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을 살해한 뒤 중국으로 도주했다가 자진 입국한 중국동포 황모씨(25)가 경찰서로 압송됐다. 모자와 마스크를 쓴 황씨는 피해자나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울먹이며 "죄송하다. 제가 잘못했다"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4일 오후 6시40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황씨를 곧바로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황씨는 전날(13일) 낮 12시47분쯤 중국 하얼빈으로 출국했다가 이날 자진 입국했다.
황씨는 이날 오후 7시47분쯤 형사들과 영등포경찰서로 들어서며 '왜 범행했나' '왜 귀국했나'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어서 '피해자나 유족에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울먹이며 "죄송하다. 제가 잘못했다"고 말했다. '모친이 어떻게 설득했느냐'는 질문에는 작은 목소리로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전날 오전 4시27분쯤 서울 대림역 인근 골목에서 흉기로 중국동포 A씨(26)의 왼쪽 가슴을 찌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
경찰 조사 결과 황씨는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서 처음 만난 중국동포 A씨(26)와 시비가 붙어 주먹다짐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도 황씨에 맞서 각목을 듣고 싸운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인근 행인의 신고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황씨의 신원을 특정하고 추적에 나섰지만 황씨는 범행 8시간여만인 13일 낮 12시47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한 뒤였다.
경찰은 인터폴에 국제사법공조를 요청하고, "중국에 있는 황씨 어머니의 연락처를 확보해 황씨가 한국에 자진 입국하도록 유도했다"며 "황씨가 14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겠다는 의사를 전화로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아들이 평생 숨어다닐 수는 없지 않으냐. 아직 젊으니 처벌받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황씨의 모친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중국에 사는 황씨의 어머니에게 "도망자로 살게 할 것이냐"며 아들의 자진입국을 설득토록 했다. 황씨는 이날 경찰에 입국 의사를 밝힌 뒤 비행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경찰은 범행동기와 구체적인 범행 경위 등의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황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연합뉴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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