 대림역 인근 주민과 경찰 역시 이런 감정을 내비쳤다. 대림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주부 안모(38)씨는 일각의 조선족포비아에 대해 "쓸데없는 편견"이라고 말했다. 30년간 대림동에서 살고 있다는 안씨는 "살면서 (동네가) 위험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라며 "술집이 많아 취객들은 조심스럽지만 도심 어느곳이나 마찬가지 아닌가"라고 물었다.
경찰도 조선족이 모여산다고 특별히 무질서하거나 흉악한 범죄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최승천 대림파출소장은 "대림동의 인구 대비 범죄 발생건수가 영등포구 전체의 절반 정도 수준"이라며 "주말 유동인구가 3만~5만 명에 달하는 데 특별히 범죄가 폭증하거나 하는 현상은 없다"고 말했다.
당사자들은 조심스러우면서도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대림동에서 만난 3년 차 조선족 주부는 "범죄를 쉽게 생각하는 인종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극단적인 몇몇 사건을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매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조선족 동포는 "일부 때문에 동포사회 모두가 욕먹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2004년 한국으로 건너와 2011년 귀화한 조선족 출신 김모(59)씨 역시 "한국이 안전하고 방범 면에서 중국과 비교도 안 되게 앞서는 것을 알고있다"며 "한국에 사는 대부분은 흉폭한 범죄자들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 파출소장도 "한국의 엄격한 치안 문화를 처음에는 낯설어한다"면서 "1~2년 지나면 문화적 차이로 인해 무질서하거나 위험한 행동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부분을 자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족들은 스스로 자율방범대를 구성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이에대해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중국 출신 체류인구 대비 범죄비율이 내국인이나 다른 외국인에 비해 낮다는 통계도 있다"며 "잔인하고 엽기적인 사건을 저지른 조선족이 있다고 전체에 대해 범죄집단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림동은?
대림동은 연립빌라가 많고 집세가 저렴해 조선족들의 생활군이 형성된 지역이다. 특히 안산ㆍ시흥ㆍ강릉 등과 접근성도 좋아 조선족들이 만남의 장소로 활용한다. 특히 대림2동은 전체 인구수 대비 외국인이 83%에 달한다. 대림2동에는 일하는 조선족들을 위한 음식점ㆍ화물운송소ㆍ환전소ㆍ직업소개소 등이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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